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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는 당선소감

01. 고지애님

by stay


[동아일보 신춘문예 2019/시나리오 당선작] 알아서 할게요



내가 읽고 싶은 것은 이미 나보다 잘 쓰는 사람들이 다 써 놓았다고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부족한 작품에 용기를 주신 심사위원 여러분께 가장 먼저 감사드립니다. 가르침을 주신 서울시립대 국어국문학과 스승님, 학우분들께 감사합니다. 곧 죽을 거라고 생각해서 학교도 가고 싶은 날만 가고 과제도 하고 싶은 것만 하고 말도 하고 싶은 날만 하고 막 다녔는데, 그 와중에 많이 ‘빨아’ 먹었어요. 뻔하게도 아직까지 살아남아 그 양분으로 글을 씁니다.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사는 못 된 인생, 크게 구박하지 않는 가족들, 그래도 약간은 구박하니까 약간만 감사합니다. 매번 저의 글을 읽어주고 갖가지 한탄을 들어주는 할토,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해. 막무가내인 상상을 전문가의 입장에서 자문해 주신 기타리스트 윤재명 선생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기타 열심히 칠게요.


마지막으로 나갈 시도도 하지 않았던 어둠에서 저를 끌어내 음악이라는 매개체의 본때를 보여주고 제가 스스로를 외면하지 않게 해 준 이 글의 처음이자 끝, 나의 사랑 너의 사랑 ‘국카스텐’에게 이 영광을 바칩니다. 삶은 망각이고 글쓰기는 기억이라 둘 중 하나는 포기해야 되는 줄 알았는데 그러지 않아도 되는 걸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벌어서 갖다 드리겠습니다. 평생 음악해 주세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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