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다시 개발공부에 임하기로 했다
이번달부터 정글 프로그램에 합류하게 되었다. 앞으로 5개월 동안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총 다섯 번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된다. 그중 첫번째 프로젝트를 막 마친 시점에서, 이번 프로젝트가 어땠는지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공부방향을 점검해보고자 한다.
첫번째 프로젝트는 <웹서비스 만들어서 배포하기> 였다. 우리팀이 만들고 싶었던 것은 나만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서 노래를 검색해 추가하는 서비스였다. 나를 포함한 우리 팀원들에게는 쉽지 않은 과제였다. 우리는 각자 필요한 기술 스택 - Git, 자바스크립트, 파이썬, 몽고디비, aws 클라우드 컴퓨터, 시큐어 셸 - 을 전부 다 알지는 못해도 한 두개씩은 잘 알았다. 부족한 걸 채워주면서 가끔은 답답할 때도 분명 있었겠지만, 돌이켜 생각하면 떠오르는 장면들은 온통 즐거웠던 시간들 뿐이다.
주어진 3일의 시간 중 하루는 밤을 꼬박 새웠는데, 끝까지 노력한 덕분에 메인 플로우 기능은 다 구현을 해냈다. (그럼에도 물론 잔잔한 버그들이 있었다..^^) 만약 혼자서 하는 프로젝트였다면 중간에 포기할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타인과 같이 하는 작업이라서 끝까지 해낸 것 같다. 팀원의 존재감이 많은 힘을 줄 수 있다는 걸 새삼 느꼈다.
돌이켜보면 아쉬운 점들이 꽤 많다. 며칠 간 나란히 머리를 맞댔지만 실수 투성이였고 마지막에는 밤새 작업을 한 나머지 피곤해서 발표 준비도 부족했다. 처음부터 필요한 기술스택에 대해 미리 논의를 해보고 학습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중간중간 서로의 지식수준이 달라 당황하는 일이 적었을 것 같고, 이슈 트래킹 툴을 활용했다면 작업 도중 버그 리포팅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었을 것 같다. 무엇보다 초반에 작업규모 산정은 원래도 잘 못했지만 이번에도 역시 못했고, 오차를 줄일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을 절실히 했다. 앞서 언급한 팀원들의 스킬체크를 미리미리 해두는 것도 정확한 일정 산출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앞으로 다가오는 프로젝트들은 알고리즘 이론과 네트워크, 운영체제의 딥 레벨 지식을 학습해야 만들 수 있는 것들이다. 여기 오기 전에 했던 알고리즘 30일 챌린지와 CS 전공지식 질의응답 스터디를 통해 쌓아올린 시간들이 이곳에서의 학습을 도와주는 밑거름이 되어줄 수 있으면 좋겠다.
앞으로의 공부계획을 말해보자면, 일주일의 절반은 이론에 쏟고 나머지 절반은 작업에 쏟는 것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상황에 따라서)한 주의 앞부분 혹은 뒷부분에 3일은 이론공부를 한다
작업을 하며 모르는 게 있다면 적어두었다가 그 주 끝에 꼭 찾아본다.
문제풀이를 할 때는 한 문제에 최대 한 시간까지 고민하고, 방법을 생각해내지 못하면 다른 사람의 풀이를 참고한다
다시 한번 풀어볼 문제, 풀지 못한 문제는 익숙해질 때까지 매주 한번씩 재도전한다
실무 프로젝트를 한다면 시작 부분에 기술스택에 대한 논의를 먼저 하자고 제안한다
실무 프로젝트가 끝나면 노션에 기록한 내용을 바탕으로 회고를 자세하게 적는다
이번 과정이 끝나고 나면 백준에서 실버 유형이라고 불리우는 문제들은 대부분 수월하게 풀 수 있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정확하게 아는 지식의 양을 늘려서 똑똑해지고 싶다. 왜냐하면 똑똑해지면 여유가 생기고, 여유가 있으면 동료들에게 친절하고 여유가 있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목표는 똑똑하고 친절한 동료가 되는 것이다. 좋은 동료가 되어 좋은 동료들을 만나고 싶다.
정글에 좋은 사람들이 많아서, 나만 마음을 연다면 좋은 동료를 만들 수도 있을 것 같다. 좀더 행운이 따른다면 친구가 생길지도 모르겠다. 이곳에서 내가 지키고 싶은 생활습관은 세 가지이다.
자정 쯤에는 자고 일곱시 쯤에는 일어나기
꾸준히 아침 운동을 해서 체력 관리하기
그 외의 시간에는 온전히 프로젝트에 집중하기
건강하고 규칙적인 몸에 총명한 정신이 깃든다고 생각한다. 룸메이트분도 운동을 좋아하셔서 같이 다니면 재밌을 것 같다.
Photo by Vultar Bahr on Unsplash
TMI.
개인적으로 우주 이야기를 흥미로워해서 NASA의 뉴스레터를 구독하고 있다. 최근에 달에 우주정거장을 세우는 계획의 일환으로 시도하는 아르테미스 1호 발사가 번번이 실패하고 있다. 라이브로 지켜보려고 가상 티켓도 신청하고 알림 설정도 해놓았는데 많이 아쉬웠다. 물론 당사자들이 가장 아쉬울 것이다.
이러다가 내가 정글 과정을 끝내는 게 아르테미스 1호 발사 성공보다 먼저이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우주 정거장을 개척하는 일은 나하고는 별로 상관이 없지만, 번번이 실패하는 모습을 지켜보다 보니 내적인 친밀감이 쌓였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시도하는 아르테미스호에서 영감을 받아서, 나도 어려움이 있더라도 낙심하지 말고 해결할 방법을 찾아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