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하자.
지금까지 1편부터 9편 모두 덕질을 둘러싼 다양한 문제들을 이야기했다. 소속사의 홀대, 팬덤 내부의 갈등, 그리고 우리가 당연하게 감수해야 했던 각종 '행복 비용'까지. 어쩌면 이 글들은 단순히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이 글들이 우리에게 하나의 질문을 던졌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왜 덕질을 하는가?"
내가 덕질을 시작한 이유는 오직 하나였다.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보며 행복하고 싶었으니까. 하지만 우리는 그 행복을 얻는 과정에서 너무 많은 것들을 희생하고, 때로는 스스로를 소모시키기도 했다. 기업은 우리의 마음을 이용하고, 팬덤은 서로에게 상처를 주면서까지 자기만의 만족을 좇았다.
이제는 우리가 '덕질의 새로운 정의'를 찾아야 할 때다.
그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내가 행복하기 위해 시작한 덕질'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마음을 되찾는 것. 그리고 그 행복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이 글을 쓰면서, 나는 이 모든 문제들을 글로만 남겨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 글을 준비한 직후부터 정리하기 시작한 어떤 내용을 모아, 정부와 관계 기관에 제출할 작은 제안서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의 목소리가 단순히 온라인에서만 맴도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작은 믿음 때문이다.
우리의 작은 움직임이 거대한 시스템을 한 번에 뒤바꾸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포기하지 않고 우리의 권리를 주장하고, 더 나은 문화를 위해 노력할 때, 기업과 사회는 비로소 우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할 것이다.
팬덤 스스로도 플미 티켓 불매와 공동체 의식 회복을 위해 노력하며, 그 힘을 아티스트를 위한 선한 영향력으로 바꿔나가야 한다.
'덕질은 즐겁다'라는 당연한 사실이 더욱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그날까지,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덕질을 할 것이다. 이 글이 단순히 '불만'을 쏟아내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더 건강한 팬덤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작은 불씨가 되기를 바라며, 이 대장정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