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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동하 Aug 25. 2024

만남이 인사이트가 된 사람들

꿈꾸는 자의 특권


"어떤 계획이 있으세요? “

"글쎄요 아직은 뭘 해야 할지, 뭘 할 수 있는 건지 ……. 교육받으면서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계획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소수의 몇 분을 제외하고는 여기까지는 대동소이하다.


"그러시군요. 그러시면 뭔가 하고 싶은 건 있으실까요?"     

 사실 여기서는 교육과정 자체가 재취업을 전제로 참여자모집을 하는 상황이라

”어떤 일을 하고 싶으세요?”라고 묻는 것이 맞다. 취업 의지가 있는 분을 선발하기 위해서 면접까지 진행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평균 경쟁률이 4:1이었다. 단순히 교육에 참여하기 위해서 4:1로 경쟁을 한다고? 거기에다가 면접까지?

그렇다. 2019년 당시만 해도 퇴직 중장년만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은 서울시 50+재단을 제외하고는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그 또한 당시에는 Work(일)보다는 Life 중심으로 설계되었다. (2024 현재는 일 중심의 프로그램으로 바뀌었다.) 여하튼 뾰족하게 재취업을 목표로 진행되는 장장 30시간의 과정은 찾아보기 힘들었다고 보면 맞지 싶다. 거기에다가 50% 이상의 재취업 성공률까지! 먼저 참여한 분들로부터의 입소문이 크게 작용했다.

    

 아무리 선발 과정을 거쳐 취업 의지가 충만한 분을 선발하려 해도 산전, 수전, 공중전까지 섭렵한 50대 중후반의 위장술에 능하신 분들을 솎아내는 건 애초부터 불가능하다.     

 소문을 듣고 또는 참여했던 지인의 소개를 받고 프로그램이 좋다고 하니 취업의 절실함과 상관없이 한번 가보자 하고 오시는 분들도 일부 포함되어 있다. 물론 그렇게 참여했던 분 중에도 현장에서 생각이 바뀌기도 한다. 그런 분들도 사실 취업 의지가 처음부터 없었던 분은 거의 없다. 대부분 퇴직 이후 여러 번의 이·전직 시도가 있었고 번번이 서류전형도 통과하지 못하는 현실에 구직활동을 포기한 분들이다.

     

 이런 분들도 대부분 교육과정에서 재취업 의지를 불태우고 노력하는 동기(나는 동지라고 한다. 이유는 나중에 언급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에게 자극받고 재취업에 성공하는 사례를 접하고 가능성을 확인하면서 꺼졌던 불씨에 ‘후후~’ 바람을 불어넣는다. “양화가 악화를 구축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후후~’ 바람은 비단 재취업 의지에 국한되지는 않는다.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자. 하고 싶은 이야기는 지금부터다.

"그러시군요. 그러시면 뭔가 하고 싶은 건 있으실까요?"


"다시 아무 일이든 해야죠."

"하던 일을 계속하고 싶은데 잘 안되더라고요. 이력서를 내봐도 면접 보자는데도 없고요."

"솔직히 당분간은 좀 쉬면서 준비하려고요. 실업급여 기간도 남았고."

"귀농, 귀촌에 관심이 있어서 준비 중입니다."

"창업에 관심이 있습니다."

"사실 사업자등록증이 있고 일을 하는 중입니다. 교육과정이 너무 좋다고 해서 참여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해야겠는데 내가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겠습니다. “

"최근에 마을기업을 알게 되었고 마을활동가에 관심이 생겨서 따로 교육을 받아보려고 합니다."     


 대답은 아주 다양하게 나오지만 결국 크게는 두 가지의 형태로 구분된다.

‘꿈꾸는 자와 꿈꾸지 않은 자’


 당장은 뭘 하고 싶은지 모르지만 꾸준한 탐색을 이어가는 분은 결국 찾게 된다. 시간문제일 뿐이다.

뾰족하든 뾰족하지 않든, 하고 싶은 게 있는 유형은 탐색이 끝난 분이다. 이런 분은 성공사례등의 관련정보를 제공하고 뭐라도 시도하도록 도움을 주면 된다.


 문제는 하고 싶은 것도 없고 내가 하고 싶은 게 뭔지 굳이 탐색할 의지도 전혀 없는 분. 온갖 이유를 대고 꿈조차 꾸지 않는 분. 이런 분이 있을까? 선발과정을 거쳐 걸러내기에 극소수이긴 하지만, 있다. 이런 분들의 특징은 항상 부정적이고 냉소적이다. 늘 안 되는 이유를 먼저 들이댄다. 답이 없다.    


 50 이후의 꿈은 그동안 방치했던 나 자신의 욕망에서 출발해야 한다.

나도 모르는 나의 욕망을 찾아야 한다. 거기서부터 구제적으로 하고 싶은 걸 찾아가면 된다. 일이던 뭐든.     

그리고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몰입의 과정을 거치게 되면 꿈에 도달하게 된다. 꿈꾸면 우주의 기운이 모두 나에게로 온다. 이런 얘기를 하자는 게 아니다.


 나의 욕망을 꿈으로 연결해야 내 욕망이 동력이 되고 나침반이 된다.


 욕망에서 출발한 나의 꿈에 나의 관심과 작은 계획 하나하나가 버무려지고 작동을 해서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그 꿈에 가까이 와 있는 나를 발견하고 흠칫 놀라게 된다.


 '꿈꾸는 자의 특권'은 나도 모르게 찾아오는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고, 그 기회를 통해 자신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방치된욕망 #꿈꾸는자 #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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