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동이 낳은 탄환은 평화를 파괴한다
침략자 앞에서 대놓고 혐오를 표출할 만큼 대담한 것도 아니다. 나를 용인해 줄 수 있는 이들 앞에서만 성을 지독하게 내는 교활함이 몸에 깊게 배어 있어서, 칼날을 들이미는 것은 오히려 아군 쪽이다. 실패를 두고 대신들을 몰아세우는- 영원히 군림하는 중세의 태양왕처럼, 그들을 가차 없이 힐난한다. 입에선 화살이 쏟아지고 손가락은 창끝이 된다. 그러나 놀랍게도 나는 왕이 아니고 그들 또한 나의 부하가 아니거니와, 오히려 내가 그들의 양분에 기생하고 있는 꼴에 더 가깝다. 불합리함을 바로잡으려 모의하는 것이 반란인데, 나는 폭정을 위해 부박하게 나선다. 윤리와 미덕을 논하던 몸에서 정반대의 폭력을 쏟아낸다. 사랑은 추락하고 떳떳하지 못한 분노만이 남는다. 인류가 겪어온 오랜 역사 중 가장 버릇없고 건방진 쿠데타가 이루어진다. 그렇게 인간은 두 얼굴을 가진 신이 된다. 그러나 이 쿠데타는 영원히 실패로 남는다. 겉으론 이겼다 해도, 패배의 끔찍한 비명을 지르는 것은 언제나 나다.
고등학교 2학년.
친부가 나타나지만 않았다면, 나는 줄곧 평화롭게 자랐을지도 모른다. 이 모든건 충동이 낳은 탄환같은 일들이었다. 고등학교 2학년까지는 그래도 엄마와 잘 지냈다. 나는 엄마를, 엄마는 나를. 애증의 존재였을지도 모르겠지만, 큰 문제는 없었다.
어느날, 나를 막내동생처럼 여기며 가까이 지내던 이모가 있다. 이모는 일터로 향하는 길 친부를 만났다고 한다. 오랜만에 만난 그 둘은 나의 얘기를 주고받았고, 내 사진도 주었다고 한다. 친부는 이모에게서 용기를 얻었던 걸까 나에게 연락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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