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임요리를 시작해 버렸다
사랑하는 언니들을 집들이에 초대했다. 정성이 들어간 요리를 내놓고 싶어 이것저것 고민하다 이자까야에 가면 가끔 맛볼 수 있는 토마토 절임을 만들어 보았다. 요리랄 것도 없이 청에 담가 숙성만 시키면 되길래 도전!
만들어 놓고는 이 맛이 맞나, 조진 거 아닌가, 매일매일 몇 번이나 맛을 보며 긴가민가 했는데 언니들이 맛있다고 해줘서 정리해 본 레시피.
1. 토마토의 꼭지를 따고 깨끗이 씻은 후 엉덩이 부분에 살짝 칼집을 낸다.
- 나는 꼭지가 없는 토마토를 사서 찬물에 대강 헹궜다. 껍질은 어차피 벗길 거니까 막 깨끗하게 씻지 않아도 될 것 같다.
- 칼집은 십자로 내는 게 정석이나 일자로만 내도 상관없다.
- 칼집은 깊이 내지 않는다. 칼로 토마토를 자르는 게 아니라 토마토를 칼날에 갖다 대어 껍질을 터뜨리듯 하는 게 좋다. 그런데 이 방법이 통하려면 토마토가 싱싱해야 한다. 냉장고에 며칠 넣어두니 껍질이 질겨져서 칼집을 얕게 내는 게 어려웠다.
2. 끓는 물에 토마토를 살짝 데친다. 15-20초 정도가 적당한 것 같다. 칼집을 낸 부분의 껍질이 팔랑팔랑 들리기 시작하면 꺼내면 된다.
3. 찬물에 한 김 식히고 껍질을 깨끗이 벗긴다. 유튜브 틀어 놓고 의자에 앉아서 하는 걸 추천.
4. 적당한 용기에 옮겨 담고 매실청을 붓는다.
- 용기는 열탕 소독하는 게 좋다고 하나 귀찮기도 하고 어차피 오래 두고 먹을게 아니라 그냥 뜨거운 물로만 헹궈줬다.
- 토마토에서 수분이 빠지기 때문에 매실청은 토마토의 절반에서 2/3 정도만 붓는다.
5. 레몬즙을 넣는다. 생레몬을 짜지 않고 파는 레몬즙을 넣어도 된다. 생선 구워 먹을 때 쓰려고 사둔 게 있어서 생레몬을 썼다. 반 개씩 짜 넣었다.
하루만 재우고 먹어도 되지만 맛이 덜 들어서, 2-3일
정도 냉장고에 뒀다 먹는 게 좋다. 토마토가 매실청에 완전히 다 잠긴 상태가 아니므로 가끔 냉장고 열 때마다 용기를 뒤집어 흔들어준다.
상큼 달달해서 손님상에 애피타이저로 내놓기 좋고 소화에 도움을 주는 매실이 들어가서 디저트로도 좋다. 간편한 술안주로는 말할 것도 없다.
다 건져먹은 매실액에 토마토를 한 번 더 채워 넣었다.
유자청으로 담아도 맛있다길래, 하이볼 해 먹으려고 집에 사둔 유자청으로도 담아봤다. 기대된다.
무엇보다 언니들이 맛있게 먹어줘서 기분이 좋았다. 이 맛에 요리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