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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 Joonhee Mar 06. 2018

옛글10. 수업, 친구들, 브루스 커밍스, 유치원 방문

2017.10.29.

가져온 곳: http://cafe.daum.net/undrlinereading/eKgQ/11                                                         


Hei hei !

여긴 오늘부터 썸머타임이 끝나고 한시간 늦춰져서 한국과는 이제 8시간 차이가 나게 되었습니다. 저번 주 글을 쓰지 않은 이유는 그동안 두번째 과정 시작으로 허덕이며 진도에 따라가느라 바빴다는 핑계를 대고 싶지만, 시간이 없거나 바빴다는 건 불가능했다기보단 다른 가치에 매몰된 것과 같으므로...^^; 사실은 내 이 글들이 이 사회에 대해 잘 설명하고 있는지, 2년동안 살면서 나는 어떤 모습을 봐야하는지 어디까지 볼 수 있을지 등 여러가지 고민만 하다가 회의감같은 걸로 미루다 글을 쓰지 못했습니다. 학과 과정과는 별개로 노르웨이어를 열심히 배우고 있는데, 언젠가는 이 나라 신문을 읽을 수 있게 되면 사회 문제에 대해서도 좀 더이야기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당장은 여행자와 현지인 사이의 어중간한 위치에서 제가 볼 수 있는 것들을 제 시야에서 이야기할 수밖에 없겠지만요. 오늘은 대학교 수업의 모습과 제 노르웨이 생활에서 생각과 브루스 커밍스 특강, 노르웨이 유치원 탐방한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1. 수업

외국의 수업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궁금하실 분들이 계실 것 같아요. 물론 나라나 학교, 학과마다 많이 다르지만 제가 전공하고있는 비교 국제 교육과에서는 세 가지 과목을 한 학기에 듣는데, 한국처럼 한번에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한 코스를 집중적으로 배우고 시험보고 그다음 코스로 넘어가는 식으로 아주 집중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한 과목에 집중할 수 있어서 이 과정이 더 좋은 것 같아요. 지난 주에는 두번 째 과정이 시작되었는데 7일간을 쉼없이 수업만 들었습니다. 오전 2시간 오후 2시간 이렇게 거의 하루종일 진행되는데, 하루에 읽어야하는 쪽수가 무려 100쪽을 넘으니, 따라가기가 무척 힘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엊그제를 마지막으로 수업은 끝났고 열흘 후 쯤 시험을 보게 됩니다. 지난 첫번째 시험은 소논문을 써 내는 것으로 글로벌이 한국에 미친 영향의 단면을 이론과 연결지어 쓰라는 과제였는데, 저는 미국으로 가는 유학생들의 현실과 그것을 부르디외의 계층이론과 결부지어서 설명했습니다. 영어로 12장을 써내야하는 것이라 상당히 부담이 되었는데, 다행히 도서관에 writing center 가 있어서 영어로 글쓰기가 어려운 저는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pass ! 곧 보게 될 시험은 오픈북 테스트로, 6시간동안 보게되는 새로운 개념의 시험을 치루게 됩니다. 긴장되는 군요! 잘 치를 수 있기를 기대하며 매일 도서관에서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혹여 만약 점수가 맘에 안든다면 2번의 기회가 더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학생들에게 기회를 충분히 주는 것도 인상적인 모습 중 하나였습니다.)


수업을 받을 때를 떠올리면 우리와 다른 점이 많습니다. 일단 학생들이 토론을 굉장히 많이 하는데요, 교수가 수업 중에 그룹워크를 하라고 과제를 던져주고 각 그룹에서 발표하는 형식이나 미리 준비한 프레젠테이션 후 질문받고 이야기나누는 등 일반적인 형식도 있지만, 수업 중, 학생들이 먼저 이해되지 않는 점이나 동의하지 않는 점등의 말을 꺼내면서 서로 자연스럽게 토론해가는 경우도 굉장히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이 때에는 교수가 도와주는 역할을 하죠. 정말로 놀랐던 것이 한 가지가 있는데, 프레젠테이션 후 브라질에서 온 친구가 발표 후에 교수의 피드백을 받는 과정에서 "저는 교수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던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기본적으로 나를 이해시키지 못한 것은 교수 탓, 교수는 우리가 궁금한 것에 대해 알려주고 도와줘야하는 것이 의무이고 그것이 그들의 직업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 가장 놀랐던 부분이 이런 수평적인 교수와 학생의 관계이기도 했습니다. 여기에서 교수님들은 학생들보다 더 긴장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2. 친구들

여기와서 자연스럽게 좋은 친구들을 많이 사귀고 있습니다. 인터네셔널 코스이다보니 각 나라별로 사람들의 특징이 다른 것 같아요. 세계여행 하는 느낌이라 재미있습니다. 25명의 학생들 중에 노르웨이 사람은 4명입니다. 제가 겪은 노르웨이 사람들의 특징은 대체로 차분하고, 말이 없으며, 내성적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한번 친해지면 정말 평생가는 친구가 될 수 있다고 할정도로 속 깊고 정이 많다고 해요. 다른 나라에서 온 친구들은 한, 중, 일 아시아 계통 사람들은 예상대로 수업 토론에 별로 참여를 잘 안하는 편이고, 배려에 익숙하며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하지 않아요. 아까 말씀 드린 수업 중 토론에 참여하기 위해 무던히 노력하지만 저도 잘 안됩니다. 일단 언어적인 부분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 가장 크지만요 ^^ 그리고 브라질, 미국, 영국, 다른 유럽에서 온 사람들이 있는데, 재미있는 것은 같은 반에서 미국인들은 정말 말을 많이 하고, 모임 주도를 잘해요. 파티문화 때문에 가끔 집으로 초대해서 파티를 열기도 합니다. 학생 대표도 미국인이 나서서 맡았네요. 좋은 정보나, 도움이 될만한 것들이 있으면 나누어서 도움도 많이 받고 있어요. 저는 두루 두루 사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3. 흐르는 시간과 기록

노르웨이의 시간이 저에게는 너무 소중합니다. 그런데 해야할 것은 많고, 영어는 어렵고, 경험하고 싶은 것도 많고, 어떻게 다 해야할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러다 드는 생각이 시간을 분절하여 사용하는 것이었어요. 예를들어 오늘 해야할 일이 공부, 집안일, 글쓰기, 휴식 등이라면 이 시간들을 6시간, 1시간, 1시간, 2시간 등으로 분절하는 것입니다. 제가 잘 사용하게 된 것은 휴대폰의 초시계였어요. 공부할 때 집중하지 않고 마냥 앉아만 있으면 그시간에 차라리 여행하는 게 좋잖아요? 그래서 초시계로 누르고 공부하고 오늘 집중할 시간을 6시간으로 잡았다면 그 시간이 다 차면 도서관에 나와서 다른일을 하는 거예요. 수험생 때 이 걸 알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이 걸 깨달으니 뭐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과 여유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기록, 이렇게 시간을 관리하는 방법을 혼자 깨달으니 소중한 이 시간들 중에 기록하는 시간을 꼭 넣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앞으로는 영어나 노르웨이어 신문으로 좀 더 깊이있는 노르웨이 사회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기를 ! 박노자 선생님께 언어 공부의 노하우를 여쭈어보니, 신문 읽고 글을 많이 쓰라고 하셨어요. 저도 박노자 선생님 말씀대로 실천해보려고 해요 ^^


4. 브루스 커밍스 특강

저번주 박노자 선생님 북한학강의에서는 북한의 외교관계에 대해서 설명하셨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북한은 외교적으로 고립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설명해주셨습니다. 수업 끝에 박노자 교수님이 '한국전쟁의 기원'의 저자 브루스 커밍스 교수님을 초청하신다는 말씀을 듣고 엊그제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북한 문제에 대해서 미국에 대해 굉장히 비판적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인종차별적으로 보도되는 언론부터 시작해서요. 강의 시작전, 설레는 마음으로 브루스 커밍스 책을 사서 사인도 받았습니다. ^^v

박노자 교수님의 글을 보시려면 여기로! http://blog.hani.co.kr/gategateparagate/92856




4. 노르웨이 유치원 탐방

운이 좋게 여기 박사과정으로 오신 한국인 선생님의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 행사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직접 만든 케이크와 쿠키와 직접 그린 그림들을 학부모들에게 팔고, 그 돈으로 러시아에 있는 고아원을 돕는 다는 아주 유의미한 행사였습니다. 우리도 가서 고사리 손으로 만든 케이크를 사먹고, 아이들이 노는 것도 구경했습니다.

노르웨이 유치원의 생활을 간략하게 (들은대로) 설명하자면, 그냥.. 노는겁니다. 아주 자유롭게요! 비가 오나 눈이오나 우주복처럼 생긴 따뜻한 활동복을 입고 숲에도 가고, 마당 잔디밭에 떼굴떼굴 구르기도 하고요. 실내에서 선생님과 함께 단체 놀이도 하거나 낮잠시간, 간식시간 이외에는 자유롭게 뛰어노는 아이들이 참 부러웠어요. 그리고 어린아이가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에 나이가 더 많은 어린이들에게는 동생들을 대하는 방법을 철저히(?) 교육받는 다고 해요. 그래서 처음 들어갔을 때 시니어 아이들이 안아주고 놀아주고 하면서 적응을 더 잘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









추운 나라이지만, 단열이 잘되어있는 구조물이어서, 들어가면 일단 외투를 다 벗고 실내활동을 합니다. 이것은 유치원 뿐 아니라 학교도 마찬가지인데요, 우리나라처럼 복도가 엄청 추운 학교와는 차원이 다르죠!. 우리나라 학교 건물도 이렇게 지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예전부터 많이 해왔습니다. 여름에는 에어컨, 겨울에는 난방 때문에 행정실과 갈등이 잦은 데, 이건 건물만 잘 지었어도 그럴 걱정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2주만이라 이야기가 길어졌습니다. 이제 조금씩 사회 속 문제도 이야기해보고 싶은데, 그러기 위해 열심히 노르웨이어, 영어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제 열심히 공부하러 저는 도서관으로 갑니다~

그럼 하데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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