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자기 계발을 시작한 지 929일(7월 17일 기준)이 지났다. 와… 연애도 1년을 넘어 본 적이 없는데 자기 계발을 2년 반을 넘게 했다. 당연하지만 이 시기에는 직장을 다니던 시절도 있었고 아프던 날도 있었으며 백수로서 한가히 보내던 날들도 있었다. 자기 계발과 함께한 지 벌써 2번째 겨울을 보내고 3번째 여름을 맞이하고 있다. 오늘은 내가 이 긴 시간 동안 어떻게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자기 계발을 지속해 왔는지 적어보고자 한다.
먼저 지속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계발을 하기 힘들 때를 염두에 두고 계획을 짜면 된다. 나 같은 경우에는 몸이 좀 약하기에 워낙에 아픈 날들이 많았다. 아픈 날에는 두 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많이 아픈 날과 다른 하나는 덜 아픈 날이다(안 하는 날은 없었다). 적당히 아픈 날은 단기간 내에 빠르게 집중해서 최소 시간을 마치고 남은 시간은 회복에 집중한다. 항상 문제는 크게 아플 때다.
예를 들면 감기 등으로 열이 많이 오르거나 심한 배탈로 황천길을 가기 일보 직전일 때. 난 그럴 때면 침대에 누워서 유튜브를 보거나 생각을 했다. 예를 들어 글을 쓸 때 우리는 먼저 글의 주제를 정하고, 글을 써 내려간다. 글을 써 내려갈 때는 주로 책상 앞에서 작성하겠지만 글의 주제를 정하는 것에는 굳이 장소가 구애받을 필요가 없다. 그렇기에 아플 때는 글의 주제를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침대에 누워서 ‘내가 어떤 글을 또 쓸 수 있을지.’, ‘내 글의 어떤 점이 문제인지.’ ‘어떤 방향성의 글을 더 작성할 수 있는지.’ 등등을 생각해 나갔다.
만약 이것마저 힘들다 싶으면 유튜브에서 자신이 쓰고 있는 글의 주제를 그대로 검색해서 유튜브의 내용을 들었다. 예를 들어 나는 주로 ‘자기 계발’에 관한 글을 썼는데 몸이 너무 아플 때면 유튜브에 ‘자기 계발’을 검색해서 내가 안 들었던 거나 다시 듣고 싶은 영상을 틀고 조용히 들었다. 그렇게라도 억지로 23분을 채웠다. 독서도 매일 했는데 집중이 되던 안 되던 침대에 누워서 책을 읽어 나갔다. 나의 경우에는 e-book을 이용해서 핸드폰으로 봤었는데 긴 베개를 베고 누워서 원래 내가 잘 때 베는 베개를 가슴 위에 올려놓는다. 가슴 위에 올려놓은 베개 위에 핸드폰을 두고 읽으면 손목에 부담이 안 가는 상태로 편하게 읽을 수 있다. 아플 때 운동의 경우에는 침대 위에서 가볍게 스트레칭만 조금 하고 끝냈다.
야근이나 회식 같은 걸로 밤에 바쁠 것 같을 때는 평소보다 1시간 정도 일찍 일어났다. 운동은 아침에 씻기 전에 팔굽혀펴기 20~30번 정도 하는 걸로 그날의 운동을 끝 냈고 씻고 나온 후에는 출근 전에 공부와 글쓰기를 다 마무리 지었다. 둘 다 최소 23분을 하면 되기에 저 두 가지를 끝내도 46분. 즉 14분이 남기에 충분히 할 수 있다. 남은 시간은 아침을 조금 천천히 먹으며 여유를 만끽했다. 평상시 독서는 항상 출근하며 지하철에서 보기에 책을 위해 굳이 더 일찍 일어날 필요는 없었다. 만약 야근이나 회식이 갑자기 잡혔고 아직 자신의 자기 계발을 다 못 한 상황이라면 다 끝나고 집에 가서 했다. 이 때는 나 자신과 약속한 것이 하나 있는데 밤 12시가 넘어도 안 자고 자기 계발을 끝낸다면 그 전날 한 걸로 카운트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14일에 야근이 있어서 글쓰기를 못 한 채 15일 00시를 넘어 버렸다. 이렇게 되면 원래는 14일의 자기 계발은 실패지만, 15일에 잠을 자기 전에만 그것을 다 끝낼 수 있으면 14일로 한 것으로 계산했다. 올림픽 같은 곳이면 탈락이었겠지만 이건 나 혼자 하는 자기 계발이므로 저런 여유를 두어서라도 이어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주로 아침 9시까지 출근하는 회사에 다녔지만 아주 잠시 동안 오전 10시에 출근하는 곳을 다닌 적이 있었다. 10시 출근은 집에 오면 너무 시간이 늦어지기에 아예 30분 일찍 일어나서 오전 중에 글 쓰기나 자기 계발 한 가지를 끝내고 출근을 했다. 그렇게 되면 오전 출근하기 전에 운동, 글쓰기, 독서, 공부 4가지 중 2가지를 끝낼 수 있게 된다(독서는 지하철 출근 시간 고정). 9시에 출근할 때는 평소와 똑같이 일어났고 출근 전에 독서만 끝냈었다. 다만 업무를 빨리 끝내는 날이면 자신의 상태를 파악해서 아직 쌩쌩한 머리면 남은 시간에 글이나 공부를 해 나갔고 업무에 너무 쥐어짜서 머리가 멍할 정도면 그저 멍하니 쉬었다. 나의 경우에는 주로 글쓰기를 했는데 메모장이나 워드 하나 켜 놓으면 어디서든 티가 나지 않으면서 쉽게 할 수 있으므로 그런 식으로 써 내려갔고 그게 아니라면 타이머만 켜 놓고 머릿속에서 조용히 앞으로 필요한 기획을 머릿속에서 세워 나갔다.
다른 무엇보다 가장 중요했던 것은 저 4가지 자기 계발 중 단 하나도 부담스러운 것은 없었다는 점이다. 애초에 내가 좋아하는 것들 위주였고 시간도 하루에 23분만 하면 되기에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다. 한 번에 다 하는 게 아니라 쪼개서 할 수 있었다는 점이 매일 자기 계발을 이어 나가는 것을 더 쉽게 만들었다. 아마 직장인에게 있어 자기 계발을 방해하는 3요소는 아픔, 야근, 귀찮음 이 3가지일 텐데 몇 주 저렇게 지속적으로 하다 보면 습관이 든다. 나에게 있어 습관이란 찝찝함이었다. 그날의 자기 계발을 안 하면 하루 종일 찝찝한 불쾌감이 나를 따라다닌다. 그러면 계속 안절부절못하게 되고 결국 귀찮음을 이겨내고 그날의 일을 하게 된다.
만약 그동안 직장인으로서 ‘자기 계발해야지!’ 생각만 하고 못 하신 분들이 계셨다면 이 글이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