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주는 달큰한 맛
옥수수만 보면 떠오르는 계절이 있다면 여름이다. 요즘은 통조림이나 냉동으로도 언제든지 옥수수를 먹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지만 그래도 여름철 갓 딴 옥수수를 큰 솥에 넣고 삶아 먹는 것이 제일 맛있다. 뭐든지 제철 음식이 제일 맛있듯이 옥수수도 그 더운 여름 매미소리를 들으며 먹는 그 맛이 있다.
친가가 강원도에 있어서 어릴 적 옥수수는 언제나 먹을 수 있는 집에 있는 기본 식재료 중 하나였다. 간식거리를 찾다 보면 식탁 위에 쪄진 옥수수가 올라가져 있는 경우도 있고 냉동실을 열어보면 한 칸은 꽝꽝 얼려진 옥수수로 가득 차 있었다. 어릴 땐 그 단단한 식감이 달큼한 맛이 별로였는데 나이를 먹고 먹으니 이런 옥수수를 먹고 싶어 찾아다니게 되었다.
이제는 시골에 아무도 없어서 갓 수확한 옥수수를 받아 볼 길이 요원하지만 그래도 지금 살고 있는 동네에서는 아침마다 갓 수확한 옥수수를 쪄서 팔고 계시는 사장님이 계시다. 새벽부터 부지런히 나와서 옥수수 껍질을 다듬고 뉴슈가를 잔뜩 뿌려 솥에서 찐다. 길을 걸어가고 있을 때면 옥수수와 뉴슈가에서 나는 달큰하고 고소한 향이 더운 공기를 타고 온다. 절로 군침이 도는 순간이다.
옥수수값은 오르고 올라서 이제는 3개에 오천 원이 되었지만 야들야들한 옥수수는 지금이 아니면 먹을 수 없기에 사 먹을 수밖에 없다. 남은 옥수수는 냉동실에 얼려두거나 아니면 알알이 떼어내서 치즈와 우유, 마요네즈와 버무려 콘치즈를 해 먹어도 맛있다. 물론 콘치즈는 물컹한 통조림 옥수수가 제일 잘 어우러지지만 식은 옥수수를 처리하는 방법으로도 나쁘지 않다.
강원도 국도를 타고 운전을 해보면 가끔 파라솔 아래 가마솥 같은 걸 두고 옥수수와 술빵 등을 찌고 있는 어르신들이 보인다. 여기서 구매한 옥수수가 제일 맛이 있는데 문제는 이 길을 지나가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으면 찌고 또찌고 쪄서 다 불어 터진 옥수수를 받게 되는 경우가 있다. 혹은 전날 삶았다가 팔리지 않아 식혔다 다시 찐 옥수수는 딱딱한데 그런 옥수수를 받게 되는 경우가 있다. 사실 그렇게 여러 번 실패를 하고 선 다음부터는 그냥 아쉬움을 남긴 채로 그 길을 지나가는데 운 좋게 갓 찐 옥수수가 걸리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