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제5원소", 도니제티의 "광란의 아리아"
안녕하세요. 매달 2, 4번째 주에 영화 속 잊혀지지 않는 클래식 명곡들을 모은 '영화를 살린 클래식' 칼럼으로 찾아오는 바이올리니스트 겸 비올리스트 "쏘냥 (박소현)"입니다.
오늘은 헐리우드 고전 SF 액션 영화 "제5원소 (The Fifth Element)"에 등장한 잊혀지지 않는 명장면, "도니제티 (Domenico Gaetano Mari Donizetti, 1797~1848)"의 오페라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Lucia di Lammermoor)"와 그 속의 아리아 "달콤한 그의 목소리 내 마음 속에 감도네 (Il Dolcie Suono mi Colpi..)"에 관한 내용을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 "제5원소"는 레옹, 그랑블루, 잔다르크 등의 작품을 만들며 프랑스 영화계의 거장으로 자리잡은 "뤽 베송 (Luc Besson, 1959~)" 감독이 1997년 감독을 맡으며 "브루스 윌리스, 1955~)", "이안 홈 (Ian Holm, 1931~)", "게리 올드먼 (Gary Oldman, 1958~)", "밀라 요보비치 (Mila Jovovich, 1975~)" 등의 유명 헐리우드 배우들과 함께 2000년대 미래를 배경으로 만든 SF영화입니다.
영화가 제작된 20세기 말에 그려졌던 2000년대 미래가 현실이 된 지금 우리의 시점에서는 정말 지금부터 200년 뒤의 미래는 이럴까란 의구심이 들 수도 있을듯한 이 영화의 줄거리는 아래와 같습니다.
1914년 이집트의 피라미드 발굴 현장에서 한 학자가 지구의 미래를 바꿔놓을 5개의 원소에 대한 비밀을 밝혀냅니다.
300년이 지난 2259년 우주의 평화를 위협할 거대한 정체불명의 괴행성이 지구를 향해 다가오고 "피라미드의 신부 (이안 홈)"은 이 괴행성이 악마의 집대성이며, 공격을 받으면 점점 더 커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며 미사일을 저지합니다.
또한 그는 300년 전 피라미드에서 발견한 비밀을 따라 "물, 불, 바람, 흙"을 상징하는 4가지 원소가 미지의 제5원소와 결함해 세상을 구할 것이라 예언합니다.
한편 이 4가지 원소를 가지고 악마에게 쫓겨 도망가던 몬도샤 행성인들이 지구로 향하지만 우주 해적에 의해 격추당합니다. 지구의 과학자들은 몬도샤인들의 사체에 남아있던 유전자를 합성하여 신비한 외모의 오렌지 머리 소녀 "리루 (밀라 요보비치)"를 만들어냅니다.
생소한 환경에 적응하지 못했던 리루는 탈출을 감행하고, 우연히 에어 택시 안으로 떨어져 운전자인 "코벤 달라스 (브루스 윌리스)"를 만나게 됩니다.
이 우연으로 인해 지구와 우주의 운명은 이 전직 연방 요원 출신의 택시기사 코벤과 청순하고도 백치미 가득하지만 묘한 매력을 지닌 외계 소녀 리루의 손에 떨어지게 됩니다.
영화 "제5원소"는 날아다니는 에어 택시를 비롯, 감각적인 의상과 색채감이 가득한 영상, 첨단 디자인 등의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였고, 그로 인해 상투적인 헐리우드 특유의 뻔한 줄거리임에도 불구하고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또 20년이 지난 지금 봐도 영상미가 세련되고 감각적이라 SF영화를 주제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 속에서 오렌지색 머리의 청순하고 매력적인 여주인공 "리루 (밀라 요보비치)"만큼 강한 인상을 남긴 인물이 한명 더 있는데, 그가 바로 이름 없이 "디바"로 표현되는 파란 외계인 가수입니다.
영화 중반의 오페라 극장 속 공연 장면에서 파란 외계인 가수는 도니제티의 "달콤한 그의 목소리 내 마음 속에 감도네.."를 부릅니다.
이 아리아를 부르던 디바는 이 아리아 직후 더 초절기교적이며 지구의 것이 아닌 것 같은 노래로 변형하여 부르는데, 이 부분은 가수가 직접 부른 것이 아닌 컴퓨터 테크닉으로 소리를 수정하여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도니제티가 작곡한 75개의 오페라 중 가장 유명한 오페라인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는 도니제티가 1835년 그가 38세의 나이에 작곡한 3막의 비극 오페라입니다.
이 오페라는 영국의 시인이며 솔가인 "월터 스콧 경 (Sir Walter Scott, 1771~1832)"가 정략 결혼을 강요당한 신부가 첫날밤에 신랑을 죽인 당시의 이슈 사건을 바탕으로 쓴 소설 "래머무어의 신부 (The Bride of Lammermoor)"를 토대로 베르디의 오페라 "일 트로바토레 (Il Trovatore)", "알지라 (Alzira)" 등의 각본을 썼던 이탈리아 극작가 "살바도레 카마라노 (Salvadore Cammarano, 1801~1852)"가 이태리어 대본을 쓴 작품입니다.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는 집안의 반대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인 에드가르도와 헤어진 채 정략 결혼을 해야하는 운명에 처한 루치아가 절망 속에서 결혼식 당일에 신랑 아르투로를 칼로 찔러 죽이고 자신도 자살하는 비극을 다루고 있으며, 그 사실을 알게 된 에드가르도도 루치아의 무덤 앞에서 자결하는 슬픈 줄거리의 오페라입니다.
아리아 "달콤한 그의 목소리 내 마음 속에 감도네 (Il Dolce suono mi colpi..)"는 신랑을 칼로 찔러 죽인 루치아가 사람들 앞에서 부르는 아리아로 모든 것을 잃고 미쳐가는 슬픔의 아리아이기도 해서 "광란의 아리아"란 별명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화려한 장면들로 가득 찬 영화 "제5원소" 속에서 파란 외계인 가수의 아리아 장면이 "디바 송"이라는 별명으로 영화 속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로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자리잡고 아직까지도 많이 회자되는 까닭 역시 도니제티의 오페라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그리고 섬뜩하면서도 애절한 광란의 아리아, "달콤한 그의 목소리 내 마음 속에 감도네 (Il Dolce suono mi colpi...)"의 힘이 아니었을까요?
SF 명작 영화 "제5원소", 그리고 영화 속 잊혀지지 않는 클래식 명곡 도니제티의 광란의 아리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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