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진짜 보석은, 사진 밖의 순간들
요즘은 어딜가도 사진이 참 중요하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 전 찰칵, 음식이 테이블에 얹어지면 찰칵, 먹으며 찰칵, 다 먹고 주변의 포토스팟을 찾아 찰칵. 그 날의 기억은 모두 사진 속에 담겨있다. 우리들은 사진을 보며 추억한다. 여행도 그러하다. 그래서 예쁘고 멋진 여행지와 숙소가 중요한 시대이다. 하지만 진짜는 사진이 아닌 사진을 찍던 손끝에, 걷고 걷던 발끝에, 바람에 날리던 머리칼 끝에 모두 담겨있다. 단지 꺼내볼 방법을 모를 뿐.
그녀와의 가족여행은 많은 것이 갖춰져있는 팬션도 귀신나올 듯한 팬션도 모두 경험했다. 어느 곳이 더 좋고 나쁘고는 없다. 우리는 사진보다 더 중요한 걸 알고 있었으니까. 함께 웃고, 먹고, 마시며(공기를^^;;) 나누던 시간 속엔 근사한 방도, 예쁘게 자리한 잔디도 또 그와 반대로 누런 장판의 방바닥도, 닭장 냄새도··· 그저 여행 속 작은 한켠일 뿐이다.
여행의 진짜 보석은, 어쩌면 사진 밖의 순간들일지도 모른다. 멋진 풍경에 앉아 V를 그린 순간이 아닌, 잠시 마음을 뺏겼던 조약돌 하나일지도. 느리게 보내야만 가능한 시간들이다.
그런 점에서 그녀와 난 마음이 잘 맞는다. 어디를 가느냐 보다는 무엇을 보느냐 보다는 함께 한다는 것에 가장 큰 의미를 두기 때문이다.
여행 뭣이 중헌디.
재미있게 즐기다 오면 그게 여행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