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인 성장보단 내면의 안정을 얻은 해
예상치 못했던 퇴사,백수,이직
이번 한 해는 예상치 못한 변화와 순간들로 가득 차 있었으나 역설적으로 안정적인 해였다.
지난 몇 년 동안과는 달리 올해는 공격적인 목표를 세우지 않았던 것이 특징이었다.
그러나 한 해를 돌아보면 예상치 못한 일들이 나를 자극했고, 결국 모든 경험이 큰 안정과 터닝 포인트를 선사한 한 해였다.
이러한 순간들을 통해 어떤 걸 느꼈는지 한 해를 회고해보고자 한다.
1. 나 - 나락도 락이었다.
2. 커리어 - 예상치 못했던 퇴사,백수,이직
3. 올해의 키워드 되짚기
4. 내년의 집중하고 싶은 키워드는?
올 해 상반기는 개인적으로 괴로운 일이 많았었다.
여러 어려움 속에 번아웃까지 겪으면서, 나 자신이 더 나아갈 수 없는 곳으로 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퇴근길을 걸으며 "이러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고, 4월의 어느 날 퇴사하게 되었다.
좋은 동료들과 작별하고 성장의 기회를 놓치며, 퇴사 결정을 내리는 건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이직할 곳을 찾지 않고 빈손으로 떠나는 것은 더욱 무모한 선택으로 느껴지게 만들었다..
퇴사 후에 내가 집중한 목표는 두 가지였다.
먼저, 기존에 해보지 않았던 경험들을 많이 쌓아보기로 했다.
혼자 여행 다녀오기, 혼자 바를 방문해보기, 오랜만에 만나지 못한 친구들 만나기 등
여러 가지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구체적으로 해본 것들
혼자 여행, 킥복싱, 해외 여행, 안 가본 동네 가보기, 클럽 가보기, 멘토링하기, 커피챗 해보기 등등
두 번째는 진정한 자기 관리였다.
나는 평소 어떤 것에 몰입하면 그것 외에는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았다. 심지어 나 자신에게도 그랬었다.
퇴사 후에는 이러다간 내가 나를 망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자기 관리를 시작했었다.
몸의 건강을 위해 자전거 타기, 산책 등 작은 것이라도 끊임없이 움직이려고 노력했었고
마음의 건강을 위해 독서와 병원 방문을 꾸준히 했고 설거지와 청소 등 간단한 집안일도 매일 하려고 했었다.
이러한 노력 끝에 하반기에는 심리적으로, 정신적으로 상당히 회복되었다.
특히 이런 경험을 통해 "나락도 락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내 인생에 이렇게 어려운 일이 있는 것이 맞는 걸까 생각했는데, 하나둘 시도한 일들이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와 심리적 안정과 자기만족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만난 지인, 동료들도 내가 몰라보게 안정적이어 보인다는 말을 전해줬다.
내가 했던 노력들이 주변 사람들의 눈에도 보이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를 느낄 수 있었다.
23년 커리어 일대기
1~4월 : 첫 번째 회사 근무
4~7월 : 퇴사 및 백수의 삶
7월: 이직 성공
7~12월 : 두 번째 회사 근무
위 "나" 파트에서 언급했던 일련의 일들을 겪고 4월에 퇴사하고 나니
또 다시 취준생의 자리로 돌아가게 되었다.
퇴사를 하자마자 했어야 했던 건 포트폴리오와 이력서 정리였다.
나는 그 당시 첫 회사 밖에 다니지 않은 응애였던지라 이력서를 정식적으로 써 본적이 없었다.
다행히도 그 당시 커리어 코치님의 도움을 받아 시작은 어렵지 않게 했다.
처음에는 내 경력이 그렇게 뛰어나지 않아서 미루고 싶었지만, 정리하다 보니
"나는 참 많은 일들을 해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정도 이력서가 정리되고 난 이후에는 지원서를 넣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내 도메인과 관련되지 않은 곳을 넣어서 그런지 서류에서 대부분 떨어졌었다.
나중에는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 평소에 가고싶었던 곳의 JD에 맞춰 이력서를 맞추는 것으로 전략으로 변경했었다.
일부 회사의 면접을 보고 있던 어느 날 평소에 관심있던 모 회사에서 서류가 합격했다고 전화가 왔었다.
면접 경험이 많지 않아 손이 떨렸으나 키워드, 프로젝트, 인적성 부분으로 나눠 철저히 준비했다.
준비한 내용이 워낙 많아서 그랬는지 내용을 외우고 스피치 연습을 하는데도 오래 걸렸다. 면접 준비를 할 때 한 가지 인상깊었던 겅험도 있었다
평소에 좋아했던 회사라서 너무 긴장한 나머지 지인과의 모의 면접 때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었는데, 그때 지인이 해준 말이 기억에 남는다.
너 지금 하나도 안 멋있어. 그 회사에 주눅이 든 것 같애
그 말을 듣고 내가 너무 저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 말이 나를 너무 관통하는 말 같았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좀 더 당당한 태도로 면접을 준비했다.
실전의 질문은 대부분 예상 질문 안에 있던 질문들이었고
"면접관이 듣고 싶은 말을 하자, 나를 보여주는 것도 잊지 말자" 라는 목표에 맞춰 준비한 덕에 결국 최종 합격을 할 수 있었다.
그로부터 어느덧 5개월이 지난 지금, 나는 정규직 전환에 합격하여 "쿠폰"이라는 도메인의 PM으로써 일하고 있다.
처음에는 중견기업의 업무 환경과 문화가 스타트업과는 다르기 때문에, 혼란이 많았으나,
지금은 어떻게 성장해야 하고 어떤 것에 포커싱을 해야 하는지 깊이 생각해본 끝에 내 나름의 결론을 내린 상태이다.
(이때의 경험에 대해서는 별도의 글로 자세히 정리하겠다.)
누군가에게는 무모하게 보일 수도 있는 퇴사 후 이직 경험이었지만, 나는 오히려 단단해지고 안정된 모습으로 성장하게 되어 다행으로 생각한다.
불안한 감정을 안고 이직했다면, 나는 지금 이렇게 한 해를 회고해 볼 수 없었을 것이다.
이직을 통한 레슨런
1. 이직 과정에서는 스스로에 대한 메타인지가 중요하다.
2. 면접관이 듣고 싶은 말들로 이력서를 만들자.(나를 속이지 않는 선에서)
3. 주변의 동료들을 최대한 이용하자
나는 평소 안정이라는 감정을 기피해왔다.
안정감을 느끼게 되면 현실에 안주하게 되고, 성장을 둔하게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안정은 성장을 촉진시키는 마중물이다.
더 멀리 걸어가려면 튼튼한 다리가 필요하고, 더 멀리 성장하려면 튼튼한 내면이 필요하다.
이 당연한 사실을 몰랐다는게 야속하나 이제라도 깨달은 것에 큰 감사를 느낀다.
내년에는 인간적으로도, 커리어적으로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자 한다.
한 순간에 모든 것을 불태우는 대신 꾸준한 노력을 통해 성장하는 삶을 추구하고 싶다.
뿐만 아니라, 나의 성장이 환경과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집중하고자 한다.
단기적인 목표가 아닌 지속 가능한 선택을 통해 나만의 삶을 구축하고 나아갔으면 좋겠다.
작은 시도들도 많이 해보려고 한다.
주간 영어 회화 수업을 통한 언어 습득이나 10페이지씩의 독서 등,
작지만 꾸준한 목표를 세워 조금씩 성취해 나가고 싶다.
이러한 작은 노력들이 큰 성장으로 이어지리라 믿는다.
모두에게 행복과 풍요로운 한 해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