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우 미우에도 남성복은 존재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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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 미우 남성복이

돌아오기에 완벽한 타이밍.


프라다 그룹은 라프 시몬스가 미우 미우의 디렉터가 된다는 소문에 아직 아무런 언급을 하고 있지 않지만 가능성은 매우 높은 것으로 보입니다. 미우치아 프라다와 라프 시몬스는 오랜 친구이며 서로의 작업에도 깊은 관여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라프 시몬스가 지난 2005년부터 2012년까지 프라다 그룹 소속의 하우스인 질 샌더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기도 했었죠. 그는 무너져가는 질 샌더 하우스를 다시 끌어올린 장본인이기에 질 샌더에서의 커리어는 라프 시몬스에게도 큰 의미로 다가올 것입니다.


그가 가지고 있는 매우 현대적이고 미니멀한 디자인 감각은 미우 미우 컬렉션에 아주 잘 맞는 디자인을 제안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는 건 그가 보여주길 바라는 미우 미우의 남성복이겠죠. 미우 미우의 남성복 컬렉션은 1999년부터 2008년까지 전개된 후 종료되어 많은 아쉬움을 낳았습니다. 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기도 하죠. 라프 시몬스가 과연 미우 미우에 들어와 남성복을 다시 한번 보여줄 수 있을까요?




미우 미우 남성복의 탄생 배경


프라다의 서브 라인으로 알려져 있는 미우 미우는 1992년 처음 대중들에게 공개되었지만 남성복은 7년 뒤인 1999년 첫 선을 보였습니다. 봄·여름 시즌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첫 번째 쇼케이스를 장식했지만 본질적으로는 여성복 컬렉션에 포함된 캡슐일 뿐이었죠. 다음 시즌이 돼서야 처음 런웨이에 오르며 남성복에 대한 기준을 본격적으로 정립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편안한 기성복을 기반으로 기능적인 액세서리와 어글리(?)한 풋웨어로 오늘날 트렌드를 이끄는 아이템을 미우 미우의 남성복은 약 20년 전에 선보였었죠.


그렇다면 미우 미우의 남성복은 왜 브랜드가 전개된 지 7년 뒤에 대중들에게 소개되었을까요? 1990년대 후반까지 프라다는 럭셔리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필수 브랜드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뉴욕 타임즈의 에디터 콘스탄트 C.R. 화이트는 프라다를 두고 "삭막하다시피 한 검은색 의류를 입고 빛나는 블랙과 실버의 역삼각형 로고가 새겨진 가방."이라고 묘사하기도 했습니다.


같은 해, 프라다는 미국 뉴욕에 위치한 5번가에 매장을 열며 미국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이때 프라다 스포츠 라인과 미우 미우도 함께 진열되어 더욱 많은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고 매출에도 큰 도움이 됐습니다. 미우치아 프라다는 1998년 뉴욕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왜 남성복을 만들고 싶냐는 질문에 "갈수록 더욱 많은 사람들, 특히 젊은 사람들이 옷에 대해 점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라고 말했고 그녀의 남편이자 브랜드의 CEO를 맡고 있던 파트리시우 베르텔리는 "우리는 꽉 막힌 럭셔리 웨어를 운영하는 게 아닙니다. 우리는 패션과 예술에 있어서 세련되기를 원해요. 젊은 사람들의 새로운 아이디어는 우리에게 큰 영감을 주죠."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프라다 그룹은 프라다 스포츠를 비롯해 미우 미우의 가격대를 컬렉션 라인보다 40~50% 낮게 책정하며 큰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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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 미우 남성복만의 코드


미우 미우 남성복 컬렉션은 현재 수많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다루는 옷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지난 쇼를 보고 있자면 화려한 로고나 인스타그램에서 흔히 보이는 스타일링과는 거리가 있죠. 대신 미우 미우 남성복은 테일러링을 중심으로 만들어져 매우 미니멀하고 심플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때로는 너무 진부한 디자인을 해야 한다는 것이 저를 매우 화나게 만들어요. 하지만 미우 미우 남성복에서는 그 진부함 속에 보이는 아름다움이 있죠. 그것을 보고 나서야 저는 그 화를 가라앉힙니다. 저를 매우 침착하게 만들어줬죠." 그러나 다시 한번 자세히 들여다보면 나름 파격적인 디자인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2002년 가을·겨울 컬렉션에서는 나일론으로 제작한 수트에 MA-1 자켓의 디테일을 넣었고, 2005년 가을·겨울 컬렉션에서는 남성복을 상징하는 더플코트, 가죽 자켓, 오버코트의 허리에 벨트를 달아 여성적인 무드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미우 미우 남성복의 팬들은 이것에 환호하기도 했죠.


2005년 봄·여름 컬렉션에서 공개됐던 기하학적인 패턴과 버섯, 바나나를 모티브로 한 프린팅이 새겨진 스웨터는 미우 미우 남성복이 없어진 후 프라다 메인 컬렉션에 오르기도 했죠. 우리는 수년이 지난 후 미우 미우 남성복을 본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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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페인 화보


만약 이 글을 보고 있는 여러분들이 프라다 그룹에 관심이 있었다면 혹은 이들에 관련된 이미지를 검색해봤다면

미우 미우 남성복의 캠페인 화보가 다른 브랜드에 비해 브랜드의 정체성이나 그들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매번 담아냈다는 사실을 알 것입니다.


에디 슬리먼은 수척하고 야윈 모델들을 기용해 새로운 디올 옴므를 표현해냈지만 그 당시 많은 매체에서는 보다 마초적인 이미지에 더욱 열광했습니다. 하지만 미우 미우 캠페인에 등장한 모델들은 야위거나 수척하지도 않았고 마초적이지도 않았습니다. 모델이긴 했지만 약간은 평범한 모습이었죠. 미우 미우는 보다 미래를 생각했습니다. 브랜드가 앞서 나가길 원했죠. 이 캠페인을 촬영했던 세계적인 포토그래퍼 윌리 반데페르를 비롯해 프라다와 함께 협업을 진행하기도 했던 스티븐 마이젤, 호스트 디케르데스, 노베르 슈에르너는 미우 미우가 추구했던 미래적인 것들을 렌즈에 담아내며 놀라운 기여를 해내기도 했습니다.


미우 미우의 팬들은 1999년 봄·여름 시즌 열대 온실을 떠오르게 하는 배경들을 많이 기억할 것이고 1999년 가을·겨울 시즌 유리창으로 덮인 고층 건물을 통해 세련된 시티 스타일을 선보이기도 했었죠.




왜 지금이 미우 미우 남성복이 부활하기에 좋은 타이밍인가?


시간이 지날수록 미우 미우 남성복은 상업적으로 실패하며 살아남지 못했지만 현재 남성복 시장은 그때보다 훨씬 강한 위치에 서있습니다. 이번 2020년 가을·겨울 시즌 트렌드로 자리 잡은 테일러드 기반 럭셔리 웨어는 미우 미우 남성복의 상징적인 선들은 다시 되살리기에 적절한 시기이죠.


데이즈드 매거진의 편집장 도미닉 케이도건은 미우 미우 남성복이 전개를 중단한 지 10년이 지난 2018년 "현대의 남성복은 세 가지로 분류된다. 스트리트 웨어 아니면 클래식 테일러링 그리고 이 둘을 합친 듯한 럭셔리 스트리트 웨어가 있다. 그리고 이 모든 특징을 살려냈던 남성복은 미우 미우 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트렌드의 정상에 서있는 디자이너인 디올 맨의 킴 존스, 루이비통의 버질 아블로, 1017ALYX9SM의 매튜 윌리엄스는 미우 미우의 남성복이 현재의 코드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도 했습니다. 버질 아블로가 루이비통에서 보여주고 있는 럭셔리 스트리트 웨어와 매튜 윌리엄스가 보여주고 있는 기능적인 유틸리티 액세서리들 말이죠.


또한 로고 플레이로 가득 찼던 트렌드가 점점 조용해지고 디자인의 본질에 맞는 것들이 부흥기를 맞으며 변화되고 있는 남성 패션은 미우 미우 남성복에 있어서 돌아올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전개를 종료한 지 10년이 지났으며 라프 시몬스가 캘빈 클라인에서 겪었던 실패가 걸림돌이 될 수는 있겠지만 많은 팬들은 미우치아 프라다가 라프 시몬스를 다시 데려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이 소문이 곧 사실로 밝혀질 거란 확신은 없지만 미우 미우를 다시금 일으킬 디자이너는 틀림없이 라프 시몬스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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