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전 손택의 말>(마음산책, 2015)
노벨문학상 수상자 J.M 쿳시의 반감은 이제까지 본 중에서도 대단했다. 그는 데이비드 애트웰과의 인터뷰 도중에 이렇게 선언했다. "내게 일말의 예지력이 있었다면 아마 처음부터 기자들과 상종도 하지 않았을 겁니다. 인터뷰는 십중팔구 전혀 모르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데, 그 낯선 사람은 장르의 관습에 따라 소위 모르는 사람들끼리의 대화에서 적절한 선을 넘어도 된다는 허락을 받고 찾아온단 말입니다···. 하지만 내게 진실을 침묵, 숙고, 글 쓰는 행위 그 자체와 연루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치안판사나 인터뷰어가 기습적으로 휘두르는 비수는 진실의 도구가 아니라 반대로 흉기가 됩니다. 이 거래에 처음부터 대결적인 측면이 있음을 보여주는 기표인 것이죠."
수전 손택의 시각은 달랐다. "나는 인터뷰라는 형식을 좋아해요." 그녀는 언젠가 내게 말했다. "대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문답을 좋아하기 때문에 인터뷰를 좋아하는 거죠. 그리고 내 사고의 상당 부분이 대화의 소산이라는 걸 알고 있어요. 어떤 면에선 글쓰기에서 가장 어려운 점이 혼자 해야 하고 그래서 나 자신과의 대화를 꾸며내야 한다는 사실이에요. 이건 본질적으로 자연스럽지 못한 활동이거든요.
저는 사람들에게 말하는 걸 좋아해요. 그래서 은둔자가 되지 않을 수 있는 거죠. 그리고 대화는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낼 기회를 주죠. 관객은 추상이기 때문에 관객의 생각을 알고 싶지는 않아요. 하지만 누구든 개인의 생각은 당연히 알고 싶은데, 그건 일대일로 만나야만 가능한 일이죠."(p.1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