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과 함께 살아간 지 25년도 기준으로 7년이 지나갔다. 조현병에 대해 알아가고, 초반의 힘든 과정을 겪다 보니 이제 조현병은 아무렇지 않은 동반자 느낌이 들 정도다. 왜 동반자라 느끼냐면 약을 매일 꾸준히 먹기에, 잊으래야 잊을 수 없는 존재가 되었기 때문이다. 초반보다 환청이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조현병으로 인해 얻게 된 후유증은 지울 수가 없다. 조현병과 어떻게 살아갈지 고민을 하기보다 살다 보니 조현병과 어떻게 마주할지 깨닫게 되었다.
-아주 가끔 들려오는 환청과 망상
예전에는 한 달에 한번 환청이 들릴까 말까 했다. 솔직히 말을 하자면 최근에 들려오는 환청이 별로 없었다. 조현병에 대해 알고 싶은 분들이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이 글을 접하시겠지만, 아쉽게도 나는 요즘 환청이 그리 많이 들리지 않았다. “다 나은 거 아니에요?”라고 생각할 순 있겠다. 하지만 그런 내게도 어느 순간에 아주 가끔 환청과 망상이 같이 찾아온 적 있다. “자기 말만 하네”라는 환청을 들은 것 같으면 곧 이어지는 생각이 ‘저분이 나에게 저런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 건가?’ 속마음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이것이 곧 망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생기는 생각이음이다. (이어지는 생각이었다) 환청과 망상 이 두 가지는 세트 메뉴과도 같다. 환청으로 인해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까?’라는 한 번의 ‘의심’이 든다면 이 생각이 곧 망상이 될 확률이 높아진다.
-치료가 끝난 게 아닌 현재 진행 중
병원에 퇴원한다고 해서 환청이 안 들린다고 해서, 치료가 완전히 끝나는 게 아닌 조현병은 가지고 가는 병이기에 현재 진행 중이다. 경험담이지만, 조현병이 발병 나서 병실에 최대한으로(3개월) 입원하고 나면 깔끔하게 다 나은 상태로 퇴원할 거라 기대할 수 있겠지만, 집으로 복귀하면 그 후유증이 그대로다. 나도 첫 번째 퇴원 때는 눈이 살아있지 않아 보였고 동태눈에 멍하게 있었다. 마치, 아픈 사람처럼 보였다. 맹한 눈도 그렇고 병실에서 크게 움직임이 없다 보니, 첫 번째 퇴원 후 겨울인 눈이 소복이 쌓인 날, 엄마랑 등산 갈 때 나는 한발 한발 벌벌 떨며 내딛는 것도 힘들었었다. 엄마는 내심 충격을 받으셔서 아직도 이 얘기를 하신다.
좀 희망을 저버리는 말씀이지만, 가족분들 중 환우분께서 병원에 입원하고 나면 완전히 깨끗이 낫을 거란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 그 대신 환우분의 망상 및 환청을 서로 소통(커뮤니케이션)하면서 어떻게 이겨낼지 그리고 일상적인 생활에 같이 어떻게 적응을 할지 대화하는 방향이 유익할 것이다.
-현재 상황을 이해하면서 살아가기
나는 현재, 현실에 부정을 하는 게 아닌 받아들이고 있다. 지금도 ‘나는 왜 하필 병에 걸렸을까..’라는 생각도 하긴 했다. 조현병에 걸리고 나서 일상 생활하기가 불편한 후유증을 얻어서 그런지 더욱이 하늘이 원망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현재를 받아들이는 방법 밖에 없었다. 그 후유증을 자세히 말하자면 일주일에 한 번 내지는 두 번, 눈 컨디션이 안 좋아서 원하는 곳에 시선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다. 계속 하이라이트(밝은) 부분과 시선이 위를 향해 올라갔다. 눈 컨디션이 안 좋을 땐 간단하게 물품 구매(물건을 찾아서 계산)하는 것도 너무 힘이 들었다. 나는 그렇게 해서 눈 컨디션에 대한 후유증을 갖게 되었다.
병을 앓고 나면 후유증이 각자 다 다를 것이다. 하지만 이 상황을 이해하면서도 어떻게든 살아가기 위해 대안을 찾아야 한다. 나의 눈 컨디션에 대한 대안은 눈 컨디션이 안 좋은 날에는 무조건 집에 와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었다. 후유증이 없는 과거로 돌아가고 싶을 정도지만, 결국에는 받아들이기로 했다. 현재 이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밖에 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건강할 때는 몰랐지만, 어느 한쪽의 건강함을 잃으니, 건강할 때가 감사함을 느꼈다. 건강할 때 당연하게 느꼈던 모든 것들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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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조현병을 이기다 후일담’ 편은 일기와 같은 현재의 경험 위주로 썼습니다. ‘조현병을 이기다’ 책과 내용이 이어지거나 혹은 내용이 중복될 수 있습니다.
‘조현병을 이기다’ 책은 조현병을 겪은 과정부터 어떻게 조현병을 이겨내는지 경험담과 어떤 마인드를 가져야 하는지 마인드셋을 담아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