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장. 돈 너머의 세상을 배우는 중이다(9-3)
부의 근육은 통장보다 마음에 먼저 생긴다.
나는 그 사실을 참 오래 몰랐다.
겉으로 보이는 직업, 사회적 타이틀, 누군가의 기준에 맞춘 '어른 같은 증명'이
부를 만들어준다고 믿던 시절도 있었다.
삶의 방향이 달라지는 순간은
내 마음속에서 아주 작은 확신이 태어날 때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요즘 나는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를 알아가는 중이다.
누가 정해준 길이 아니라
내 속도와 내 감정이 허락하는 길을 걸어가는 과정이 소중하다.
아직 특별한 성과는 없다.
그런데도 마음이 묘하게 풍성하다.
빈손인 날에도 풍족하다는 느낌이 든다.
예전엔 상상도 못 하던 감정이다.
똑같은 하루라도 결이 달라졌다.
흘려보내는 시간이 아니라
'살아내는 시간'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조용한 축적을 믿는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내 안 어딘가에서 계속 쌓이고 있는 그 묵직한 감각을.
예전의 나는 남을 보며 나를 괴롭혔다.
다른 사람의 성과가 마치 나에게 내린 판결처럼 느껴져
나를 채찍질하기 바빴다.
"넌 왜 이것밖에 안돼"는 말이
그 문장은 언제나 내가 나에게 가장 먼저 꽂던 칼날이었다.
그때의 나는 늘 조급했고, 늘 결핍 같았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그때의 나와 눈을 마주할 수 있다.
환경 탓도, 사회 탓도, 능력 탓도 하지 않는다.
비교의 무게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를 중심에 두고 살아가는 하루
그게 얼마나 자유롭고 가벼운지, 이제는 그 맛을 정확히 안다.
아직 이룬 건 거의 없지만
이상하게도 '이루겠구나'는 감각이 있다.
근거 없는 긍정이 아니라
내가 조용히 쌓아온 시간들이 주는 안정감이다.
한때는 사회적 타이틀이 절실했다.
명함에 적힌 직업이 나의 존재를 증명해 줄 거라 믿었다.
주부도 아니고, 부모도 아니고, 아무개도 아닌 '나'를
어떻게든 만들어내야만 당당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의 나는
그 모든 외피에서 벗어나 홀가분하다.
내 삶의 속도와 모양을 내가 선택하는 일
그 자체가 이미 자유였고, 부의 시작이었다.
비교는 나를 가난하게 만들었고
나만의 시선은 나를 부자로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신랑이 사회적 무게를 대신 짊어지고 있는 모습에서
고마움과 미안함이 동시에 올라온다.
그 무게를 알기에
나는 반드시, 어떤 구조로든
신랑에게도 자유를 되돌려주겠다고 마음속에 약속했다.
우리는 팀이니까.
행운이 오든, 기회가 오든, 혹은 우리가 직접 길을 내든
결국엔 돈이 일하고, 우리가 그 구조의 헤드가 될 것이다.
지금은 조금 멀어 보일 뿐,
느리지만 확실하게 가까워지고 있다.
내 안의 오래된 결핍들도 한 겹씩 치유되고 있다.
예전엔 부끄러워 숨기던 감정들이
지금은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재료가 된다.
나는 나만의 색으로 살아가고 싶다.
지금 달라 보여도 괜찮다.
그게 내 자유니까.
요즘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문들이 갑자기 열리곤 한다.
그냥 숨만 쉬고 있어도
삶이 나에게로 흘러오는 것 같은 느낌.
허무맹랑하게 들릴지 몰라도
마음이 향한 방향으로 현실이 아주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움직이고 있다.
돈공부를 시작하며 '보이는 세계'가 달라졌다.
아직 내 차례가 아닌 기회도 있었고
그저 바라만 봐야 하는 순간도 많았다.
하지만 시야는 계속 넓어지고 있다.
준비된 사람에게 먼저 보이는 길이 늘 그렇듯이.
말로는 모두 돈공부가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정작 책을 펴고 구조를 이해하려는 사람은 극히 소수다.
그래서 부는 언제나 조용히, 소수에게 먼저 열렸다.
소란스러운 사람보다
꾸준히 배우는 사람이 기회를 먼저 본다.
언제나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내 주변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었다.
말없이 쌓고, 조용히 떠나고, 과시보다 기본을 다지는 사람들.
가치가 떨어지는 물건보다 '가치가 자라는 자산'을 먼저 사 모으는 사람들.
겉으로는 없는 사람처럼 조용히 살지만
속으로는 부의 근육이 계속 단단해지고 있는 사람들.
그들과 대화를 나누면 느껴지는 특별한 기운이 있다.
말투 하나, 눈빛 하나에 스며 있는 단단함과 깊이.
그건 하루아침에 생기는 게 아니다.
오랜 시간의 배움, 관찰, 자기와의 대화가 만든 결과다.
나도 잠시 '늦은 것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걸 안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훨씬 많다.
나는 드디어 '구조로 버는 삶'을 이해했고,
그 구조를 만들고 있다.
이 길이 쉽지 않을 수는 있지만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 길을 증명했고
내 삶에서도 작은 변화들이 비슷한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다.
규모는 작지만 방향은 정확하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나는 그 시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20대 때의 열정이 다시 찾아왔다.
그땐 뜨거웠고, 지금은 단단하다.
또 한 번의 꿈이 생겼고
언젠가 "그때의 선택이 내 삶을 바꿨다"라고 말하는 날이 올 것이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세상은 조금 더 넓어지고
마음도 함께 확장된다.
변화 없는 하루 속에서도
내 안에서는 느리지만 확실한 성장의 진동이 있다.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내가 단단해지고, 오늘의 내가 미래의 나를 키우고 있다.
나는 앞으로도 계속 읽고, 배우고, 기록하며
내가 되고 싶은 나에게 한 걸음씩 다가갈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지금의 이 조용한 축적들이
폭발적인 전환점으로 바뀌는 순간,
나는 흔들림 없이 그 자리에 서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