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Anthony Vacarello
이번 신작 컬렉션 발표 또한 야외무대에서 진행됐으며 2019 봄/여름 시즌과 같은 장소인 에펠탑 앞,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공개됐습니다. 파리의 하늘은 공교롭게도 비가 올 듯했고, 관객들은 비를 뚫고 쇼를 보기 위해 모여들고 있었습니다. 쇼가 공개되기 직전까지 비바람이 기승을 부렸지만 쇼의 시작을 알리는 음악이 울릴 무렵에는 신기하게도 비가 그쳤습니다. 덕분에 런웨이에는 물이 쌓였고, 런웨이 주변에는 안개가 자욱해 쇼 연출의 일부인 듯한 느낌마저 주었습니다. 스테이지에는 수많은 스포트라이트 조명으로 빛의 기둥을 표현했고, 중저음으로 울려 퍼지는 음악과 함께 모델들이 등장했습니다.
쇼의 초반에는 더블 브레스티드 논-카라 재킷에 셔츠와 팬츠가 조합된 룩이 메인으로 등장했습니다.
매니쉬한 인상을 심어줬지만 매우 짧은 쇼트와 단추를 풀어헤친 셔츠로 스타일링을 해, 앤서니 바카렐로의
특기인 관능적이고 섹시한 여성스러움 또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짧은 기장의 하의가 주를 이룬 피스들이 지나고 이젠 긴 기장의 하의를 필두로 한 룩이 등장하면서 쇼의 분위기는 반전됐습니다. 반짝이는 자수를 담아낸 시슬 드레스와 얇은 주름으로 마무리한 골드 컬러의 스커트가 런웨이를 비추는 수많은 조명에도 뒤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쇼의 중반부에 존재감을 드러냈던 시스루 디테일의 드레스와 블라우스는 메종을 대표하는 컬러인 블랙뿐만이 아니라 네이비, 보르도, 다크 그린과 같은 깊이감이 느껴지는 컬러를 배치하여 우아한 느낌을 자아내며 엘레강스한 페미닌 룩을 선보였습니다.
피날레에 가까워짐에 따라 런웨이를 차지한 것은 시커멓게 물든 블랙 컬러의 테일러드 재킷과 드레스였습니다.
다만 빛을 반사하는 텍스타일로 꾸며진 액세서리와 함께 매치해 런웨이의 수많은 조명과 무대 뒤로 우뚝 솟은 에펠탑의 조명과 맞물려 화려한 빛을 발하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