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의 탈을 쓰다
벌써 설레는 5월 1일이 된다. 아를에 도착하여 나만의 독립된 공간을 확보한다. 건물 외벽은 노란색으로 물들이고 건물 내벽은 하얀색으로 덧칠하여 한 달에 15프랑 하는 4개의 방을 가진 집을 임차한다. 물론 2년 가까이 빈집이라 인테리어가 형편없지만 1층은 스튜디오와 부엌으로 꾸미고 2층 2개는 잠잘 수 있도록 침대와 액자를 아담하게 배치한다. 이제 한 가지 꿈을 이루었으니 나머지 예술공동체만 형성하면 된다. 갑갑한 몽마르트의 파리보다는 아를이라는 곳이 훨씬 아름다운 풍경이다. 봄이 되자 전원에는 꽃이 피고 초록빛 생명으로 부활하며 과수원 풍경은 너무 환상적이어서 전원을 누비며 그림을 그릴 수 있다. 하늘은 푸르고 강 주변은 밤이 되면 별빛으로 가득하다. 환상적인 주변 환경의 특색을 살리려고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여 파리에 사는 예술가들에게 편지로 설득하는 중이다. 그들과 함께라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고 가질 수 있다고 판단된다. 집단의 힘 그리고 예술가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따뜻한 남쪽나라 아를에서 단단한 의지를 선보이고 싶다. 그것이 테오에게 보답하는 길이다. 나의 그림과 명성을 알리려고 애쓰는 테오에게 빨리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다.
"집 왼쪽으로 분홍색이 보이고 나무 그림자 때문에 셔터가 파란색으로 보이는 그곳에 매일 저녁을 먹으러 가는 레스토랑이 있고, 우편배달부인 내 친구는 두 개의 철길 다리가 있는 길 끝자락 왼쪽에 살고 있다. 그림에는 그리지 않았지만 'The night cafe'는 레스토랑 왼쪽에 있다."_고흐
"아를의 시간은 그에게 강렬한 행복을 잠깐이나마 가져다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