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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냥이 Apr 11. 2024

영화를 살린 클래식 #99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 라벨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안녕하세요. 매달 첫 주에 영화 속 잊혀지지 않는 클래식 명곡들을 주제로한 '영화를 살린 클래식' 칼럼으로 찾아오는 바이올리니스트 겸 비올리스트 쏘냥 (박소현)입니다.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 포스터 [출처: 위키피디아]



1939년에 처음으로 탄생하여 지금까지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액션 히어로인 ‘배트맨’은 ‘슈퍼맨’과 함께 미국의 ‘DC 코믹스’의 대표적인 캐릭터입니다. ‘코믹북’에서 시작하여 각종 영화와 드라마로 탄생하며 지금까지도 끊임없이 새로운 배트맨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는데요. 오페라를 보고난 후 부모님과 함께 길을 걷다 괴한의 총격으로 인하여 부모님을 눈 앞에서 모두 잃은 고담시티의 억만장자 ‘브루스 웨인’은 초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재력과 기술을 이용하여 악당들과 싸우게 됩니다. 얼굴에 검은 가면을 쓰고 특수 제작된 슈트를 입고 어둠 속에서 악당들과 싸우는 그는 ‘배트맨’, 즉 박쥐 인간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게 됩니다.



코믹북 속 배트맨 [출처: 위키피디아]



마블에 ‘아이언맨’이 있다면 DC에는 ‘배트맨’이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최첨단의 고가 무기들로 악당들과 싸우는 그의 모습은 그의 어두운 이면과 함께 많은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배트맨을 실사화한 영화는 이미 1943년부터 제작이 되기 시작하였는데요. 1989년부터 팀 버튼 감독이 제작한 3편의 배트맨 시리즈와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2005년부터 2012년까지 제작한 3편의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는 지금까지도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https://youtu.be/9fnDSlmJZYk?si=H9qNwATNvO3GcS2m

1943년부터 지금까지 등장한 영화와 드라마 속 배트맨들



마이클 키튼, 발 킬머, 조지 클루니, 벤 에플랙, 로버트 패틴슨 등이 주연인 배트맨을 맡았으며, 새로운 배트맨 영화를 제작할 때마다 어떤 배우가 배트맨 역을 맡는지는 큰 이슈가 되었습니다. 심지어 애니메이션 영화 <DC 리그 오브 슈퍼펫’에서 배트맨의 목소리를 연기한 ‘키아누 리브스’도 큰 이슈가 될 정도였으니까요. 중저음의 깊은 슬픔을 간직한 목소리로 악당들과 싸우는 매력적인 배트맨은 많은 남자 배우들의 꿈이기도 한 배역이 되었습니다.



https://youtu.be/z5Humz3ONgk?si=EQbncwa0S8TC569d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 공식 트레일러



영화 <오펜하이머>, <메멘토>, <인셉션>, <인터스텔라>, <덩케르크> 등 대작을 제작한 영국의 영화감독이자 각본가인 ‘크리스토퍼 놀란 (Christopher Edward Nolan, 1970-)’이 2005년, 2008년, 그리고 2012년에 제작한 <배트맨 비긴즈 (Batman begins)>, <다크 나이트 (Dark Knight)>, 그리고 <다크 나이트 라이즈 (Dark knight rises)>는 <아메리칸 사이코>, <아메리칸 허슬>, <엑소더스> 등에서 주역을 맡으며 뛰어난 연기력을 자랑하는 영국의 배우 ‘크리스찬 베일 (Christian Charles Philip Bale, 1974-)’가 주역인 배트맨을 연기하며 흥행을 이끌었습니다.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 속 출연진들. 왼쪽에서부터 존 블레이크 형사 (로빈), 고든 청장, 브루스 웨인 (배트맨), 베인, 셀리나 카일 (캣우먼) [출처: 구글 이미지]




전작 <다크 나이트>의 악당 ‘하비 덴트’에 의하여 그가 벌인 모든 범죄를 뒤집어쓰게 된 ‘배트맨’은 ‘하비 덴트’를 살해한 악당으로 전락하여 세상에서 종적을 감춰버립니다. ‘덴트 법령’에 의하여 고담 시티는 평화를 되찾은 것 같이 보여졌고, 8년의 시간이 흘러간 후의 시점에서 <다크 나이트 라이즈>가 시작됩니다. 최악의 악당 ‘베인 (톰 하디 분)’이 고담시티 경찰들의 수장인 ‘고든 청장 (게리 올드만 분)’을 붙잡아 그에게 총을 쏘고 하수구에 버려버립니다. 다행히 고든 청장은 목숨은 구하지만 고든 청장이 모든 사실을 써뒀으나 묵혀뒀던 연설문은 베인의 손에 넘어가버리고 맙니다. 브루스 웨인은 고든 청장을 병문안 와 다시 혼돈에 빠진 고담 시티를 위하여 배트맨의 가면을 쓰기로 결심합니다. 



베인과 싸우는 배트맨 [출처: 구글 이미지]



하지만 배트맨은 ‘셀리나 카일 (앤 해서웨이 분)’에 의하여 베인에게 패배하고 깊은 구덩이 속의 지옥과 같은 감옥에 떨어지게 됩니다. 베인에 의하여 도시가 쑥대밭이 되는 동안 브루스 웨인은 자신을 단련하여 감옥을 탈출하게 됩니다. 결국 베인이 설치한 도시 전체를 날려버릴 폭탄을 가지고 멀리 바다에서 함께 폭발하는 선택을 하게 된 배트맨, 브루스 웨인의 재산은 모두 고담시티의 재건을 위해 쓰이고, 그의 저택은 고아원으로 활용됩니다. 하지만 배트맨은 죽지 않았고 셀레나, 즉 캣우먼과 함께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영화는 끝맺게 됩니다.



https://youtu.be/nK056dWK7ts?si=rlJVy4FRucqAjpBR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살린 클래식 명곡이 등장하는 장면



놀란 감독의 <배트맨 트릴로지>의 긴 서사를 완성시킨 훌륭한 결말을 만든 것으로 평가받는 이 영화는 흔한 영웅을 그린 가벼운 블록버스터 영화가 아닌 진정한 영웅의 의미도 고민해볼 수 있으며, 각 연기자들의 연기가 빛이 나는 훌륭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서 후원 파티에 참석한 브루스 웨인이 셀레나와 함께 춤을 추면서 대화하는 장면에서 등장하는 배경 음악이 어떤 것인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았었는데요. 바로 프랑스의 작곡가이자 ‘스위스의 시계 장인’이란 별명으로 널리 알려진 ‘모리스 라벨 (Maurice Ravel, 1875-1937)’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Pavane pour une infant defunte)’입니다. 



https://youtu.be/eAUxkWxxNVI?si=Y9EBLTQd0rnMFj9W

직접 연주한 라벨의 파반느 (비올라 독주 버전)



드뷔시, 포레와 함께 프랑스 음악계를 이끌어갔던 주도적인 음악가 ‘라벨’은 스페인 국경에 인접한 프랑스 마을에서 태어나 스위스계 기계공 아버지와 스페인계 어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은 음악작품들을 다수 남겼습니다. <스페인 광시곡>, <밤의 가스파르>, 오페라 <스페인의 한 때>, <볼레로> 등이 대표적입니다. 그의 정교한 작풍에 러시아의 작곡가 ‘스트라빈스키’는 “라벨은 마치 스위스의 시계 장인과 같다”란 말을 남기며 그의 별명이 되었으며, 그는 ‘관현악의 마술사’란 별명으로도 불렸습니다.



모리스 라벨 [출처: 위키피디아]



그가 아직 프랑스 파리 음악원에서 포레의 가르침을 받던 1899년에 작곡된 피아노 곡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는 그에게 큰 유명세를 안겨준 곡입니다. 이탈리아에서 유행하여 전 유럽에서 추던 느린 2박자의 춤곡인 ‘파반느 (Pavane)’를 틀로 잡아 만든 이 곡을 크게 맘에 들지 않아 하였던 라벨은 11년 뒤인 1901년 자신의 실력을 발휘하여 관현악곡으로 편곡하였습니다.



https://youtu.be/eGybwV3U9W8?si=l_IhFcUFeii3RIyS

라벨이 직접 피아노로 연주한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스페인의 대표적인 화가 벨라스케스의 <푸른 드레스를 입은 마르가리타 공주>를 보고 영감을 받은 것으로 추측하는 이 곡에 대하여 라벨은 “옛 스페인 궁전에서 작은 왕녀가 췄을 법한 파반느에의 기억”이라 표현하였습니다. 매우 서정적이면서도 서글픈 이 곡은 다양한 편곡으로 연주되며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https://youtu.be/R2S31uVzNPo?si=F5SiKu97kpaXs-Dc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세이지 오자와'가 지휘하여 연주되는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 등장하여 배트맨과 캣우먼의 대화에 등장하며 그들의 묘한 긴장감을 받쳐주고 있는 라벨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는 치밀한 연출로 잘 알려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그리고자 한 분위기를 매우 잘 살려주고 있습니다.



*다른 칼럼들과 연주 일정, 레슨 등은 www.soipark.net 에서 확인하실 수 있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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