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관하여>(이후, 2013)
예술평론가 수전 손택의 <사진에 관하여>(이후, 2013)는 다른 비평가의 날선 비판을 받아왔다. 글이 산만하거나 장황하다는 게 이들의 이유였다. 손택의 문장은 서론, 본론, 결론 방식으로 나아가지 않았다. 그녀는 전통적인 글의 흐름을 따르기를 거부하고 새로운 사고를 거듭 떠올리며 4년에 걸쳐 써냈다. 뉴욕타임스 서평에 기고한 「사진」(1973), 「프릭쇼」(1973), 「미국을 찍기/쏘기」(1974), 「사진 : 아름다움을 다루는 법」(1974), 「자신을 찾아 나선 사진」(1977), 「무한한 사진」(1977) 여섯 편의 에세이로 엮어냈다. ‘사진의 본성에 관하여’ 그간 누구에게도 제기된 적 없는 질문이 담겨있다. 이 책은 1977년 출간되자마자 각계각층의 입에 오르내리며 3개월 간 6만 4천부가 팔렸다.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1978) 비평부문에서 수상을 했다.
먼저 살펴볼 점은 산업화된 이후 ‘사진의 예술성’이다. 수전 손택은 “사진이 산업화되어가자 사진작가의 작업에서 사회적인 용도를 찾아내려는 분위기가 싹 텄고, 이런 분위기에 대한 반작용으로 사진으로 사진을 예술로 인식하려는 자각이 강화된 것이다.”(p.24)라고 답했다. 손택의 말에 따르면, 사진을 찍는 사람이 절대적인 권리를 얻은 셈이다. 저자는 “사진은 우리로 하여금 우리의 삶과 타인의 삶에 개입하도록 만드는 동시에 그곳에서 소외되도록 만드는 식으로 아주 쉽게 우리의 습관을 형성해 놓는다.”(p.238)라며 “오늘날, 사진은 전쟁과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고 있다.”(p.238)라고 전했다. 글쓴이는 사진의 역할에 대해 통제하려는 현대 국가의 유용한 도구로 바라봤다. 그녀는 “사진이 우리에게 건네주는 ‘메시지’이자 사진이 드러내놓는 공격성”(p.23)라며 기록을 남기는 행위의 수동성을 눈여겨봤다.
“고통을 받는다는 것과 고통의 이미지가 찍힌 사진을 보면서 살아간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p.43)라는 작가 수전 손택의 말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고통의 이미지가 찍힌 사진을 본다고 해서 양심이나 인정을 베풀 수 있는 능력이 강해지는 것은 아니며, 더 망가져버릴 수 있다라는 게 저자의 입장이다. 그녀는 “잔혹한 사진을 보고 나서 받은 충격도 그런 사진을 계속 보다보면 퇴색되듯이, 포르노그라피를 처음 보고 느낀 놀라움과 멍해짐도 몇 편 더 보다보면 이내 사그라진다.”(p.43)라고 답했다. 작자의 이야기에는 인간에 대한 잔혹함과 익숙함이 내포되어 있다. 글쓴이는 이런 사회적 시선에 대해 ‘심미적 소비주의’와 ‘불가항력적인 정신적 오염’ 두 가지 관점으로 바라본다. “오늘날에는 경험한다는 것이 그 경험을 사진으로 찍는다는 것과 똑같아져 버렸고, 공개 행사에 참여한다는 것이 그 행사를 사진으로 본다는 것과 점점 더 비슷해져 버렸”(p.48)기 때문이다. 핵심은 ‘오늘날에는 모든 것들이 결국 사진에 찍히는 존재’에 있다. 저작자는 경험한다는 것을 바라본다는 점으로 축소하려는 사람들의 관점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 전자는 직접경험이고, 후자는 간접경험이다.
작가 수전 손택의 <사진에 관하여>는 사진을 공부하는 독자라면 읽어볼만 하다. 저자는 ‘가치’, ‘권리’, ‘윤리’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에 놓고 사진에 대해 설명한다. 기록과 찍는다는 의미에서 사진은 어떤 위치에 있으며, 오늘날에는 어떤 존재의 예술성을 지니고 있는지 보여준다. 손택은 무엇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미지에 기반한 문화의 필요성을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