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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영 Jul 15. 2021

미래(未來) 외 2편

부유하는 글을 모으다




사람은 사람을 낳고 우주는 지구를 낳고

답이 아님을 알고 있음에도 끊임없이 되풀이되고

되풀이하고.



멍청한 사람들과 부서지는 나무들 사이에서

숨이 얕아지고



끝내 잠들고

다시 부화하고

껍질이 떨어지고


닳아빠진 출발선에 다리를 모으고 서 있으면

맑은 것들은 결국 먹구름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미래>










하루가 끝나고 먹구름이 물러난 자리로 비가

떨어졌다.

노을은 아직 들이칠 생각이 없는지,


부자연스러운 회색의 맑은 하늘만이


파노라마처럼 쭉 이어졌다.


​​

늦은 시간이란 걸 잊은 듯 기묘한 색이었다.


​​

그것은 매우 거대하고 형용하기 힘든 풍경. 조금은 버거운 광경이었다. 태연히 내리는 얇은 가닥의

비와


하늘, 무거운 공기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았다.


​​

이질적인 조화는 신기루 같기도 했다. 잘못 보고 있는  것은 아닐지, 내가 공중으로 뜬 도시를 보고 있는 것은 아닐지 생각했다.

​​


하늘을 믿을 수 없는 눈으로 잠시 바라보았다.



다 가짜가 아닐까. 회색, 그리고 내내 내리는 맑은 비가.


​<흰 낮, 비>







헤엄이 얼마나 즐거운지 아시나요?



천상에 얼굴을 내밀면요. 산뜻한 바람이,

새콤한 과일 같은 바람이 온몸을 훑고

지나가거든요.

​​

그때부터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게 좋아요.


​​​

천천히 배영하며 뻥 뚫린 천장을 바라봐요.

구름과 바람과 하늘이 나를 떠밀어요.

하루 중 가장 아늑한 시간이에요.


​​​


잠드는 것보다도 치열한 삶보다도


그 무엇보다도 아름답고 행복하죠.




그제야 나는 내가 되는 것 같아요.




<sw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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