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머무르고 싶은 순간은 언제인가?

지나고 보면 다 감사할 뿐.

언제 찍으실 거예요?                         - 윌터

가끔 안 찍을 때도 있어요.

정말 멋진 순간에... 나를 위해서...

이 순간을 망치고 싶지 않아서.

그냥 이 순간에 머물 뿐이죠.

바로 이 순간.                                     - 숀

사람은 누구나 과거나 현재나 미래나 어느 순간에든 행복했던 순간을 그리워하며 추억한다.

그리고 불행과 고통의 순간들을 떠올리기 싫어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행복한 순간의 기억은 힘든 오늘을 살아가게 해 주고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준다.

 고통의 순간을 떠올렸을 때는 마치 마음 깊숙한 곳에 아물지 않는 상처를 건드리듯, 잊고 지냈던 그날의 기억이 나를 괴롭 한다.

시간이 지나면 점점 아물어 가지만 어떤 순간의 기억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어떤 순간에서 내가 더 성장하고 더 삶의 지혜나 발전할 수 있는 순간이었냐면, 단연 불행했던, 힘들었던, 고통스러웠던 순간들이다.

내가 알지 못했던 것들을 깨닫고 스스로를 반성하고 돌아보는 계기는 행복한 순간에는 절대 알 수 없었다.

 남들이 조언하거나 배웠던 내용이거나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말들이 가슴에 와 닿지 않았지만 내가 아프고 괴롭고 힘든 순간이 와서야, 그때에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조금은 알게 된다.

 사람은 어리석게도 항상 일이 벌어지고 나서야 후회를 한다. 불행의 징조를 느끼지 못한 채 그것이 꼭 일어나고 나서야 깨닫는다.

 하지만 지나간 순간들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 모든 것은 내 뜻대로 되지 않고 어떤 선택이든 내가 한 것이기 때문이다. 지나간 일에 후회해봤자 나에게 도움될 것은 하나도 없다.

스스로의 삶을 사랑한다면, 진정으로 나를 위한 길이 무엇인지 고민해봐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지만 더 중요한 건 그 실수로부터 배우고 성장했느냐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불행하고 괴롭고 힘들었던 순간들에게 많이 배웠던 것 같다.

소노 아야코 작가는 말한다. "불행이 우리의 사유재산"이라고. 불행을 재산으로 볼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

굳이 생각하고 머무르고 싶진 않지만, 나에게 많은 가르침을 준 불행한 순간들에게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