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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선후 Mar 21. 2022

삶의 마지막에 보이는 것들.

삶과 죽음. 그 경계에 서있는 우리.

 요즘 날씨가 좋아 밖으로 나가면 나도 모르게 저절로 감사하게 된다. 특히 주변에 산책로를 걷다 보면 따뜻한 햇살,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 여기저기 피어 있는 꽃들에 감사하게 된다. "아 살아있으니 이런 것도 느낄 수 있구나"하며 모든 만물의 생명체들에게 다시 한번 경이로움을 느낀다.



 예전에는 이런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했다.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늘 나만 신경 썼고, 주변을 둘러볼 여유조차 없는 가난한 마음이 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세상사에 대한 욕심을 잠시 내려놓고, 세상이 주는 아름다운 것들에 자세히 귀 귀울이다 보면, 내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의 상황이 어떤 상황이든, 지금의 내 삶을 긍정하고 감사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그것은 순전히 마음에 달린 것이지, 부수적인 다른 외부의 물질에 달린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행복은 지금 이 순간에 있는 것이지, 어떤 미래의 행복을 위해 지금을 희생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최근에 읽은 책들이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전부 죽음과 많이 관련된 책이다.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 <열한 계단> 등.  죽음 앞에서 인간은 어떤 삶을 살아야 되는지가 주 포인트다. 한 번도 죽음에 대해 제대로 생각해본 적이 없는 나는 당장 내일 내가 이 세상에서 없어진다면 지금 내 삶에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그리고 현재의 내 삶을 반성하며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현재의 시간을 무의미하게 낭비하고 있지는 않는지 돌아봤다.



책들을 읽으면서 죽음과 삶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었다. 삶의 반대면이 죽음이고, 죽음의 반대면이 삶이다. 삶과 죽음이 떨어진 것이 아니라 결국 하나인 것을. 그리고 책들을 읽으며 크게 깨달은 것들이 몇 가지 있다.



1. 우리는 누구나 죽는다. 


 삶에서 절대 피할 수 없는 것이 죽음이다.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하루를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젊음을 제대로 살아야 늙음을 제대로 살 수 있고, 늙음을 제대로 살아야 제대로 죽을 수 있다는 이어령 선생님의 말씀이 맴돈다. 시간은 절대 다시 되돌아오지 않으며, 내가 산 오늘은 누군가가 간절히 원한 하루 일 수 있다. 허투루 낭비하지 말자. 삶의 끝은 언제 어디서 올지 모른다. 매 순간 최선을 살아야 문득 죽음이 찾아왔을 때, 후회하지 않고 눈감을 수 있지 않을까.  



2. 마지막에 남겨지는 것은 이 세상에 태어나 내가 사랑한 기억과 내가 사랑받은 기억. 그것밖에 없다.


 유품 관리사 김새별 님이 마지막을 떠나는 사람들을 지켜보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그토록 애지중지 아끼던 것들은 죽을 때 절대 들고 갈 수 없다는 것이다.  돈, 집, 차, 재산 등은 죽을 때 절대 들고 갈 수 없지만, 이런 것들에 집착하며 비참하게 마지막을 맞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결국 마지막에 남는 건 우리가 사랑한 기억. 그 기억만은 죽어서도 세상을 떠나지 않고 삶을 아름답게 만든다고 한다. 우리의 현재는 어떤가? 사랑하고 사랑받고 있는지? 행복한 추억이 많을수록, 사랑을 많이 나눈 사람일수록 자신의 죽음이 더 값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3. 죽음 앞에 제대로 직면하는 자만이 삶을 제대로 살아 낼 수 있다.


 '메멘토 모리' = 자신의 죽음을 기억하라. 내 죽음을 깊이 직면할수록 현재의 삶에 중요한 것들이 남는다. 삶의 마지막에서 우리의 삶, 더 나아가 개인의 삶에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인간에게 가장 큰 고통 중에 하나가 하지 못했던 일을 후회하는 것이 아닐까. 내일 죽는다면 지금 내 삶에 무엇이 중요하고, 내가 무엇을 우선적으로 해야 할지 깊이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늘 아침은 오고 새벽은 온다. 모든 생명은 죽고 태어난다. 삶은 늘 반복되고 누구나 시간은 똑같이 주어진다.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것이 죽음 앞에서 인간은 모두 평등하다. 삶에 마지막에 이르렀을 때, 어떤 삶을 살다가 눈을 감고 싶은가? 자신은 어떤 사람으로 세상에 남겨지고 기억되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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