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미국과 중국 AI 경쟁구도
다들 설 연휴 잘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1월 20일 트럼프의 취임과 1월 27일 딥시크의 등장이 IT업계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시작되었습니다. 첫 1주일 동안 서명발표된 행정명령은 첫날 46개를 비롯해 24일까지 모두 60개입니다. 이는 8년 전 취임 첫째 주에 서명한 17개 행정명령보다는 4배 가까이 많고, 1기 대통령 4년간 서명한 전체 행정명령(220개)의 27% 정도입니다.
취임 첫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 바이든 행정부가 도입한 AI 관련 행정명령을 폐기했습니다.
바이든이 지난 2023년 서명한 해당 행정명령은 AI 시스템 개발자가 안전성 검증 결과를 정부와 우선 공유토록 하고, 정부기관이 관련 기준을 설정해 화학·생물학·방사능·핵·사이버 위협을 관리토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소비자·근로자·국가 안보에 미치는 AI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 같은 방침을 마련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AI 혁신을 저해하는 과도한 규제로 규정하고 임기 첫날부터 폐지 수순을 밟았습니다.
트럼프는 이번 선거에서 법인세 최고세율을 15%까지 인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정부 1기 시절에 법인세 최고세율을 35%에서 21%까지 낮췄는데, 이를 15%로 더 낮추겠다는 계획입니다. 빅테크들의 이자 부담 및 법인세 부담이 감소, AI 연구개발(R&D) 및 사업 확대에 필요한 자금을 더욱 쉽게 확보할 수 있게 될 전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바이든 행정부의 인공지능(AI) 관련 행정명령을 전격 폐기하며 약 5천억 달러(한화 약 700조 원) 규모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발표했습니다.
'스타게이트'는 오픈 AI를 중심으로 오라클, 소프트뱅크 등 민간 기업들이 협력해 슈퍼컴퓨터와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지난해 11월 오픈 AI가 발표한 초기 구상이 확대된 형태로,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백악관에서 공식적으로 선포됐습니다.
프로젝트 초기 투자액은 1천억 달러(한화 약 140조 원)이며 향후 4년 동안 최대 5천억 달러(한화 약 700조 원)까지 확장될 예정입니다.
이러한 정책들은 미국 내 AI 산업의 혁신과 성장을 촉진하는 동시에, 글로벌 AI 패권 경쟁에서 미국의 우위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중국의 AI 기업들이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 스타트업인 DeepSeek은 ChatGPT와 경쟁하는 AI 모델을 출시하였습니다.
2022년 말 OpenAI의 ChatGPT가 출시되자 중국 기술 회사들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자체 챗봇을 개발하기 위해 앞다투어 뛰어들었습니다.
중국 대표 기업인 바이두가 대규모 모델을 출시하고, 수십여 개의 중국 기술기업이 자체 AI 모델을 출시했지만 미국과 중국 기업 간의 AI 역량 차이로 중국에 대한 실망감이 만연해있었습니다.
1월 27일, 혜성처럼 등장한 스타트업 DeepSeek 모델의 품질과 비용 효율성은 이런 이야기를 뒤집어 놓았습니다. 딥시크 'V3'는 총 6천710억 개에 달하는 매개변수를 갖춘 모델로, 메타의 최신 모델인 '라마(Llama) 3.1' 버전보다 약 1.5배 더 큰 규모입니다. 그동안 오픈소스 LLM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라마 시리즈와 비교해도 방대한 수준의 매개변수를 자랑합니다.
또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오픈소스 형태로 출시돼 향후 글로벌 AI 생태계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딥시크 'V3'의 성능이 공인 가능한 벤치마크들을 통해 인정받았다고 평가합니다. 코딩 분야에서는 코드포스(Codeforces) 등 국제 공인 프로그래밍 테스트를 통해 메타 '라마 3.1'이나 오픈 AI의 '챗GPT 4o'와 어깨를 나란히 하거나 일부 영역에서는 오히려 앞선 결과를 보였습니다.
또한 사용 비용도 저렴합니다. DeepSeek의 공식 WeChat 계정에 게시된 글에 따르면, 지난주에 출시된 DeepSeek-R1은 작업에 따라 OpenAI o1 모델보다 20~50배 더 저렴합니다.
딥시크는 기술보고서에서 자사의 AI 모델 V3를 훈련하는 데 엔비디아의 저렴한 칩인 'H800' 2천여 개를 사용했다고 밝혀 업계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H800은 엔비디아가 미 정부의 수출 규제를 피하기 위해 만든 중국 수출용 제품으로, 성능을 낮춰 훨씬 더 저렴합니다. 그동안 미국의 AI 선두 기업들은 수만 개의 엔비디아 첨단 칩 ‘H100’을 사용해 AI 모델을 훈련해 왔는데, 저렴한 제품으로 동등한 기술을 선보인 점에서 Deepseek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DeepSeek의 AI 어시스턴트는 애플 앱스토어에서 ChatGPT를 제치고 상위에 올랐으며, 비용 효율적인 모델로 글로벌 AI 시장에 충격을 주었습니다.
중국의 저비용 인공지능(AI) 딥시크(DeepSeek)의 등장에 엔비디아 등 미국의 인공지능(AI) 관련 빅테크 기업들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딥시크 등장에 기존 인공지능 기업들의 경쟁력이 의심받으며 주가 폭락이 일어났습니다. 중국이 값싸고 뛰어난 성능의 인공지능을 개발함으로써, 이 분야에서 미국을 앞설 수 있다는 공포감에 주가가 영향을 받았습니다.
27일 미국 증시에서는 챗지피티(Chat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 출시 이후 증시에서 최대 빅테크 기업으로 성장한 엔비디아가 무려 17% 폭락해, 5890억 달러가 증발했습니다.
엔비디아 등 미 증시에서 비중이 큰 빅테크 기업들이 일제히 폭락하며 나스닥 지수는 3.1%, S&P 500 지수는 1.5%나 떨어졌습니다. 특히, 인공지능 및 반도체 관련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9.15%나 폭락해, 지난해 9월 3일 7.75% 이후 최대로 떨어졌습니다. 이 지수가 9% 이상 폭락하기는 코로나19 충격이 가해졌던 지난 2020년 3월 18일 이후 처음입니다.
일론 머스크는 SNS 엑스에서 딥시크가 표면적으로 밝힌 것보다 엔비디아의 비싼 최신 칩 'H100'을 대량 보유한다는 게시글을 공유했습니다.
해당 게시물은 스케일 AI의 알렉산더 왕 CEO가 딥시크가 약 5만 개의 엔비디아 H100을 갖고 있는데, 그들은 미국의 수출 통제 때문에 그것에 대해 얘기할 수 없다는 인터뷰 내용입니다.
머스크는 또 AI 모델 개발 비용에 대한 딥시크 측의 발표 내용을 비판적으로 분석한 아트레이드 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 개빈 베이커의 엑스 게시물 아래에 "흥미로운 분석. 지금까지 본 것 중 최고"라고 댓글을 달았습니다.
해당 글에서 베이커는 Deepseek의 기술 문서에 밝힌 개발 비용 6백만 달러(약 86억 원)에는 아키텍처, 알고리즘, 데이터에 대한 이전의 연구와 실험에 관련된 비용이 없다고 지적하며, H800보다 고 효율의 첨단칩이 활용되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엔비디아의 매출 중 약 20%가 싱가포르를 통해 이뤄지는데, 엔비디아의 GPU 중 20%가 중국 AI 기업에 들어갔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조제의 한마디
미·중 AI 전쟁, 이제 시작일까?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려고 첨단 반도체 수출을 막았지만, 중국이 결국 강력한 AI 기술을 만들어냈습니다. 특히, 이번에 등장한 ‘DeepSeek’이라는 중국 AI는 업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물론, DeepSeek이 정말 OpenAI 수준의 성능을 낼 수 있을지는 아직 검증이 필요합니다. 엔비디아의 H800 같은 제한된 칩으로 최첨단 AI를 만들었다는 점도 의문이 남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건, 미국과 중국의 AI 경쟁이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는 것이죠.
이제 AI 기술은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양상입니다. 한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들은 이런 흐름 속에서 어떻게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까요? 앞으로 AI 시장이 어떻게 흘러갈지, 더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때입니다.
� 이런 자료를 참고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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