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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냥이 Jun 25. 2024

영화를 살린 클래식 #102

영화 '바베트의 만찬', 브람스 '사랑의 왈츠'

안녕하세요. 매달 첫 주에 영화 속 잊혀지지 않는 클래식 명곡들을 주제로한 '영화를 살린 클래식' 칼럼으로 찾아오는 바이올리니스트 겸 비올리스트 쏘냥 (박소현)입니다.



영화 <바베트의 만찬> 포스터 [출처: 구글 이미지]



영화 <뤼미에르와 친구들 (Lumiere et Compagnie)>, <프린스 오브 주틀랜드> 등을 연출한 덴마크 출신의 감독 ‘가브리엘 악셀 (Axel Gabriel Erik Morch, 1918-2014)’의 대표작이자 덴마크 최초로 오스카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한 영화이자 칸 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시선 (Un certain Regard)’로 선정된 초청작이 바로 <바베트의 만찬 (Babettes Gaestebud/Babette’s Feast)>입니다.



https://youtu.be/H5w9skKcdnA?si=67rznyQaaVQd0SSi

바베트의 만찬 트레일러



바베트 역에는 영화 ‘몽파르나스의 연인’, ‘착한 여자들’, ‘암사슴’, ‘베티’ 등 다수의 영화에 출연하여 인상깊은 연기를 선보인 프랑스 배우 ‘스테판 오드랑 (Stephane Audran, 1932-2018)’이 맡았습니다. 또 덴마크의 배우 ‘보딜 발보르 카렌 엘렌 키에르 (Bodil Valborg Karen Ellen Kjer, 1917-2003)’와 ‘비르기테 페데르스필 (Birgitte Federspiel, 1925-2005)’가 신앙심으로 봉사하는 것을 미덕으로 삼고 살아온 ‘마르티나’와 ‘필리파’의 역을 맡았습니다. 




바베트의 만찬 오리지널 포스터 [출처: 위키피디아]



프랑스의 한 작은 마을에는 매우 청빈한 루터교 목사가 딸 ‘마르티나’와 ‘필리파’를 포함하여 12명의 마을 사람들과 함께 금욕적인 생활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흘러 목사가 세상을 떠나고 두 딸이 아버지의 역할을 이어받아 목회를 이어가지만, 결속을 상징하던 목사가 사망한 이후 마을사람들 사이에서는 점차 불화가 커져가며 교회조차 해체의 위기에 빠지게 됩니다. 이 때 프랑스 내전으로 인하여 가족을 모두 잃은 ‘바베트’란 여성이 오페라 가수이자 필리파의 연인였던 ‘피핀’의 편지를 가지고 이 마을에 찾아옵니다. 

마르티나와 필리파에게 자신은 월급을 받지 않을 테니 가정부로 지낼 수 있게 해달라고 간청합니다. 피핀의 편지 속 “명예와 영광은 다 부질없고, 천국에서 당신의 노래를 들을 테니 당신은 신이 만든 위대한 예술가가 될 것이오. 천사들이 얼마나 즐거워 할까요”란 문구를 보고 마음이 움직인 두 딸들은 지혜롭고 요리에 재주가 있는 그녀와 함께 생활하게 됩니다. 14년의 시간동안 바베트는 두 딸들을 잘 모시는 것은 물론 마을 사람들이 다시 행복한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돕습니다.



바베트와 마르티나와 필리파 [출처: 구글 이미지]



그러던 어느 날, 바베트는 만 프랑, 지금으로 따지면 10억에 가까운 금액의 복권에 당첨되고, 마을 사람들은 그녀가 이제 다시 파리로 돌아갈 것이라 생각을 하며 아쉬워합니다. 그녀는 여태 자신을 아껴준 사람들에게 감사의 의미를 전하기 위하여 세상을 떠난 목사의 100번째 생일에 만찬을 대접하겠다고 합니다. 그녀는 만찬을 위한 재료를 사기 위하여 파리로 떠났고, 사람들은 그녀가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그녀의 빈자리를 느끼며 그녀를 그리워합니다.



요리를 하는 바베트 [출처: 구글 이미지]



식재료를 잔뜩 가지고 마을로 돌아온 바베트는 만찬 준비를 시작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금욕적인 생활을 이어왔기에 생전 처음 보거나 거북이와 같은 해괴망측한 재료들을 보며 불안해하고 불평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요리가 완성되었고, 마르티나와의 사랑을 반대한 목사님 때문에 오랜 시간 마을을 떠났다 돌아온 ‘로렌스 장군’까지 참석한 그렇게 요리가 완성되었고 만찬이 시작됩니다. 마을 사람들은 코스별로 나오는 요리의 뛰어난 식감에 놀라고, 로렌스 장군은 이 만찬이 마치 파리의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인 ‘엉글레’의 요리같다며 극찬합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점차 사람들은 서로에게 가졌던 앙금과 오해, 속상함을 풀어가게 됩니다.



https://youtu.be/ILS0bZWiWvM?si=e00ZjJwQ0iYPbidh

영화 <바베트의 만찬> 중 음식 준비와 만찬 장면



만찬이 끝나고 두 딸들은 바베트에게 언제 파리로 돌아갈 것인지에 대해 묻지만, 바베트는 이미 만 프랑을 만찬을 위한 재료 준비에 다 써버렸기 때문에 돌아가지 않을 것이란 말을 합니다. 깜짝 놀란 마르티나와 필리파에게 바베트는 엉글레 레스토랑에서 12명이 정식 코스를 모두 먹으면 만 프랑이 들고 자신이 수석 요리사였다는 것을 밝히며 영화는 끝납니다.



회상 속 무도회 장면 [출처: 영화 <바베트의 만찬>]



이렇게 요리사를 한 사람의 예술가로 표현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예술가는 돈이 없어도 가난하지 않다란 말을 남기는 이 영화는 성경 속 예수와 12명의 제자가 모여 나누는 최후의 만찬과도 닮았다는 평을 남기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요. 이 영화에서 음악은 매우 제한적으로 등장하고 있는데요.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 그리고 찬송가 등이 등장하는 이 작품의 개봉 25주년 기념 예고편, 그리고 과거 로렌스가 마르티나와 함께 연회장에 함께 갔을 때 등장하는 브람스의 왈츠는 이 작품의 매우 중요한 회상 장면을 장식하는 작품입니다.


브람스 [출처: 위키피디아]



독일의 낭만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 ‘요하네스 브람스 (Johannes Brahms, 1833-1897)’ 중 가장 결혼식이나 연회장에서 배경음막으로 많이 연주되는 곡인 ‘브람스의 왈츠’는 브람스가 피아노를 위하여 작곡한 16개의 ‘왈츠 모음곡 작품번호 39번 (Walzer fuer Klavier, Op.39)’중 15번이며 그 아름다운 멜로디 덕분에 ‘사랑의 왈츠 (Liebeswalzer)’란 별명을 얻게 된 작품입니다. 그의 ‘왈츠 15번 (Waltz No.15 in A flat Major, Op.39)’는 영화 <작은 아씨들>,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 <꽃보다 남자> 등에 등장하며 우리에게도 매우 친숙한 음악인데, 역시나 영화 ‘바베트의 만찬’에서도 무도회장의 배경음악으로 스며들어 있습니다. 



https://youtu.be/oy6uV-eMOEs?si=DY2hRpeYWBLUinwP

키신이 연주하는 브람스 왈츠 15번



그리고 이 영화의 요리 장면에 이 음악을 덧입힌 영상도 원작보다 더 널리 퍼져 식감을 더 살리는 맛있는 만찬처럼 보이게 만드는 효과도 주는 매우 흥미로운 영상으로 승화되었습니다.



https://youtu.be/fcIAtfaLOh8?si=kwWsDH7lzFkL4Aub

음식을 더 맛있게 만들어주는 요리 장면애 브람스의 왈츠를 덧입힌 영상 



*다른 칼럼들과 연주 일정, 레슨 등은 www.soipark.net 에서 확인하실 수 있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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