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망설여졌던 것이 사실이다. 여덟 시간이 넘는 비행시간에 유럽까지 갈 수 있을 것 같은 비행경비까지. 이 돈이면 하와이를 가는게 낫지 않을까, 프랑스를 한 번 더 가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은 망설임이 큰 나라였다. 하지만 발리에 다녀온 지금, 매일같이 발리 여행 카페의 새 글들을 찾아 읽는다. 곧 발리로 향하는 여행자들의 기대감과 현재 발리에서 지내는 여행자들의 흥분감. 그들의 글을 읽고 있으면 나도 우붓 어느 카페에서 함께 커뮤니티를 읽고 있는 것 같은 묘한 동질감이 든다. 이런 적은 잘 없었는데 너무 빨리 발리를 그리워 하고 있다.. 큰일일세..!
그 먼 발리까지 가서 무얼하며 지냈냐고 묻는다면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음'의 연속이었다.
필수로 다녀온다는 동부투어, 남부투어는 물론 발리 자연의 정수를 볼 수 있다는 일출투어도 하지 않았다. 몇 달간 이런 저런 고민으로 마음의 에너지를 다 써버려 살랑살랑 교외를 다닐 힘이 도무지 생기지 않았다. 이런 수동적인 모습에 가장 반가워 한 것은 집돌이 남편이었지만..
처음 도착한 지역은 '우붓'. 몽키포레스트가 가장 핫한 관광스팟인데.. 포레스트 왜 가..?
그냥 도로에 원숭이들이 사람처럼 걸어다니고 있다.
여행하기에 가장 좋다는 건기에 왔건만 비가 쉼없이 쏟아졌다.
테라피 요가를 들으러 왔다가 잘 자고 갑니다..
빗 속의 우붓
비가 오니 갈 곳이 더 없어진 우리는 동네를 줄기차게 돌아다녔다.
유명한 로컬 바에서 라이브 음악을 들으며 텐션을 올리고
호주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음식들이 다 맛있다..
관광지에 특화된 미식 경험 좋고요
우붓에서만 느낄 수 있는 논밭뷰와 정글뷰를 원없이 누리닷...
진짜 순삭시켜버린 어느 날의 음식들
수시로 옆을 지나가는 도마뱀은 집으로 돌아가는 날까지도 적응이 잘 되지 않았다
우붓의 산 속으로 더 들어가 리조트에서 이틀을 묵었는데 이게 또 호사의 끝판왕...
자본주의 최고..
발리 최고의 음식 상을 수여합니다
호텔이나 리조트에서만 하루종일 지내는 것이 대체 무슨 재미냐 했는데
이런 빅재미가..
꼭 남해의 다랭이마을 같은 밭들도 보고 우붓을 떠난 날
짱구에 왔다!
발리는 하나같이 다 숙소들이 저렴하고 멋지다. 5만원 정도 하는 숙소에도 수영장과 테라스가 기본 옵션으로 달려있다. 이 정도면 가평이나 양양에서 한 30만 원은 줘야 할 것 같은데 말이지. 괜히 디지털노마드의 나라가 아닌 것..(순은 또 뽐뿌가 제대로 왔다..)
내가 너무나 좋아했던 발리 느낌 가득한 인테리어요~ 빼이
언제나 온화한 미소로 인사하는 현지 사람들과 밝게 눈인사 건네는 여행객들. 이국적인 식물들과 길가를 지나는 동물들. 맛있고 저렴한 음식. 거센 파도와 아름다운 일몰! 그 어떤 상상을 하더라도 충분한 만족감을 선사하는 묘한 나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