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앵글이나 구도는 대상을 바라보는 방식이다

<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바다출판사, 2017)

by readNwritwo

여하튼 찍는 사람이 저이니 찍힌 화면이 전부 제 시선과 겹쳐져서 ‘카메라 앵글이나 구도는 대상을 바라보는 방식’이라는 점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이 시기의 방송 제작은 대학 시절에 문자만으로 이해했다고 생각한 다큐멘터리나 카메라라는 도구를 실제 작품을 통해 발견하고 확인해 나가는 매우 귀중한 체험이었습니다.

한편 의문이 두 가지 남았습니다. 교실에서 카메라로 촬영하면 아이들은 카메라를 향해 브이 자를 하거나 곧바로 카메라를 봅니다. 저는 편집할 때 그렇게 카메라를 의식하는 순간을 전부 잘라 내고 방송을 만들었지만, 카메라가 그곳에 있으니 의식하는 쪽이 사실은 자연스럽고 정직한 행동 아닐까 생각한 것이 첫 번째 의문입니다.

두 번째로, 소를 돌보는 아이들 중에는 방과 후 학원에 가기 위해 당번을 빼먹어서 홈룸 시간에 질타를 받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시골 초등 학교라해도 그것이 현실입니다. 당번을 빼먹은 아이를 생각해서도 저는 그 장면을 쓰지 않았습니다.

즉, 태도는 ‘공평’이나 ‘중립’과는 완전히 거리가 먼, 교육 방송을 만들고 싶다는 의지를 뛰어넘어 아이들과 이나 초등학교에 대한 사랑에 질질 끌려가 응원가를 부르는 듯했습니다. 그러면 다큐멘터리란 대체 무엇일까? 무엇을 찍는 것일까? 이나 초등학교에서는 이런 의문이나 과제를 포함하여 취재한다는 것, 그리고 사랑하는 대상에 카메라를 대고 촬영하여 방송을 만드는 것에 대한 각오나 어려움을 배웠습니다.(p.8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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