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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세 Dec 15. 2023

저는 부모님을 요양병원에 모시려고 합니다

1. 요양병원은 누군가에게 호기심의 대상이거나, 상상하기도 싫은 두려운 미래의 공간이지만 그곳의 환자분들에게는 오늘을 살아가는 치열한 삶의 현장이다. 매일 그분들과 함께 현장을 누비는 요양병원의 한의사인 작가는 그가 생각하는 진정한 노후를 요양병원을 통해 알게 되었고 그 이야기를 책을 통해 들려준다.



2. 아무리 가까이에서 늙음과 병듦, 죽음을 관찰해도 아직은 노년의 삶이 제삼자의 일처럼 느껴진다. 다만, 영원히 늙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확신하고 젊은 날을 조금 더 의미 있게 살아야 한다는 것과 늙고 병들고 죽음을 맞이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요양병원에서 늙음을 관찰하며 얻은 결론은. 늙는다는 건 젊은 날을 살아냈다는 증거라는 것이다. 죽지 않고 살아남았기에 젊은 시절을 보내고 오늘까지 늙을 수 있는 것이다.



3. 인생행락이 ‘인생은 즐거움을 행하는 것이다’라는 뜻의 <한서>에 나오는 구절이다. 현재를 고민하고 미래를 불안해하기에는 우리의 인생이 너무 짧다. 백 년을 살아도 지난 세월을 되돌아보면 아쉬움이 남을 것이다. 큰 부자가 되지 못하고 출세하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기보다 더 열렬히 사랑하지 않고, 더 신나고 활기차게 살지 못한 젊음의 시간을 한탄하게 될까 두렵다. 오늘을 허투루 쓰지 않고 작지만 소중한 행복에 만족하며 사는 하루하루가 쌓여야 내 백 년 인생도 행복할 것이다.



4. 미래를 걱정한다는 것은 어쩌면 현재 이 시간과 이곳, 이 사람들에게 소홀했기 때문에 생기는 마음일지도 모른다.



5. 어느 날 한 산기슭에서 만난 생로병사께서 무작정 달리고 있던 나를 가만히 불러 세워 말씀하셨다.


“평생 늙지도 죽지도 않고 영원히 살 것처럼 산꼭대기만 보면서 등산하지 말고, 지금 이 자리에 서서 이 순간 산의 아름다운 모습을 즐겨라. 많은 공기 한숨 들이쉬고 천천히 걸어가면서 다시 오지 못할 이 소중한 시간을 눈에 가득 담아라”



6. 중학교 시절 내 절친한 친구 덕분에 고맙게도 신해철이라는 가수와 넥스트라는 밴드를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신해철의 노래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라는 노래가 생각났고 정말 오랜만에 들었다.

우리는 그 무엇을 찾아 이 세상에 왔는지 그 해답을 찾기 위해 홀로 걸어가다 보면 세월이 흘러가고 언젠가 내 앞의 생이 끝나갈 때 그때 누군가가 귀에 대고 작은 목소리로


“지나간 세월에 후회가 없나요?”라고 물어볼 때 “네!”라고 말할 수 있도록 살아야 한다고 노래하고 있다.



7. 누구나 죽음을 맞는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모두 영원히 살 것처럼 애써 외면한다. 그 순간이 언제 닥칠지 또 어떤 모습일지 알 수 없지만, 용감하게 죽음을 직시하고 우리 앞에 놓인 시간의 유한함을 깨달을 때, 비로소 오늘을 더욱 소중하게 여기며 후회 없이 살 수 있다고 신해철은 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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