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이직 뉴스레터 모집
요즘 채용 중이라 면접을 많이 보고 있습니다. 작년 이맘때 팀빌딩을 위해 면접을 많이 봤었는데, 오랜만입니다.
면접을 보면 안타까운 지원자들을 많이 만납니다. 다양한 회사에서 본인만의 경험을 한 지원자는 많지만 이를 채용 과정에서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사람은 극소수입니다. 충분히 가능성이 보이지만 ‘준비만 잘 되었더라면’이라는 아쉬움이 남는 지원자들도 많습니다. 열심히 준비한 지원자들 중에 유료로 취업이나 이직 컨설팅을 받은 사람들도 더러 보여, 더욱 안타깝습니다.
물론 취업과 이직을 위해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준비했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면, 지금과는 다른 취업과 이직 준비가 필요합니다. 그래야 지금과 다른 결과를 기대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취업과 이직 준비가 힘든 분들에게 한 가지를 제안하고 싶습니다.
제안은 간단해요. 먼저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것입니다. 취업이나 이직은 ‘나’라는 열쇠가 필요한 자물쇠(회사)를 찾고 여는 과정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내가 가진 열쇠와 풀려고 하는 자물쇠를 잘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취업과 이직을 준비하기 전에 스스로에게 묻고 구체적인 답을 내려야 합니다. 여기 취업과 이직을 위해 반드시 답해야 하는 여섯 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회사는 어떤 ‘역량’을 원하는가?
나는 그중 무엇을 가졌다고 설득할 것인가?
이를 위한 증거는 무엇인가?
회사는 어떤 ‘사람’을 원하는가?
나는 어떤 사람이라고 설득할 것인가?
이것을 위해 필요한 사례는 무엇인가?
1~6번 질문을 스스로에게 묻고 답하여 정리하는 것이 취업과 이직 준비의 핵심입니다. 사람들이 자기소개서나 이력서를 업데이트한다는 말로 취업과 이직을 준비하지만, 그저 최근의 일을 옮겨 적고 보기 좋게 정리하는 것에 그칩니다. 취업과 이직을 준비하는 것은 1~6번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뾰족한 답변을 내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증거와 경험을 수집하여 정리하는 것입니다.
1번의 답은 채용 공고를 잘 살펴보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채용 공고의 자격 요건이나 우대 사항을 분석하면 회사가 그 포지션에서 기대하는 핵심 역량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도 몇 가지 요령이 있는데, 이는 다음에 기회가 되면 자세히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2번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나는 회사가 원하는 핵심 역량 중 어떤 것을 가지고 있는가?’라고 말이죠.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내가 가진 열쇠가 됩니다.
1번과 2번 질문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이나 확신 없이 취업과 이직을 준비하는 지원자가 너무나도 많습니다. 본인의 강점이나 핵심 역량, 경쟁력을 친절히 묻는 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에도 난처한 표정을 짓습니다. 이 중요한 질문에 ‘성실함’, ‘꼼꼼함’과 같이 역량이라고 보기 힘들뿐더러 누구나 그렇다고 말할 수 있는 두루뭉술한 키워드로 대답하는 지원자를 볼 때, 저는 참 안타깝습니다.
역량은 일반적으로 ‘OO력’이라는 단어로 표현되는 과업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과 능력을 말합니다. 분석력, 논리력, 창의력, 실행력 등 핵심 역량은 수 없이 많고, 이는 다시 각 상위의 역량을 구성하는 ‘기술’과 ‘프레임워크’로 구성됩니다. 이 또한 자세한 이야기는 길어지니 여기서는 생략하도록 할게요.
2번을 통해 내가 설득할 핵심 역량을 결정했다면, 3번의 질문을 통해 이를 위한 증거들을 정리해야 합니다. 가장 강력한 증거는 경험과 성과입니다. 역량을 증명할 경험과 성과가 없다면, 그것을 만드는 것이 이직 준비의 첫 번째 단계가 되어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경험과 성과를 만든다’고 생각하면 막막해 하지만 사실 이것은 취직을 하지 않고 회사 밖에서도 누구든지 만들 수 있습니다. 이 또한 다음 콘텐츠에서 이야기해 볼게요.
지원자가 가진 핵심 역량에 대한 질문을 했는데 역량과 상관없는 경험을 말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아 안타깝습니다. 2번과 3번 질문에 대한 깊은 고민이나 증거 없이, 그저 본인이 얻은 최근의 가장 좋은 성과를 말하는 것이겠죠. 하지만 명심해야 합니다. 회사가 찾는 것은 ‘그냥 좋은 성과’가 아니라 회사가 채용을 통해 얻고 싶은 구체적인 역량입니다. 그리고 구체적인 경험과 성과로 이를 판단합니다.
4~6번 질문도 마찬가지입니다. 1~3번 질문이 ‘역량’에 대한 것이라면 4~6번 질문은 ‘성향’과 ‘태도’에 대한 것입니다. 보통 회사는 4~6번에 대한 답변을 통해 지원자가 우리 회사의 문화나 가치에 잘 어울릴지, 기존 팀원들과의 케미는 잘 맞을지, 우리 회사의 문제를 풀기 위한 성향과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를 판단하려고 합니다.
사람들은 1~3번의 ‘역량’과 4~6번의 ‘성향’이 같은 것이라고 오해합니다. 이 또한 긴 이야기가 되니 여기서 자세하게 말하지 않겠지만, 이 둘은 조금 다른 것입니다. 똑같은 ‘실행력’이라고 하더라도 차분하고 냉철한 성향을 바탕으로 할 수도 있고, 외향적이고 주도적인 태도를 바탕으로 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역량과 성향을 다른 것으로 구분하여 취업과 이직을 준비해 각각을 설득해야 합니다.
4~6번 질문에 답하는 방식은 동일합니다. 4번을 통해 회사가 찾는 ‘사람의 모습’을 이해하고, 5번을 통해 나는 그중 어떤 성향과 태도를 설득할지 결정하고, 6번을 통해 이를 증명할 구체적인 사례들을 모으면 됩니다. 4번 질문은 채용 공고에 힌트가 있을 수도 있지만 해당 회사에 재직하는 사람들과의 커피챗 등을 통해 이해하는 것이 가장 쉽고 정확합니다.
커피챗에 대한 이야기도 할 말이 많습니다. 커피챗이 유행이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하는 사람은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 커피챗을 그저 안면을 트고, 인사를 나누고, 채용 공고나 회사 홈페이지, 혹은 회사 리뷰 사이트에서도 충분히 얻을 수 있는 내용들을 묻고 답하면서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기도 합니다. 커피챗을 통해 내가 가고 싶은 회사의 내부인을 만나게 되었다면, 4~6번에 대한 답을 내리는데 도움이 되는 날카로운 질문들을 해야 합니다.
저는 이런 질문들에 대한 명쾌한 답변만 있다면 '준비가 부족해서’ 원하는 기업에 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한 명이라도 줄어들 것이라고 믿습니다. 여기서는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지 못했지만, 앞으로 조금씩 저의 이직과 면접 경험을 바탕으로 취업과 이직 준비를 도울 수 있는 구체적인 콘텐츠들을 마련해 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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