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이후의 맞이하게 되는 새로운 환경에서부터 새로운 상황, 낯선 감정들이 섞인 작지 않은 변화에 익숙해져야 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익숙해져 가는 것들"이란 제목은 어쩌면 "익숙해져야 하는 것들"로 바꿔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마주하게 될 변화에 선택의 여지없이 익숙해져야 하기 때문이다.
"익숙해져 가는 것들"을 문패로 달고 싶다. 왠지 자기 주도적인 뉘앙스가 있기 때문이다. 후자의 제목은 뭔가 "닥치고 바뀌어야 돼"라고 강요하는 것 같아 싫다. 어쩔 수 없이 익숙해져야 하는 것들이기는 하지만 내가 인지하고, 내가 수용하고, 내 의지로 익숙해지고 싶다.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우리가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편안하게 느끼게 되는 것들은 "익숙해져 가는 것들"일 테고 어떤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우리가 의도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것들이 "익숙해져야 하는 것들"이다. 어떻튼 "익숙해져 가는 것들"로 한데 묶어서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한다.
당연히 오랜 시간 익숙했던 것들과의 결별도 필요하다.
새롭게 익숙해져야 하는 것들이 생긴다면 당연히 오랜 시간 익숙했던 것들과의 결별도 필요하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야 했던 출근 준비부터 같은 시간 같은 경로를 통해 해 왔던 출근과 업무시작, 퇴근 등 하루를 꽉 채웠던 일상의 루틴들이 없어진다. 퇴근 후의 한잔 술로 스트레스를 날려 보내던 동료들과의 부대낌도 하루아침에 사라진다.
퇴직 후의 생활은 갑작스러운 변화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오랫동안 습관처럼 익숙해진 일상에서 의도하지 않게 벗어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반대로 그만큼 많은 도전과 기회를 동반하는 것도 사실이다.
내가 주도하는 새로운 일상을 만들어 가는 여정
퇴직 후의 삶은 내가 주도하는 새로운 일상을 만들어 가는 여정으로 볼 수 있다. 그 여정은 단순히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의미 있는 활동이나 일거리를 찾고 삶의 질을 높이는데 의미가 있다. 그런 일련의 과정 속에서 "익숙해져 가는 것들"은 더욱 풍요롭고 만족스러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 아주 사소한 일상에서부터 익숙해져 가는 것이 필요한 지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