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장 없다고 떡볶이가 울고 간다.

우리 동네 INTERVIEW #10

by 최신애

*이 글은 [책방 i] 동네책방 추억의 레시피 프로젝트에 작가로 참여한 후 스토리와 시로 재구성했습니다. 어쩌다 보니 그림도 제가......



<떡볶이 간장 찍먹>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유심히 듣고 적극적인 리액션을 하던 그녀는 자신의 순서가 되자 혼란스러워했다. 흔하디 흔한 떡볶이가 추억의 음식이라고 준비했는데 다른 이들에게서 떡볶이라는 말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그녀는 혼돈의 머릿속을 빨리 정돈한 후 속 시원한 얼굴로 말을 꺼냈다. 떡볶이 이야기와 엇비슷하면서도 다른 이야기를 했다. 자신의 정확한 취향을 이번에 확인하게 되었다는 말을 시작으로.



앞에 분들 중 떡볶이가 많이 나와서 내심 당황했어요. 누구나 어린 시절 간식이라면 떡볶이가 일인자 아닐까요? 저는 학교 앞 분식점을 제 집처럼 드나들며 아예 살다시피 했어요. 주인아주머니와 각별해 제가 앉는 자리가 있을 뻔했죠..


가만히 생각해 보니 제가 떡볶이를 먹을 때 항상 접시 옆에 간장종지가 있었어요. 달콤하면서도 짭조름한 떡볶이임에 분명한데 굳이 간장에 찍어먹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었죠. 왜 그랬나 몰라요. 맛이 분명한 음식을 좋아하는 지금의 입맛을 생각하면 떡볶이가 조금 싱거운 것을 참지 못했을 것 같기도 해요. 아니면 더 짭조름하게 분명한 맛을 스스로 찾으려니 간장이 필수였던 거겠죠.

698495_S.jpg 간장을 좋아해요

아이가 먹으면 얼마나 먹겠어요. 충분히 배가 불러도 찍어먹는 간장이 맛있어서 죄 없는 떡볶이를 씹어먹지 않고 빨아먹었죠. 마지막 남은 밀가루 떡 하나가 얼마나 소중한지 씹지 않고 간장에 찍어 한번 빨고 다시 찍고 앞니로 조금만 베어 물죠. 그리고 간장을 또 찍어요.


간장을 찍을 때 그저 양조간장이 아니라 다진 파가 송송 들어간 간장이었어야 했죠. 가끔 건지는 파는 또 얼마나 맛있게요. 이야기를 하면서 더 구체적인 제 취향을 정리하게 되네요. 제가 떡볶이가 최애 음식인 것이 아닌 게 확실해요. 간장 찍먹인데 그 간장을 더 좋아하는 거였네요.

com.daumkakao.android.brunchapp_20191017013635_20_filter.jpeg 간장에 파 송송 썰어넣어야 해요

지금도 제가 좋아하는 요리 대부분이 간장을 넣어 만든 음식류네요. 그저 맛이 선명한 것을 좋아한다고만 생각했는데 선명하다는 맛이 간장 맛을 선호하는 취향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어요.


제 성격이 뭐든 맞다 아니다를 정확하게 구분해야 속이 시원한 성격이니 음식도 뭉그적거리며 늘어지는 애매한 맛은 생각도 하기 싫은 게 딱 맞아떨어지네요.


간장 찍먹 한 번만 경험해 보세요. 그다음부터는 맹숭맹숭해서 떡볶이만 먹질 못할 거예요. 꼭 꼭 꼭이에요. 떡볶이는 간장 찍먹이라는 사실.

com.daumkakao.android.brunchapp_20191017013705_22_filter.jpeg 간장종지를 대령하라

<김*언님의 이야기를 재구성>



<<떡볶이와 간장>


매콤 달콤 밀가루 떡 간장에 찍어 입에 넣으면

사이를 끼어드는 짠맛이 좋았던 유년의 취향

마지막 남은 떡 하나 아껴 간장에 찍고 또 찍으면

까맣게 물드는 저녁은 파 송송 별 반짝


--------(신애-그녀의 추억을 시로 재구성)




*동네책방[책방 i] 프로젝트:추억의 음식 인터뷰 후 시를 써주는 작가로 참석했어요.

*현재 [꿈꾸는 글 공방] 대표

*공저시집 출간

*등단 시인

*에세이 출간 준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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