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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짠나의일기 Mar 31. 2017

나를 사랑하자

나를 사랑하는 법

4년전쯤, 모델 장윤주에 관한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그때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장면이 있었다. 하나는 과일과 채소를 예쁘게 정리하여 그릇에 정갈하게 담는 것이였고, 또 다른 장면은 필라테스를 하는 장면이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혼자 집에서 뭔가를 해먹는다는 건 짠내나는 일상의 한 부분으로 인식됐었다. 그런데 그녀는 짠내나는 일상에도 의미를 부여했고 그 모습이 아름다워보였다. 단호박, 블루베리 요거트, 어린잎 채소를 예쁜 접시에 담아 천천히 먹는 그녀의 일상이 행복해 보였다.

그리고 두번째, 기억에 남았던 장면은 필라테스를 하는 그녀의 모습이였다. 그녀는 느리고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쉼을 반복했고, 기구를 사용하며 천천히 온 몸의 근육을 긴장시켰다 이완시켰다를 반복했다. 요가와는 조금 달랐다.  요가는 유연함에 집중된 운동이라면, 필라테스는 유연함 보다는 근육에 더 집중된 운동같았다.


나는 이 두 장면을 보면서 그녀가 얼마나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지, 그녀가 삶을 대하는 태도를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그때 부터 모델 장윤주를 좋아하게 됐고, 나도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조금씩 터득하게 됐던 것 같다.

늘 보여지는 나의 모습만 생각하다가, 처음으로 자연스러운 그대로의 나의 모습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보통, 집에 혼자 있을때에는 헝클어진 머리와 후줄근한 옷을 입고 있었다. 굳이 보여줄 사람이 없으니까, 꾸미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남의 시선을 위해서 나를 가꿨었던 것 같다


지금은 보여지는 모습 뿐만이 아닌 혼자 있을때의 내 모습도 아끼고, 가꾸려고 노력하고 있다. 집에 혼자 있더라도 거울을 보며 머리 빗질도 하고, 깔끔한 홈웨어도 입고 있다. 라면을 끓여먹을때도 꼭 그릇에 담아 먹고, 혼자 먹는 음식도 국과 반찬을 두고 먹었다. 온전히 나를 위한 사소한 행동이자 습관이다


그리고 3년째 필라테스를 하고 있다. 물론 필라테스를 하는 이유는 다이어트의 목적도 있다. 그런데 그 보다는 필라테스를 하면서 내 몸과 정신에 집중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서였다. 살면서 "나"에 집중하는 시간이 거의 없다. 직장에서는 개인보다는 업무에 더 집중하고, 집에서는 밀린 집안일이 먼저다.

필라테스를 하는 순간은, 그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내 몸과 정신에만 집중하는게 가능했다. 힘든점도 많고 하기싫을 때는 더더욱 많았다. 몸이 유연하지 않기 때문에 유연성을 요구하는 동작들을 할 때는 더 힘들었다. 사실 아직도 유연성을 요구하는 동작은 거의 초보 수준이다. 대신 약하기만 했던 팔, 다리, 허리에는 조금의 근력이 생겼고 나름 정신력도 강해진 것 같다.


지금은 몸과 정신을 위해 필라테스를 하고, 자연스러운 내 모습을 가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하고싶은 게 많다. 나를 위한 지식도 쌓고, 악기도 배우고 , 취미생활도 갖고 싶다. 이렇게 하나 둘씩 나를 위한 계획과 행동들을 해나가야겠다.

그런의미로 봄도 왔으니, 다음주에는 등산에 한 반도전해봐야겠다. 봄바람도 쐴겸 예쁜꽃들도 볼겸



나를 사랑하자 나를 사랑하자
어제처럼 미련한 나를 사랑하자
구석진 방 홀로 있는 나를 사랑하자 나를 사랑하자

나를 사랑하자 나를 사랑하자
여전히 아름다운 나를 사랑하자
눈물로 보석을 삼은
나를 사랑하자 나를 사랑하자

커피소년 <나를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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