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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밍안양 Jun 07. 2018

Dear. Z

어깨 너머로 보내는 편지


Dear. Z


 내게는 성장의 궤도를 함께 공유하는 친구들이 있다. 
사랑의 시작도, 이별의 아픔까지도 어깨를 나란히 하며 
우리는 비슷한 속도로 걸어나간다. 

 같은 토양 위에서 자라난 우리는 비슷한 도시의 기억을 공유한다. 
도시의 성장과 소멸, 상실 따위를 함께 목격하고 피부로 겪어낸다. 
때로 각자의 성공이 도시의 상실과 상충하거나 
도시가 성장할 때 우리 별개들은 한없이 멈춰서 고여있을 때도 있다. 


 이렇게 각자의 기억 속에 우리 위치와 모습은 조금씩 다를지라도 
발 딛고 선 곳이 서로의 곁이라는 사실만은 꿈 속에서도 선명하다.
늘 다른 지역, 다른 세계를 헤매고 돌아와도 
언제든 머리 한 켠 기대어 쉴 수 있는 어깨들.

 고향이란 게 그런 것 아닐까 싶다.
나의 수많은, 수없는 그네들의 어깨를 한없이 오래토록 쓰다듬어주고 싶다.



학운공원





Written by. 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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