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쓴 걸로 따지면 사실상 재벌임...
우리가 덕질을 하며 내는 비용은 단순히 돈만 있는 게 아니다.
콘서트 티켓팅에 실패하고, 플미 업자에게 속아 상실감을 느낄 때 등 감정적 소모로 드는 '감정적 비용'. 지방에서 서울까지 달려가야 하는 '시간적 비용'. 그리고 팬덤 내부의 갈등과 소모적인 논쟁에 지쳐 떨어져 나갈 때 드는 '정신적 비용'. 이 모든 것들이 '덕질'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가 당연하게 감당하고 있는 비용이다.
우리는 이 모든 비용을 감수하면서도 덕질이 주는 행복을 포기하지 못한다. '내가 행복하려고 시작한 덕질'이라는 말처럼, 우리는 이 모든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할 만큼 아티스트를 사랑하니까.
그런데 문득, 이런 질문이 떠오른다. 이 모든 '행복 비용'을 팬덤만 감당해야 하는 게 맞는 걸까?
솔직히 말하면, 이 비용은 상당 부분 기업과 사회가 함께 감당해야 할 몫이기도 하다. 팬들의 '감정적 비용'은 허술한 시스템과 불투명한 운영으로 인해 발생하고, '시간적 비용'은 수도권에 집중된 인프라 문제에서 비롯된다. 팬들의 노력으로 얻은 '문화 자본'을 수익으로 전환하는 것은 기업이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오롯이 팬들에게만 전가되는 불공정한 구조다.
물론, 우리가 덕질을 포기할 수는 없다. 내가 덕질을 안 하면 그만이지만, 이 예쁜 아이들을 어떻게 안 봐. 역시 행복의 길은 쉽지가 않다 하지만 내가 혼자 불편함을 감수하는 거라면 모를까, 팬덤 전체가 흔들리는 상황은 더 이상 못 참겠다.
다음 편은 이 연재의 마지막이 될 것 같다. 이 모든 질문들에 대한 우리의 결론을 내리고, 우선은 앞으로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덕질을 해나가야 더 나을지 이야기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