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 헌팅? 뭐하는건데? 돈을 왜 내?
저녁 식사를 끝내고 밤 8시부터 진행되는 팬케이크 만들기 프로그램에 참가를 했다.
낮에 밝을 때 미리 확인한 카페 건물로 갔다. 설마 여기가 맞을까 하고 문 앞에서 서성이고 있었는데 안에서 나오던 사람 틈으로 모닥불이 보였다. 잘 찾아온 것 같다.
아, 참고로 이 프로그램은 무료이다. 안에 들어가서 관심을 보이니 스노 슈잉 때 가이드 역할을 했던 엘프 피파 아주머니가 반갑게 인사해주며 방법을 알려주신다. 방법이란 것도 없는 게 냄비에 반죽을 부어주신다. 순서대로 모닥불에 구운 다음에 시럽을 찍어 먹으면 된다.
숙소에 사람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항상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밥시간만 되면 나타나는데 확실히 숙소 규모가 크기는 큰 것 같다.
다른 사람들 굽는 걸 보면서, 사실 난 저녁을 먹고 왔기에 그냥 불이나 좀 구경하면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람들 구경, 불구경하면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한 아저씨가 들어오시면서 조그맣게 말씀하셨다.
"밖에 오로라 있네?"
사람들이 우르르 밖으로 나갔다.
엘프 피파 아주머니와 팬케이크를 굽고 있던 사람 빼고 다 나온 것 같았다.
카페에 들어올 때만 하더라도 오로라가 안 보였었는데 그 사이에 하늘이 맑아졌나 보다.
숙소에서 북쪽 방향인 사리셀카쪽부터 시작된듯한 오로라가 하늘에 끝도 없이 이어져 있었다.
첫날 본 오로라가 그냥 커피라면 오늘 오로라는 거의 티오피였다.
첫날 본 오로라가 산골짜기에 흘러가는 한줄기 물 같았다면 오늘은 태평양 한가운데에서 밀려오는 파도 같았다. 오로라가 하늘을 덮기 시작하는데 동서남북 가릴 것 없이 온 하늘이 오로라 천지가 되었다. 정확히 말하면 원래 있던 오로라가 하늘이 맑아지면서 사람들 눈과 카메라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 맞지만 느낌상은 오로라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 맞는 표현 같다.
Aurora now라는 앱으로 확인했을 때에도 오늘 오로라 볼 확률이 높다고 나왔다. 실제로 기상도 도와줬기에 너무나도 예쁜 오로라를 볼 수 있었다.
ISO 세팅값을 낮춰도, 노출시간을 줄여도, 너무나 선명하게 나왔다.
첫날 오로라 댄스보다 더 화려한 춤을 추었다.
넋을 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오로라, 로맨틱, 성공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