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살린 클래식 #36
[Spin Off] 광고 속의 클래식 01. 후시딘과 라흐마니노프
안녕하세요. 매달 3번째 주에 영화 속 잊혀지지 않는 클래식 명곡들을 주제로한 '영화를 살린 클래식' 칼럼으로 찾아오는 바이올리니스트 겸 비올리스트 쏘냥 (박소현)입니다.
오늘은 영화나 만화 영화 속에 등장하는 클래식이 아닌, 번외 편으로 'CF 속에 등장하는 클래식 명곡'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며칠 전 TV에서 우연히 보게 되어 반가운 마음에 글을 쓰게 된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안티푸라민과 함께 '국민 상비약'인 상처에 바르는 약!!
동화 약품의 '후시딘'의 TV광고입니다.
따뜻한 파스텔 톤의 애니메이션과 함께 아픔을 폭~ 감싸줄 수 있을 것 같은 따스함을 지닌 이 광고의 배경 음악은 바로 러시아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라흐마니노프 (Sergei Vasil'evich Rachmaninff, 1873~1943)'의 교향곡 2번의 1악장입니다.
우리에게는 영화 '샤인 (Shine, 1996)'에 삽입되며 유명해진 피아노 협주곡 3번으로 많이 알려져있는 라흐마니노프는 교향시 '보헤미안 카프리스 (Capriccio on Gypsy Themes, Op.12, 1894)', 교향시 '죽은 자의 섬 (Isle of the Dead, Op.29, 1908)' 등 4개의 교향시와 '교향적 무곡 (Symphonic Dances, op.45, 1950)' 등 2개의 관현악 모음곡, 그리고 4개의 교향곡을 오케스트라를 위해 작곡하였습니다.
라흐마니노프의 생전 모습 [출처: 구글 이미지]그 중 라흐마니노프가 34세가 되던 1907년에 작곡, 1908년에 초연한 그의 두번째 교향곡인 '교향곡 2번 마단조 (Symphony No.2 in e minor, Op.27)'는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이후 가장 위대한 교향곡이다'라 평가받고 있는 작품입니다.
특히 라흐마니노프는 이 작품의 성공으로 1904년 이후 두번째로 '글린카 상 (The Glinka State Prize of the Russian Soviet Federative Socialist Republic)'을 수상하였습니다.
소련의 붕괴로 이제는 사라져버린 러시아의 글린카 상의 훈장 [출처: 구글]1악장 라르고, 알레그로 모데라토 (Largo - Allegro Moderato)
2악장 알레그로 몰토 (Allegro molto)
3악장 아다지오 (Adagio)
4악장 알레그로 비바체 (Allegro vivace)
위와 같이 4개의 악장으로 이뤄진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2번은 3개의 악장으로 구성된 피아노 협주곡의 편곡 버전이 있는데요.
교향곡의 2악장과 3악장을 섞어 편곡한 이 피아노 협주곡은 현재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5번'이라는 이름으로 연주되고 있습니다.
후시딘 광고에 쓰인 1악장 라르고는 라흐마니노프가 러시아 혁명을 피해 독일에서 지낼 때 작곡된 작품입니다.
가장 처음 등장하는 아름다우면서도 신비로운 멜로디의 '서주 (Prelude)'를 지나 음산하고도 강렬한 파트와 서정적인 서주를 토대로 한 부드러운 파트를 주고받는 이 1악장은 작곡가의 빼어난 완급 조절을 잘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
라흐마니노프 특유의 슬프도록 아름다운 세련된 음악 스타일이 도드라지는 교향곡 2번의 1악장 중 서주의 테마를 이용하여 광고는 따뜻하고도 평온한 분위기를 완성하고 있는데요.
아름다운 영상이 더해져 조용하면서도 부드러운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이 돋보인 후시딘 '광고 속의 클래식' 명곡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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