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장. 이제는 배운 것을 삶으로 증명할 시간이다 (10-1)
나는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에, 새로운 나로 넘어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 변화는 거창한 계기로 시작된 것도 아니었다. 일상의 작은 틈에서, 마음 한쪽이 미세하게 방향을 틀던 순간들이 어느새 모여 있었다. 서서히 쌓이던 마음의 미세한 움직임은 어느 날 갑자기 '너, 이렇게 시간만 축내고 있을 때가 아니야'라는 내면의 소리로 터져 나왔고, 나는 그 소리에 이끌리듯 도서관으로 향했다. 그때부터 재테크 공부를 시작한 지가 벌써 3년이 흘렀다. 누군가에게는 짧고 누군가에게는 길 수 있는 시간이지만, 내게는 매일의 마음이 조금씩 달라지고 선택이 바뀌어가던 긴 여정이었다.
처음엔 어떤 계획도 기준도 없었다. 그저 마음이 이끄는 책을 집어 들었고, 소설부터 자기계발, 경제와 마인드까지 장르가 뒤섞여도 상관없었다. 손에 잡히는 책을 펼치며 '너는 어디까지 할 수 있나'라고 나 자신에게 묻듯 읽어 내려갔다. 중요한 건 무엇을 읽느냐가 아니라 '뭔가를 시작했다'는 감각이었고, 그 작은 시도 속에서 조용히 나를 시험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매년마다 100권이 넘는 책을 읽는 일이 자연스럽게 몸에 붙는 습관이 되어 있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내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변화가 찾아왔다. 책을 사랑하게 되었고, 글을 사랑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내가 왜 글을 쓰지?"라는 질문이 계속 따라다녔다. 여러 책을 읽고, 하나하나 행동으로 옮겨보고, 내 것으로 만들려고 루틴을 잡아가던 초반에는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만 넘쳐났을 뿐, 나처럼 중간에서 허둥대며 방향을 찾는 과정에 대해 말해주는 책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나 스스로 생각을 정리하고, 내 성장의 기록을 남기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런데 적어보니 욕심이 나고, 잘 쓰고 싶어지는 마음이 생기면서 잠시 방황 아닌 방황도 했다. 돈이 되는 일도 아니고, 누가 시킨 일도 아닌데 왜 이렇게 시간을 들이고 정성을 다하는지 나조차도 의아했다. 하지만 시간이 쌓이면서 분명해졌다. 이것은 내 삶에서 처음 만난 '진짜 취미'였다. 진심으로 우러나와 즐길 수 있고, 나를 편안하게 돌아보게 하는 취미. 나는 자유로운 영혼 기질이 있어서, 글쓰기가 직업이 되어버리면 오히려 멈춰버릴지도 모른다는 걸 알기에, 취미라는 이름은 내게 더없이 자유롭고 따뜻한 울타리가 되었다. 그리고 그제야 선명해졌다. 아, 내가 왜 글을 쓰는지. 글은 나를 성장시키는 길이고, 나를 증명하는 기록이라는 것을.
흥미로운 건, 경제와 재테크가 이렇게 재미있을 줄 정말 상상도 못 했다는 거다. 예전엔 경제 뉴스만 봐도 "아우, 뭔 소리야" 하고 다른 채널로 돌리던 내가, 지금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찾아 듣고 읽고 메모한다. 아침마다 아이들 등교 준비를 하면서 30분간 한경모닝루틴으로 하루를 여는 것이 자연스러워졌고, 자택에서 일하는 중간중간 경제 유튜브를 켜놓고, 짧은 틈이 생기면 책을 펼친다. 집안일을 하면서조차 오디오북을 들으며 귀를 채우는 생활이 3년 넘게 이어졌다.
놀라운 건 이 생활이 질리지도, 버겁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오히려 배움이 하루의 결을 단단하게 세워주면서, 내가 나를 채워 넣는 기쁨이 매일 새롭게 솟아났다. 같은 하루를 살아도 이전과 전혀 다른 깊이가 생겼고, 그 작은 차이가 삶 전체를 더 풍요롭고 단단하게 만들어주었다. 이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벅찬 행복감임 요즘은 하루마다 가득 차오른다.
완벽주의적 성향 때문에 쉽게 도전하지 못하고, 마음속으로는 스스로를 루저 취급하며 몰아붙이던 날들이 있었다. 남에게는 관대하면서도 정작 나에게는 지나치게 가혹했다. 그 모순된 마음이 오래도록 나를 지치게 했지만, 책을 읽고 글을 쓰며 배우고 쌓는 과정 속에서 조금씩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 나를 비난하던 목소리가 잦아들고 대신 '이 정도면 괜찮아' 하고 스스로를 다독이는 마음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그렇게 내면이 정돈되면서 겉과 속이 비슷한 방향을 향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나는 비로소 자유를 느꼈다. 마음이 편안해지고 여유가 생기자, 이전에는 '게으름'으로만 보였던 시간들조차 나를 회복시키는 순간으로 바뀌었다.
그 경지에 닿기 까지 40년이 넘게 걸렸지만, 이제는 그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마음 깊이 안다. 돌고 돌아 결국 그 모든 경험이 나를 지금 여기까지 데려왔고, 넘어졌던 자리들조차 다시 나를 일으켜 세우는 힘이 되었다는 사실이 분명하게 다가온다.
가장 놀라운 변화는 가족에게도 자연스럽게 전염되었다는 점이다. 인생에서 책 한권 잡지 않던 신랑이 지금은 1년에 50권이상을 읽고, 경제 이야기를 함께 나누며 사업가의 시선으로 미래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아이들도 글을 쓰는 일을 좋아하게 되었고, 때때로 우리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로부터 배우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들도 있다. 가족이 각자의 방식으로 성장하면서, 어느새 우리는 예전보다 훨씬 단단한 한 팀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 변화들을 바라보는 일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하게 차오르는 날들이 많았다.
이 변화는 가족에만 머물지 않았다. 아침마다 경제신문을 단톡방에 올리기 시작했을 뿐인데, 그 작은 행동이 파동처럼 번져 주변 사람들이 책을 읽고 공부하고 스스로의 삶을 바꾸려는 움직임으로 이어졌다. 각자의 속도와 이유는 달랐지만, 서로의 배움을 응원하고 북돋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졌고, 그 안에서 느껴지는 감동과 벅참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웠다. 나 혼자 잘살기 위해 달렸다면 결코 얻을 수 없었을 소중한 에너지였다.
그러면서 알게 되었다. 결국 모든 변화는 마음이 먼저 움직일 때 시작된다는 걸. 마음이 달라지니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니 내가 선택하는 삶의 기준 자체가 달라졌다. 예전 같으면 불안해서 피했을 선택도 이제는 '일단 해보자' 하고 잡게 되었고, 한없이 미뤄두던 일들도 바로 움직일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그렇게 쌓인 작은 변화들이 결국 내 삶 전체의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그게 가장 놀라운 변화였다.
3년 동안 쌓아온 지식과 경험은 나에게 어른의 단단함을 주었다. 물질도 마음도 풍요를 향해 조금씩 확장되었고, 잊고 살았던 열정이라는 감정이 다시 살아났다. 불혹의 나이에 이런 불꽃이 다시 타오르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아이들을 키우며 성장한 건 아이들만이 아니었다. 나도 그 시간 속에서 조금씩 자라고 있었다. 그렇게 어느 순간, 나는 제3의 인생을 살고 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부모님이 만들어준 제1의 인생, 생존하듯 달려온 제2의 인생을 지나, 이제 나는 온전히 '나를 위한 인생'을 선택하고 있다. 앞으로도 어려움이 찾아올 테지만 예전처럼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얼마나 더 좋은 일이 오려고 이러나' 하고 생각하며 맞이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마음의 근육이 붙었다는 안정감이 느껴지고, 그 힘이 앞으로의 시간을 더 단단하게 받쳐줄 것 같은 믿음까지 생긴다.
이제 나는 그 마음근육을 더 깊고 단단하게 키워갈 것이다. 돈나무가 자라는 속도는 느려도 결국 시간을 품으며 깊어지듯, 내 안의 마음나무도 천천히지만 흔들리지 않는 뿌리를 내려갈 것이다. 배우고, 움직이고, 용기 내서 선택했던 순간들이 결국 나라는 사람을 증명할 것이고, 언젠가 "나는 정말 내 삶을 잘 살아냈다"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날이 올 거라 믿는다.
아직 완성형의 나와는 거리가 멀지만,
그래도 괜찮다.
오늘도 조금은 흔들리고, 조금은 성장하는 이 과정 자체가
내가 살아 있다는 증거니까.
나는 오늘도 내 삶을 조금씩 더 좋아하는 방향으로 걸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