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고민’
그는 “소설가란 개미와 같은 끈기로 조금씩 거리를 좁혀 가는 사람이며, 마법적이고 몽상적인 상상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그 자신의 인내심으로 독자들을 감동시키는 사람”이라고 정의 내리고, 소설가의 자질로 끈기와 인내를 강조하고 있다. 물론 자기 자신에게도 철저한 근면성을 요구해 왔다. 파묵은 “작가는 바늘로 우물을 파듯이 글쓰기를 해야하고 작가에게 필요한 것은 첫째도 인내요, 둘째도 인내요, 셋째도 인내”라고 강조한다. 오늘날 그가 세계 문학계의 거장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직업 정신과 근면성 덕분이었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p.31) <오르한 파묵>(민음사, 2013)
파묵이 정의내린 소설가란, 개미와 같은 걷기로 거리를 좁히는 사람이며 자신의 인내심으로 독자를 감동시키는 이였다. ‘인내심’이라는 단어의 힘이 느껴졌다. 몸소 실천한 행동에 따른 앎이기에 와 닿을 수밖에 없었다. 내가 생각한 소설가란,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진실한 문장으로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이며 사건의 시작과 중간과 끝이 치밀하면서 하나의 동선으로 밀고 나가는 문장가였다. 나는 전자를 어니스트 헤밍웨이에게 배웠으며 후자를 서머싯 몸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이 모든 것을 밀고 나가는 힘은 파묵이 말하는 것처럼 인내에 있었다.
그는 의미를 다음 문장에서 더 밀고나갔다. “작가는 바늘로 우물을 파듯이 글쓰기를 해야 하고 작가에게 필요한 것은 첫째도 인내요, 둘째도 인내요, 셋째도 인내다.” 그의 문장을 읽으면서 오늘 소설 합평 수업에서 한 수강생의 글쓰기 과정이 나에게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그녀는 원고지 150매 이상의 분량으로 단편 소설을 완성했다. 장소와 시간이 주는 힘 있는 소설이었다. 인물과 상황을 계속적으로 연결해가며 이야기를 끌고 나가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그녀는 발상표를 내고나서 합평 때까지 한 달 반 정도 소설을 썼다고 했다. 시간과 누적이 만들어낸 결과물이었다. 이런 직업정신과 근면성이 소설가나 작가를 만들겠구나! 어렴풋이 느껴졌다. 그녀가 등단할지는 모르겠으나 소설가의 탄생을 목격한 순간임에 틀림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