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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니쌤 Dec 24. 2023

[북리뷰] 인간다움 - 김기현

'인간다움'에 대한 인류 지성의 투쟁사


 이번에 리뷰할 책은 '인간다움'이다. 제목에 쓰여있는 '인간다움'이란 무엇일까?.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만드는 가"라는 주제는 언제나 인간에게 깊은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근원적인 물음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주제에 대해 쉽게 결론 내릴 수 없다. 그리고 왜 결론을 쉽게 내지 못하는지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 그러면서도 쉽게 놓칠 수 없는 질문이기도 해서 우리를 많이 괴롭힌다. 이에 저자 김기현 교수는 우리에게 '정답'은 아닐 수 있지만 생각해 볼 점들을 제시해 준다.


 책 정보


* 저자: 김기현 (서울대학교 철학과 교수)

출처: 교보문고 웹사이트 캡처

* 발행일: 2023년 11월 29일 (초판 1쇄)

* 총 340쪽

* 분류: 인문교양, 철학사

 

 내용 요약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인간다움'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끌고 나간다. 먼저 '인간다움'이란 무엇일까에 대한 정의부터 내리려 노력한다. 저자는 인간다움을  '공감, 이성, 자율'이라는 3가지 요소를 통해 정의한다. 그리고 이에 각 요소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 후 고대~중세~근대~현대와 미래의 인간다움에 대해 분석하고 설명하면서 책이 마무리된다.

'인간다움'의 정의에 대하여

 

 현재 우리가 믿고 있는 '인간다움'과 '인간의 존엄성'의 개념들은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것이다.  인간이 지구에서 지배적 위치에 오를 수 있던 것은 기본적으로 '협력'이며, 따라서 고대에는 '공동체적 가치와 규범'을 지키는 것이 '인간다움'이었다. 하지만 중세와 르네상스를 거치면서 '내면세계'에 대한 의식이 피어나고, 근대에 발생한 여러 가지 과학 기술의 발전과 산업의 발전은 새로운 '시민'의 계급을 형성했다. 그 결과 오늘날 우리는 '개인'에 대한 의식과 '모든 인간의 존엄성'을 당연한 인간의 조건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렇듯 우리가 생각하는 '인간다움'은 수많은 격변기를 거치며 형성되어 왔다. 하지만 최근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의 등장, 광범위한 바이러스 감염, 사회적 불안 등으로 인해서 우리의 '인간다움'에 대한 인식은 또다시 재정립되어야 한다는 격변기가 되었다. 앞으로는 어떤 요소들이 '인간다움'을 이룰까?


이 책은 교훈서가 아니다.


 보통 우리는 서울대 철학과 교수님의 '인간다움'에 관한 책에서 어떤 심오한 교훈이나 예언적 발언 등 확실한 것을 예상하고 이 책을 살펴볼 것이다. 물론 저자 자신만의 시선으로 '인간다움'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는 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 저자는 '인간이라면 마땅히 어떠해야 한다'라는 정의를 강력하게 이야기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우리가 현대에 '인간다움'이라는 것이 어떻게 형성되어 왔는지 고대부터의 지성사를 살펴보고 있다. '인간다움' 책을 통해 저자는 우리가 무어라 정의하기 힘든 '인간다움'에 대한 담론의 장을 만들고자 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어떤 확신에 인간의 모습, 특성, 도덕적 교훈을 얻고자 하는 사람은 책에게 실망할 수도 있다. 즉, 종교나 숭배할 만한 대상을 찾는 사람에겐 어울리지 않는 책이다. 


 '인간다움' 책을 읽어볼 만 한가?


  '인간다움' 책은 충분히 구매해서 읽고 소장할만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고정된 생각을 바꿀 수 있는 질문과 내용으로 가득 차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깨야할 고정관념은 '인간다움'의 요소가 고정되어 있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책의 전개가 저자의 생각과 의도를 아주 잘 드러내는 장치라고 생각이 들었다. 독자의 입장에서는 '인간다움'이 형성되는 역사를 살펴보면서, 우리가 현재 생각하는 '인간다움'의 요소는 오랜 세월을 거쳐가면 제련된 하나의 잠정적 결론일 뿐이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생겨난다.


 다음으로 이 책은 어려운 내용을 쉽게 풀이하고 있다. 교수님께서 마음만 먹는다면 훨씬 더 깊고 심층적인 설명을 할 수 있겠지만, 교양서로 대중들이 '인간다움'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최대한 눈높이를 맞추어 주신 게 느껴질 정도다. 원래 쉽게 설명하는 것이 더 어려운데. '인간다움'을 매끄럽고 쉽게 설명하는 데에서 교수님의 통찰과 깊이를 느낄 수 있다. 결론을 내기 힘든 '인간다움'을 공감, 이성, 자율의 세 가지 관점으로 정의 내려주고 처음부터 끝까지 이 세 관점을 통해 인간다움의 과거, 현재, 미래까지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는 점도 독자로서는 책을 끝까지 읽는 데 매우 편하고 좋았다. 전체적으로 어떤 주제에 대해 교수님과 대화하고 있다는 느낌, 강연을 듣는 느낌이라서 굉장히 흥미롭게 읽힌다. 다만 이미 철학사나 서양사 등에 상당한 조예가 있거나 공부하신 독자들이라면 너무 쉽게 설명하고 있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주제에 대해 교수님만의 논지를 토론한다고 생각하면 자신의 견해에 대해 더 깊은 성찰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현재와 미래를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인간다움' 책에서 저자는 우리가 마주하는 현실에 충실하다. 이 때문에 '인간다움'이라는 고전적이고 전통적인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면서도 지루하거나 따분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서양 지성사를 쓰윽 훑어본 후에 우리가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런 건 어떻게 생각하니?' 하고 물어봐주는 어른을 만난 느낌이었다. 


 서울대 교수님이 가이드해 주시는 타임머신 여행 같이 가벼운 느낌을 준다. 어려운 주제를 가벼운 산책정도로 여길만할 수 있는 특급 가이드를 통해 '인간다움'에 대한 교양을 챙길 수 있는 책이다.


책 읽을 때 주의할 점


 '인간다움' 책이 하나의 세계 지성 여행 같은 느낌 덕분에 책을 편하게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저자가 쉽게 풀어쓴 내용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따라가기 위해서는 매우 방대한 철학적, 역사적 배경지식이 필요하다. '총, 균, 쇠', '사피엔스' 정도의 방대한 빅히스토리는 아니지만 분야를 넘나들며 '인간다움'에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지루하고 딱딱한 철학적 내용들로 느껴질 수 있다. 아주 자세한 공부는 상관없지만 기본적인 세계사의 흐름 정도는 따로 공부하고, 정리하면서 읽는다면 우리가 현재 살아가는 세계가 어떻게 형성되어 왔는지 큰 줄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이 책이 주는 제대로 된 교훈을 소화해 내기 힘들 수도 있다.

 사실 나도 서양사, 철학사에 대해 나름 많은 책을 읽고 영상도 봤지만 볼 때마다 새로운 느낌이 들기도 하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연관성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래서 인간다움 책을 읽을 때 책 앞부분에 이런 식으로 요약을 해서 적어두었더니 읽기도 편하고 더 잘 이해되었다.  

나만 알아볼 수 있게 적은 '인간다움' 책 요약,,,,  인간다움에 대한 인류의 투쟁사


건강한 개인주의

 '인간다움'을 생각하기 이전에 이미 '개인'들이 살아가고 있는 사회에서 통용되어야 할 전제에 대해 위와 같이 말했다. 개인적으로는 이 말에 대해 가장 공감이 갔다. 


 이 책을 추천하는 대상


* '인간다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알아보고 싶은 독자

* 서양 지성사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알고 싶은 독자

* 교수님의 편한 교양 강의 같은 분위기를 좋아하는 독자

* 토론하는 느낌을 좋아하는 독자

* 미래에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가이드가 필요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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