음악 영화 이야기 10.불멸의 연인 - 운명 교향곡
베토벤 탄생 250주년 기념 '음악 영화 이야기', 그 첫번째 영화 '불멸의 연인'에 등장하는 작품들 중 마지막으로 다뤄볼 곡은 '운명 교향곡'입니다.
사실 영화 '불멸의 연인' 속에는 월광 소나타, 비창 소나타, 운명 교향곡 외에도
- '장엄 미사 (Missa Solemnis in D Major, Op.123)'
-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Piano Concerto No.5 in E flat Major, Op.73 'Emperor')
- 교향곡 3번 '영웅' (Symphony No.3 in E flat Major, Op.55 'Eroica')
- 바이올린 협주곡 (Violin Concerto in D Major, Op.61)
- 바이올린 소나타 9번 '크로이처' (Sonata for Violin & Piano No.9 in A Major, Op.47 'Kreutzer')
- 피아노 트리오 6번 '유령' (Piano Trio No.9 in D Major, Op.70-1 'Der Geist')
등 수많은 작품들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나머지 작품들은 다른 베토벤과 관련된 영화들에 등장하는 경우도 많아, 우선 영화 '불멸의 연인'과 관련된 클래식 곡들은 오늘을 마지막으로 하고, 베토벤과 관련된 다른 영화들을 다뤄본 후에 영화 '불멸의 연인'에서는 등장하였으나 다른 영화들에는 쓰여지지 않은 곡들이 있을 때 다시 한번 불멸의 연인과 함께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미미미도~'로 잘 알려져 있으며, 우리가 이미 46번째 '영화를 살린 클래식 ()'에서 광고 속 클래식의 3번째 내용으로 다뤄보았던 '베토벤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의 '운명 교향곡 (Symphony No.5 in c minor, Op.67 'Schicksal')'은 아마 인류 역사상 가장 유명한 클래식 작품이자 현재까지도 가장 많이 쓰여지고 있는 멜로디의 곡일 것입니다.
베토벤이 1806년 작곡을 시작하여 2년 뒤인 1808년 완성, 같은 해 12월 22일에 직접 지휘봉을 잡고 초연을 올린 운명 교향곡은
- 1악장 알레그로 콘 브리오 (Allegro con Brio)
- 2악장 안단테 콘 모토 (Andante con moto)
- 3악장 알레그로 (Allegro)
- 4악장 알레그로-프레스토 (Allegro-Presto)
이렇게 4개의 악장으로 이뤄져 있으며, 유명한 멜로디 '미미미도~'는 1악장의 제일 처음에 등장하는 테마입니다.
독일의 지휘자이자 음악 학자였던 '파울 베커 (Max Paul Eugen Bekker, 1882-1937)'는 운명 교향곡의 각 악장에 부제를 붙이기도 하였습니다.
파울 베커는 '오펜 바흐 (Jaques Offenbach, 1909)', '프란츠 슈레커 (Franz Schreker, 1919)', '바그너 (Richard Wagner-Leben im Werke, 1924)' 등의 평전을 비롯하여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들 (Gustav Mahlers Sinfonien, 1921)', '현대 음악 (Neue Musik, 1923)' 등의 책들을 쓰며 20세기 초 가장 영향력 있는 음악 비평가 중 한명으로 자리잡았습니다.
1911년 세상에 선보인 '베토벤 (Beethoven)'을 쓰기도 하였던 파울 베커는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들'에서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의 각 악장을 다음과 같은 단어로 함축해 표현하였습니다.
1악장 Allegro con Brio : 몸부림/싸움 (Kampf/Struggle)
2악장 Andante con moto : 희망 (Hoffnung/Hope)
3악장 Allegro : 의심 (Zweifel/Doubt)
4악장 Allegro-Presto : 승리 (Sieg/Victory)
귀가 멀어가는 음악가로서 최악의 상황에 놓여졌으나, 그 운명에 맞서 싸워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 영화 '불멸의 연인'에서도 가장 첫 장면에 등장하며 영화에 확~ 몰입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57세의 나이에 숨을 거둔 베토벤, 영화는 베토벤이 세상을 떠나는 순간으로 시작됩니다.
원래의 나이보다도 훨씬 늙고 초라해 보이는 베토벤이 내려치는 천둥 번개의 불빛 속에서 숨을 거두는 장면에서 운명 교향곡의 테마 '미미미도~ 레레레시~', 이 8개의 음만이 흘러나오며 위대한 작곡가가 서거하는 장면의 긴장감을 극대화 시켜주고 있습니다.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은 또 베토벤이 존경해 마지않던 '나폴레옹 (Napoleon Bonaparte, 1769-1821)'이 욕심을 앞세워 황제의 자리에 오르고, 전쟁을 일으켜 비엔나를 공격하는 장면에서도 등장합니다.
이 사건으로 인하여 혁명의 영웅으로 존경해 마지않았던 인물의 추악한 이면에 극심한 실망한 베토벤은 원래 '나폴레옹'이란 이름으로 헌정하려고 했던 교향곡 3번을 '영웅 (Eroica)'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내놓게 됩니다.
워낙 강렬한 인상 덕분에 영화 '불멸의 연인'의 트레일러 중 가장 첫 장면 또한 장식하고 있는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과 함께 영화를 감상하다보면, 위대한 작곡가이기도 하지만 한사람의 처절한 '인간'이기도 하였던 베토벤이란 인물에 더욱 가까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또 베토벤의 다른 작품들도 영화 '불멸의 연인' 속에서 찾아보는 재미를 함께 느껴보시는 것 역시 추천드립니다.
다음 시간에는 2007년에 개봉되어 또 한번의 베토벤 신드롬을 일으켰던 영화 '카핑 베토벤' 시리즈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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