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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zoos Jul 02. 2024

한큐 열차 타고 오사카 나들이

짧은 도쿄 긴 교토 (13) - 07.01 오사카 친구



빨래를 할 때가 되었습니다. 날이 습하고 더우니 티셔츠를 하루에 두 장 입기도 하고, 샤워를 여러 번 하면 수건을 여러 장 쓰기도 합니다. 그래서 빨래를 자주 해야 해요. 다행히 건물 1층에 코인 런더리가 있어요. 빨래+건조 50분 코스가 800엔입니다. 완벽하게 안 마르는 경우가 있어서 7분 건조에 100엔 코스를 추가하곤 합니다.






빨래를 넣어두고 편의점에 다녀옵니다. 샌드위치를 사러 갔는데 ‘기간한정’이 붙은 딸기 샌드위치를 보니 집을 수밖에 없었어요. 그 옆에 말차 우유가 있어서 같이 집었습니다. 안에 무슨 젤리도 들어있었어요. 맛은, 음...


슈퍼마켓 세 군데랑 패밀리마트랑 세븐일레븐에 가봤는데, 세븐일레븐이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물건을 가장 많이 갖추고 있는 것 같아서 앞으로는 멀리 있는 슈퍼에 가지 않고 세븐일레븐에서 해결하게 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슈퍼마켓은 식자재를 파는데, 사실 저는 지금 요리까지 할 건 아니고 그냥 즉석으로 데워 먹는 음식이 필요하니까요.








뒹굴거리다가 느지막이 일어나서 외출 준비를 합니다. 오늘은 오사카까지 나가야 해요. 나가는 길도 좀 멀고 복잡합니다. 하지만 이런 게 여행의 재미!


오늘의 코스는 한큐 열차를 타고 미나미카타(南方) 역으로 가고, 그 옆에 있는 니시나카지마미나미카타(西中島南方) 역으로 걸어가서 오사카 메트로의 미도스지선으로 갈아타고 히가시미쿠니(東三国) 역까지 가는 코스입니다. 갈아타는 것이 한 번 같아 보이지만! 한큐 열차는 급행이 있고 일반이 있어요(사실은 등급? 이 좀 더 자세히 나눠져 있긴 하지만). 그래서 아와지(淡路) 역 까지는 급행을 타고, 아와지에서 미나미카타까지는 일반으로 가기 때문에 결국 두 번 갈아타는 코스입니다.






교토가와라마치에서 아와지까지 급행을 타고 왔습니다. 그리고 아와지 역에서 일반 열차로 갈아탑니다. 위의 사진에서 왼쪽이 급행, 오른쪽이 일반 열차가 들어온다고 알려주는 모습이네요. 플랫폼이 정해져 있는 건 아니고 그때그때 다르니까, 저 화면을 잘 보고 타야 합니다.






미나미카타역에 내려서 미도스지선을 타러 니시나카지마미나미카타(이렇게 긴 이름의 역이 흔하진 않은 것 같습니다 -0-) 역으로 가는 길입니다.






히가시미쿠니역에서 친구를 만났습니다. 오사카에 살고 있는 친구예요. 한 5년 전쯤 한국에 여행 왔을 때 처음 만났고, 중간중간 한국에 여행올 때 궁금한 게 있으면 알려주곤 했어요. 이번엔 제가 일본에 왔으니 시간을 내서 만나 주더라고요. 자그마치 휴가까지 쓰고!


친구가 안내한 가게는 소바 전문점이었는데 다양한 요리도 내는 곳이었습니다. 처음 나온 것은 가마보코랑 사시미. 가마보코를 단순하게 오뎅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품질 좋은 가마보코를 와사비랑 먹으니까 맛있더라고요.






다시 마끼랑 다시마 오이(?)가 나왔습니다. 계란말이는 촉촉했고, 오이(?)는 좀 많이 짰어요. 근데 감칠맛은 폭발! 이모 쇼츄 소다와리랑 므기 쇼츄 로꾸를 마셨는데 사진을 깜빡했네요.






마지막으로 유바를 넣은 소바 한 그릇. 면이 아주 거칠더라고요. 메밀의 질감이 고대로 느껴지는 면발이었어요. 따끈하고 걸쭉한 국물은 몸이 따끈해지는 느낌.


좋은 가게였습니다. 가게 분위기도 깔끔하고 요리도 정갈해요. 소개해준 친구에게 감사.






2차로 오코노미야끼가 먹고 싶다고 했더니, 바로 옆에 오코노미야끼 가게가 있더라고요. 타코 그러니까 문어가 들어간 오코노미야끼를 주문했어요. 눈앞에서 만들어주는 것을 기대했지만 다 만들어진 것을 가져다주고 테이블에 있는 철판은 그냥 식지 않게 데우는 용도?






후다닥 먹고 3차입니다. 그냥 지나가다 눈에 띈 사카바. 일단 니혼슈 하나랑 가마보코 와사비(이거 뭔가 메뉴에는 간사이벤으로 쓰여있었는데...) 그리고 야마이모(산마)를 주문합니다.






가게 분위기가 진짜 완전 동네 사람들 모여서 술 마실 것 같은 그런 분위기입니다. 배가 부르지 않았다면, 시간이 충분히 있었다면 여기서 좀 길게 마셔보고 싶은 그런 가게였습니다. 가격도 완전 저렴.






친구는 내일 출근해야 하니까 일찍 헤어졌습니다. 저도 교토로 돌아가려면 시간이 좀 걸려요. 한 시간 이상 걸립니다. 돌아가는 길은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미나미카타역 앞의 철길 건널목에도 비가 내리고 있어요.






사실 저는 뭐 추억 같은 건 없는데, 왠지 모르게 ‘한큐 열차‘에 아련함 같은 게 느껴집니다. 어릴 적 봤던 드라마나 영화에 뭔가 낭만적인 분위기로 많이 등장해서 그런가 봅니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의 사진들은 뭔가 아련한 느낌으로 보정했어요. ㅎㅎㅎ






카라스마역을 지나니 열차에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서 한큐 특급 열차의 내부를 찍어볼 수 있었어요. 특급이라 그런지 일반 지하철이랑 좌성 배치가 좀 다릅니다. 아, 그렇다고 티켓을 별도로 끊어야 한다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우리 지하철 급행이랑 같아요.






교토가와라마치역에서 방까지 비 맞으면서 돌아와서는, 유튜브 보면서 남은 와인이랑 맥주 한 캔을 마셨습니다. 친구가 선물해 준 안주를 함께 먹었어요. 슬기가 저렇게 찡그리고 있는 이유는 글렌모렌지 12년을 마시고 너무 독해서 놀란 모습입니다... TMI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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