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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Zintta Feb 23. 2019

H-ZeroWorld #M-11

H - hunamism or hope,  ZeroWorld - 부재 상태

[제드의 좀비 사냥터]

좀비들이 달려든다.
좀비들이 가까이 다가왔을 때 근접 부대의 총기들이 불을 뿜는다.
앞열에 있던 좀비들의 몸이 뜯겨 나간다.
제드는 좀비를 향해 달려 나가고, 그 뒤를 다른 헌터들이 따른다.

돌격대 지휘관 칼은 톱니가 나 있는 거대한 검을 휘두르며, 좀비를 반토막 냈다.

제드의 오른팔에서 튀어나온 3개의 손 칼날이 좀비의 가슴을 꿰뚫었다.
근접 부대는 근처의 좀비들을 절단기에 밀어 넣듯 조각냈다. 
장갑이 피로 물들고, 좀비들의 조각난 팔과 다리가 꿈틀대며 바닥을 뒤덮었다. 
좀비의 팔 하나가 칼의 다리를 붙잡았지만 칼은 멈추지 않고, 좀비들을 베어 나갔다.

 타이탄 차량에서 지원사격 중이던 저격조 지휘관 제임스와 짐이 피로 물든 전장을 지켜봤다. 
제임스 - 우리가 할 일이 없겠는데. 좀비들이 불쌍하게 느껴질 정도야.
짐 - 방심하긴 이릅니다. 변종이 아직 나타나지 않았어요.
제임스 - 흙먼지 때문에 보이지 않는군.


[야영지 철창 안]

칸트와 앨리스는 서로 아무 말 없이 나란히 앉아 있었다.
둘의 표정과 자세는 닮아 있었다. 다만 앨리스에게는 쇠사슬과 마스크가, 칸트에게는 안경과 무기가 있는 것이 다를 뿐이었다.
칸트 철창 사이로 붉게 물들어가는 하늘을 보며 앨리스에게 말했다.
칸트 - 이렇게 사람들이 북적대는 곳은 우리에게 어울리지 않아.
칸트 - 어쩌다 우리가 이곳에 있는 거지?

당연하듯 앨리스는 말이 없었다.
칸트 - 어쩌면 루터의 꾐에 넘어간 걸지도 모르겠군.
칸트는 지니고 있던 권총으로 쇠 철창을 내려치기 시작했다. 
날카로운 쇳소리가 주위에 퍼지고, 한 남자가 성가신 듯 느릿한 발걸음으로 칸트에게 다가왔다.
남자 - 또 뭐야?
칸트 - 저녁식사.

남자 - 바쁘니까 기다려.
칸트 - 아까도 그렇게 말했는데?

남자는 짜증 섞인 말투로 말했다.
남자 - 나보고 종일 네놈들 뒤치다꺼리나 하라고?! 
남자 - 그렇게 먹고 싶으면 직접 가져다 먹던가.

칸트는 말없이 총을 남자에게 겨눴다.
칸트 - 사정이 있으니까 이렇게 부탁하는 거야.
남자는 놀라며 본능적으로 두 손을 들어 올렸다.
칸트 - 총 치워! 알았다고.
칸트 - 생고기도 추가.

남자는 앨리스를 한번 보더니 불평스럽게 구시렁댔다.
앨리스는 해맑은 표정으로 붉은 노을을 바라보고 있었다.
남자 - 좀비년이 상전이 구만.
칸트는 말없이 총구로 방향을 가리키며 남자에게 어서 다녀오라고 독촉했다.
남자 - 알았다고~!
남자가 뒷걸음질 치던 그때 갑자기 야영지 안에 날카로운 사이렌 소리가 울렸다.

- 에~~ 에~~~ 엥~~~!! -

사람들은 모두 멈춰 서서 한동안 사이렌 소리에 집중했다.
그리다 갑자기 모두 흩어지기 시작하더니 야영지 안은 아수라장이 됐다.
칸트는 멍하니 서 있던 남자에게 물었다.
칸트 - 무슨 소리야?
남자 - 누가 공격해 온다는데....
칸트 - 누가?
남자 - 몰라.... 나도

머뭇거리던 남자는 칸트를 힐끗 보더니 어디론가 뛰어가 버렸다. 
칸트가 뭔가 말하려던 사이 남자는 사라져 버렸다.
칸트는 우왕좌왕하는 사람들을 그저 바라볼 뿐이었다.


[야영지 근처 언덕}

에이든이 있는 언덕에서도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에이든은 멀리 흙먼지가 일고 있는 곳을 바라봤다.
에이든 - 저건 우리 차량이 아니야.
에이든의 표정에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칼리는 에이든의 어깨를 건드리고는 뛰기 시작했다.
에이든도 칼리의 뒤를 따랐다. 
에이든과 칼리는 야영지로 돌아가기 위해 급히 바이크에 올랐다.


[야영지]

철창 안에서 칸트는 에이든과 칼리가 바이크에서 내리는 것을 보았다.
칸트가 에이든을 부르려 했지만 그는 칼리와 함께 재빨리 어디론가로 달려갔다. 
칸트는 씁쓸한 표정으로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흙먼지는 점점 야영지와 가까워졌다.
차량 지붕 위에서 쌍안경으로 지켜보면 보초가 말했다.
보초 1 -  도적단이야.....
보초 1 -  차량은 15-20대.... 
보초 2 - 왜 부관은 나타나지 않는 거야?

그때 에이든과 칼리가 그들에게 뛰어 올라왔다.
에이든 - 어떤 녀석들이죠?
보초 1은 애써 두려움을 감추며 말했다.
보초 1 - 사막 도적단이야. 숫자도 우리의 배 이상이야....

보초 2 - 하필 이런 때에....

에이든 - 본대가 떠나길 기다리고 있던 거예요.

보초 2 - 우리를 감시하고 있었던 건가.....
칼리 - 베르거는요?
보초 2 - 모르겠어. 아직 안 나타났어.
에이든 - 제가 직접 가볼게요.

에이든과 칼리는 다시 뛰어내려 갔다.


베르거의 막사에 들어선 에이든은 놀라고 말았다. 
테이블 위에는 여러 병의 술이 나뒹굴고 있었고, 베르거는 테이블 위에 그대로 엎드려 있었다.
에이든은 베르거를 흔들어 깨우려 했지만 베르거는 움직이지 않았다.
에이든 - 큰일이야. 꿈쩍도 안 해.
에이든은 칼리에게 말했다.
칼리도 베르거를 마구 흔들었다.
칼리 - 부관님, 일어나 봐요. 도적들이 오고 있어요!!
아무리 소리치고, 흔들어도 베르거는 일어나지 않았다.
옆에서 지켜보던 에이든은 칼리에게 말했다.
에이든 - 칼리. 아무래도 안 되겠어.
칼리는 멈칫하며 에이든을 바라봤다.
칼리 - 어쩌지?
에이든 - 칼리, 넌 가서 본대에 연락하라고 전해줘.
칼리 - 그럼 넌?
에이든 - 생각 좀 해봐야겠어.

칼리는 에이든에게 가벼운 키스를 하고는 먼저 밖으로 나갔다.
에이든은 베르거를 잠시 바라보며 뭔가 떠오른 듯 밖으로 뛰어나갔다.



[제드의 사냥터]
잠시 먼지 구름이 걷히자 짐은 스코프를 통해 레드티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짐 - 보입니다. 그놈입니다.
저격조 지희관 제임스는 잠시 사격을 멈추고, 짐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총구를 옮겼다.
스코프에 드러난 레드티의 모습은 의외였다.
레드티는 좀비들이 썰려 나가는 모습을 그저 바라만 봤다.
짐 - 전혀 움직임이 없습니다.
짐 - 느낌이 이상한데? 아무튼 계속 관찰해. 
짐 - 저 녀석이 덤비면 돌격조 만으로는 막지 못해.


길게 전선을 형성한 세 손가락단의 뒤쪽에는 전방의 치열함과 다르게 그 누구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그때 지표면이 조금씩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꿈틀 되던 흙더미 사이로 팔들이 조심스럽게 삐져나왔다.
마치 죽은 자 들이 깨어난 듯 여러 마리의 좀비가 땅속에서 기어 나왔다.  
그 좀비들은 유난히도 하관이 발달되어 있었다. 두더지처럼 커다란 이빨을 가진 그들은 천천히 차벽을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전방에 정신없이 공격을 퍼붓고 있던 세 손가락단은 그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야영지 철창 안]
- 위~잉 -
야영지 한 구석으로 유탄이 날아와 폭발했다. 여자들과 아이들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사방에 총소리가 들려오고, 세 손가락단도 대응사격을 시작했다.
칸트는 경계하듯 철창 밖의 이곳저곳을 살폈다.
그때 철창 앞에 에이든이 나타났다.
에이든 - 도적단이 공격해 왔어요. 도와주세요. 
에이든은 격앙된 목소리로 칸트에게 말했다.
칸트 - 고작 도적단이잖아.
에이든 - 지금 이곳에는 지휘할 사람이 없어요. 
칸트 - 병력은?
에이든 - 차량이 15대 이상이에요.

칸트는 소란 때문에 잔뜩 독이 오른 앨리스를 바라보며 잠시 생각했다.
칸트 - 성가신 일에 말려들었군.
칸트 - 열쇠는?

에이든 - 예?
칸트 - 이 안에서는 도와줄 수 없잖아. 
에이든 - 아.... 잠시만요...

에이든 - 열쇠가 어디.....
에이든이 머뭇거리는 틈에 칸트는 권총으로 자물쇠를 날려 버렸다.
칸트는 루터에게서 받은 총기를 챙겨 철창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는 부서진 자물쇠를 가리키며 에이든에게 말했다.
칸트 - 자물쇠 다시 채워놔. 
에이든 - 예?
칸트 - 밖은 앨리스에게 위험하니까.

에이든에게 그 말을 남기고 칸트는 먼저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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