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크리스마스>

‘오늘의 고민’

by readNwritwo

나에겐 음악·영화·책·미술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있다. 이름하여 ‘씨네필 친구들’. 적어도 10년, 본인이 좋아하는 걸 홀로 한 사람들이다. 우리는 각기 다른 세대의 삶을 살아왔다. 나는 그들에게 많은 배움을 얻고 자극을 느낀다. 나의 상황은 이들과 다르다. 스물일곱 살이 되기 전까지 영화·책·미술·음악에 전혀 관심을 두고 있지 않았다. 시간을 어떻게 하면 잘 때울 수 있을까가 나의 오랜 관심사였다. 게임과 운동을 하는 게 전부이며, 술과 담배는 몸에서 받지 않아 남들처럼 즐기지 못했다. 나이트나 클럽 한 번 가본 적이 없다. 나의 호기심 밖이었다. 내가 보낸 학창시절과 20대 초중반 시기는 이러했다.

스물일곱 살 이후 영화와 책에 빠지면서 광적인 사람을 쫓아 다녔다. 바로 나의 씨네필 친구들이다. 이들과 함께 보낸 시간은 올해로 5년째다(각자 만난 시기는 다르지만). 오늘은 다른 분야의 광적인 사람을 만났다. 그의 집에는 음악 LP판과 CD로 가득했다. 우리는 이곳을 ‘뮤직시네마테크’라고 부르기로 했다. ‘락’, ‘클래식’, ‘재즈’, 정태춘과 박은옥의 음악 ‘92년 장마, 종로에서’와 ‘5·18’ 다양한 음악 장르를 들으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각자가 취할 수 있는 편한 자세로 음악을 즐기는 일뿐이었다. 몇 시간을 음악에 취해 있었다. 집으로 가는 지하철에서 나는 한 가지 생각에 사로 잡혔다. “씨네필 친구들을 만나기 전까지 나는 왜 예술에 관심이 없었을까.” 한 가지 결론은, 내가 이들을 애타게 찾아 헤맸다는 것이다. 눈을 감는 그날까지 푹 빠지는 일만 남았다. 독일에서 예술가의 길을 걷고 있는 나의 친구가 생각나는 밤이다. 같이 즐겼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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