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의 '문화 자본', 그 가치는 어디로 가는가?

[충격] 좋아서 하는 노동이 있다?!

by cottoncandy

우리는 덕질을 하면서 단순히 돈만 쓰는 게 아니다. 새벽에도 잠 못 자고 스밍을 돌리고, 투표 마감 시간 직전까지 손을 덜덜 떨며 투표권을 모으고, 친구들에게 '이 노래 한 번만 들어봐!'라며 사실상 거의 전도하는 시간들. 이 모든 노력이 바로 팬덤의 '문화 자본(cultural capital)'이다.


근데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우리가 쌓아 올린 이 소중한 자본, 과연 제대로 된 곳으로 가고 있는 걸까?


솔직히 말하면, 우리 모두의 노력은 곧바로 '숫자'로 증명된다. 앨범 판매량, 음원 스트리밍 수, 유튜브 조회수, 투표 결과... 이 모든 지표는 우리 아티스트의 위상을 높이고, 소속사에게는 '돈이 되는 사업'임을 증명하는 근거가 된다. 팬들이 열심히 덕질할수록 아티스트의 브랜드 가치는 점점 커지고, 소속사는 그 브랜드로 더 큰 수익을 낸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팬들의 노력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소속사는 우리가 쏟아부은 문화 자본을 바탕으로 투자를 늘리고, 사업을 확장하면서도 정작 우리에게는 홀대하거나, 심지어는 불편함을 감수하게 만들기도 한다. 1~2편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티켓팅 시스템이 엉망이거나, 한국 팬들을 우선시하지 않는 행동들이 반복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만 같다.


​우리의 문화 자본이 기업의 자산이 되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다. 내가 응원하는 아티스트가 더 잘 되는 길이니까. 하지만 그 자본을 만든 팬들의 가치가 정작 인정받지 못하고, 소외되는 현실은 공정하지 않다. 우리가 단순히 '소비자'를 넘어 '브랜드 가치를 함께 만들어가는 동반자'로서 존중받기를 바라는 건 너무 큰 욕심일까?


다음 편에서는 이 모든 문제들을 '행복 비용'이라는 관점에서 한 번 더 깊이 들여다보려고 한다. 우리가 덕질을 하며 쓴 돈과 시간, 그리고 감정의 가치를 누가, 어떻게 감당하고 있는지 말이다.

이전 07화K-POP을 위한 '공간'을 만든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