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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무드 May 07. 2024

타지에서 살아가기

더 건강하게 살아남기

결혼을 하면서 남편과 나는 연고 없는 타지에 정착했다. 그곳은 바로 대구 처음엔 보수적인 성향이 상당한 이 지역에서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곤욕이었다.(지역감정을 떠나 연고 없는 타지생활을 말함이다.) 친해진 대구사람들에게 하소연이라도 하면, 모두 다 똑같이 입이라도 맞춘 듯 말한다.


“원래 처음엔 다 그렇다. 지나고 보면 정 많다.”


5년이 되었는데 5년 단골 김밥집 사장은 아직도 까칠하고 불친절했고, 서울사람 깍쟁이라는 말 있듯이 이 지역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친해지기 힘든 스타일이었다. 나와 같은 또래는 얘기가 다르다. 내가 처음 접한 사람들은 5-60대 아줌마들이었다. 말투와 행동 모든 게 드셌다.



그래도 어쩌겠나. 내 마음이 풍요롭지 않아서 그랬구나 생각하고 우리가 살아가게 될 이곳에 정을 붙이기 시작했다. 혼자 있고 싶을 때 갈 곳. 바람 쐬러 가고 싶을 때 가는 곳. 비가 오면 가는 칼국수집. 월차날 바람 쐬러 가는 곳들을 하나둘 정하기 시작했다.


6년 전 고속도로에서 났던 사고로 트라우마 극복을 못한 나는 도시고속도로는 아직 무리다. 타지로 오면서 아이를 낳고 나니 운전이 더 두려워졌다. 그런 내가 콧바람 쐬러 가는 곳은 고작 2km 반경 내에 장소들이었다. 이곳도 한 2년 정도 가니까 지겹더라.. 그래서 오늘 도전한 우리 집에서 6km나 떨어진 곳에 가보았다. 노트북 가방을 들고 핫플카페에 가는 게 목적이었다. 가서 글 한편 쓰고 오는 게 목표였다. 목적지까지 무리 없이 가게 되었고, 위시리스트 하나 성공이다!


오전수영 2시간에 카페 찍고 밥 먹고 오기까지 이렇게나 마음먹고 해야 하는 것이라니 생각보다 나는 참 겁이 많구나. 그래도 오늘 또 하나 해낸 내가 자랑스럽다. 생각과 실천의 간격을 줄인 오늘 하루도 대견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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