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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냥이 Jun 01. 2021

영화를 살린 클래식 #69

비포 선라이즈- 헨리 퍼셀의 오페라 '디도와 에네아스' 서곡

안녕하세요. 매달 첫 주에 영화 속 잊혀지지 않는 클래식 명곡들을 주제로한 '영화를 살린 클래식' 칼럼으로 찾아오는 바이올리니스트 겸 비올리스트 쏘냥 (박소현)입니다.



영화 '비포 선라이즈' 포스터 [출처: 구글 이미지]



오스트리아로 떠나기 전에 꼭 봐야 하는 영화로 추천받는 영화 '비포 선라이즈 (Before Sunrise)'는 1995년에 개봉한 로맨틱 영화로 유럽 기차 여행 중 우연한 만남을 기대하는 많은 젊은 청년들에게 사랑을 받은 영화입니다.

비포 선라이즈 이후 '비포 선셀', '비포 미드나잇'까지 각각 파리와 그리스를 배경으로 한 3부작을 연출한 미국의 '리처드 링클레이터 (Richard Stuart Linclater, 1960-)' 감독은 '스쿨 오브 락', '보이후드', '웨어 유고 버나뎃' 등을 제작한 감독입니다.



https://youtu.be/6MUcuqbGTxc

영화 비포 선라이즈 트레일러 [출처: 유튜브]



동이 트기 전, 즉 일출 전이란 의미의 '비포 선라이즈', 이 영화의 남자 주인공 '제시'는 영화 '토탈 리콜', '가타카', '죽은 시인의 사회', '햄릿', '타임 패러독스', '발레리안', '테슬라' 등으로 잘 알려진 '에단 호크 (Ethan Green Hawke, 1970-)'가 맡았어 열연을 펼쳤습니다. 

또 여자 주인공 '셀린'은 영화 '세가지 색: 블루', '파리의 늑대 인간' 등의 주연을 맡았으며 이후 '뉴욕에서 온 남자, 파리에서 온 영화', '투 데이즈 인 뉴욕'과 같은 영화에서 감독으로 변신한 프랑스 출신의 '줄리 델피 (Julie Delpy, 1969-)'가 맡아 열연을 하였습니다.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는 비포 시리즈에 모두 주연으로 출연하여 팬들에게 감동을 배로 증가시켜 주고 있는데요. 그 중 첫번째 영화인 '비포 선라이즈'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빈 오페라 하우스 앞에서 셀린과 제시 [출처: 영화 '비포 선라이즈']



부다페스트에서 파리로 향하는 기차에 탄 '셀린'은 기차 안에서 비엔나로 향하고 있던 미국인 여행자 '제시'를 만나게 됩니다.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에게 빠져든 셀린과 제시, 제시는 셀린에게 비엔나에서 하루를 함께 보내는 것이 어떻겠냐 제안을 하고, 셀린은 제시와 함께 기차에서 내립니다. 비엔나에서 셀린이 다시 파리 행 기차에 올라야 하는 단 하루의 시간 동안 이들은 비엔나의 아름다운 거리와 풍경들과 함께 낭만적인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기찻길의 모습과 창 밖에 스쳐가는 풍경들로 시작하는 이 영화의 오프닝에는 매우 강렬한 바로크 음악이 등장하는데요, 바로 영국의 작곡가 '헨리 퍼셀'의 대표 작품인 오페라 '디도와 에네아스' 서곡입니다.



https://youtu.be/EFQL6hlEIT4

영화 '비포 선라이즈'의 시작 [출처: 유튜브]



'헨리 퍼셀 (Henry Purcell, 1659-1695)'는 이탈리아와 프랑스 음악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나, 영국의 바로크 음악이라는 독창적인 작풍을 완성시켰으며, 독특한 작품들을 많이 남긴 음악가로 평가 받는 작곡가입니다.

과로로 인하여 35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하였으나, 무려 400곡이 넘는 교회 음악과 기악곡을 남긴 퍼셀은 오페라 '아더 왕', '인도의 여왕', '요정의 여왕'과 같은 오페라를 남겼습니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인 '디도와 에네아스 (Dido and Aeneas, Z.626)'는 1698년 귀족 부인들을 위하여 초연되었으며, 1864년에는 16-17세기에 왕궁에서 사랑받던 '궁정 가면극 (Mask)'로 공연되었다는 기록이 남겨져 있습니다. 

서곡과 3막으로 구성된 짧은 비극 오페라인 '디도와 에네아스'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헨리 퍼셀 [출처: 위키피디아]



멸망한 트로이의 왕자 '에네아스'는 자신을 따르는 이들과 함께 새로운 나라를 세우기 위하여 이탈리아로 향합니다. 하지만 거친 풍랑으로 배는 난파되고 일행은 '카르타고'에 다다르게 되었고, 미망인이었던 카르타고의 여왕 '디도'의 도움을 받게됩니다. 에네아스는 디도와 사랑에 빠져 정착을 결심하게 되죠.

한편, 디도를 증오하고 있던 마녀의 음모로 조작된 신탁이 내려지고, 신탁을 받은 에네아스는 트로이를 재건하여 나라를 세우는 운명을 짊어지었다 생각하고 카르타고를 떠날 준비를 합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여인을 배신해야 한다는 생각에 출항하는 순간까지 망설이다 결국 배에 오르지 않으려 하던 에네아스, 그러나 이미 그에게서 배신을 당하였다 생각한 디도는 에네아스에게 그를 더이상 사랑하지 않는다며 카르타고를 떠나라 말합니다.

결국 에네아스와 일행을 태운 배는 수평선 너머 사라지고, 디도는 상실감에 목숨을 져버립니다.



https://youtu.be/38SuC3KHrT0

헨리퍼셀의 오페라 '디도와 에네아스' 서곡 [출처: 유튜브]



우아하면서도 강렬한 현의 흐름이 매우 인상적인 헨리 퍼셀의 오페라 '디도와 에네아스'의 서곡을 영화 오프닝에 등장시키며 영화에의 몰입도를 높인 '비포 선라이즈',

디도와 에네아스처럼 짧은 행복한 만남 후에 헤어져야만 하는 셀린과 제시의 운명을 프롤로그에서부터 암시하는 감독의 의도가 매우 잘 엿보이는 영화를 살린 클래식이 아니라 할 수 없습니다.



*다른 칼럼들과 연주 일정, 레슨 등은 www.soipark.net 에서 확인하실 수 있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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