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글거리는 예찬론을 넘어
애호박이 되고 싶다.
애호박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애호박이 부럽다. 조미료를 더하지 않아도 고유한 맛을 가진 너처럼 말이다.
깊고 풍성한 사람이 되고 싶다. 타자를 아우르며 넘어가게 하는 사람이고 싶다.
도시락을 빛나게 해 준 애호박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목 넘김을 시원하게 하는 기껏 야채지만 궁중요리의 품격을 선사하는 고결한 애호박이 되고 싶다. 첨가물을 넣지 않아도 각종 맛의 향연을 베푸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애호박이 그렇다. 매일 밥상에 애호박을 올려 깨달음을 되짚을 참이다. 애호박 사러 지금 나선다. 공방 문을 얼른 닫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