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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짠나의일기 Jun 10. 2016

직장상사가 싫은 순간

참 별별 사람 다 있네

2011년에 입사해서 지금은 5년차 대리다. 신입사원 1년차까지는 뭘 잘못했고 잘했는지도 모르고 무조건 "번거롭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를 컨트롤씨브이 했다.


특히 나보다 직급높은 사람에겐 조건반사 마냥 죄송했다. 뭐 그때야 모든 사람이  나보다 직급이 높았으니


5년차 되니, 흔히들 말하는 머리가 커서 전에는 그러려니 했던 사소한 말투나 행동이 자꾸 거슬린다.


점심시간 다 돼서 가자고 하면 네, 하면서 계속 모니터 보고 안일어나는 상사. 점심먹으러 가는 데 한오백년 걸리는 타입


점심메뉴 아무거나 고르라고 해놓고 말하는 메뉴 족족 그건 별로, 거기 맛없지 않아? 그럼 제발 니가 먼저 골라서 말해주세요


보고서 잔뜩 써 놓으면 글씨체 혹은 글자색, 크기, 말투 이런 사소한거 꼭 본인 스타일로 바꿔야 직성이 풀리는 상사.  "진행요청드립니다"를 "진행부탁드립니다"로 수정하는 아....그냥 처음부터 본인이 직접 했으면 한다. 그런 상사는 본인이 직접 하지 않는 이상 100% 뭐든 하나 꼭 수정한다.



자리 지나갈때마다 자꾸 모니터 힐끗힐끗보는 상사. 모르는 척 봐도 시선 다 느낌


본인이 잘못해도 절대 미안하다 혹은 죄송하다 말하지 않는 상사 혹은 직장동료. 일 처리 잘못해놓고 "수정했습니다"로 메일 하나 띡 보내는 타입.


중 고등학교 시절엔 나랑 안맞다 싶으면 안 놀면 돼서 그런지 세상에 별 별 사람 다 있다는 말이 이해가 잘 안됐다.



근데 서른이 되고 나니 세상에 참 별별 사람 다 있다는 어른들말이 귀에 쏙 박히네. 안 맞아도 얼굴 붉혀가며 지내야하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직장에서 참 별별 사람 다 있다는 걸 새삼스레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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