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글쓰기 프로젝트 3. 낯선 자리에서 친구로
7년 전, 다섯 살 된 아이가 처음으로 유치원에 입학했다.
요즘은 부모가 직접 아이의 친구 관계를 형성해 주는 시대라고 한다.
한때는 전혀 공감하지 못했던 말이었지만, 이제는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유치원 학부모 모임을 통해 부모들은 자연스럽게 연락처를 교환하고, 차 한잔을 나누며 친목을 다진다.
아이들이 주말마다 함께 어울려 놀다 보면 부모들도 점점 가까워지고,
그렇게 하나의 육아 커뮤니티가 형성된다.
처음에는 단순히 아이를 위한 만남을 시작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부모들 간에도 유대감도 깊어졌다.
처음엔 낯설고 어려웠다. 사회성이 좋다는 MBTI E 성향의 나조차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자녀를 위한 시간이라는 생각으로 부모 네트워크에 참여하면서 가벼운 대화부터 시작해 점차 서로의 삶을 공유하게 되었다. 함께하는 시간이 쌓이며 '○○씨, ○○야'로 부르는 관계가 되었다.
그리고 어느새 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처음에는 아이를 위한 모임이었지만, 이제는 부모들이 먼저 서로를 찾는다. 우리를 묶어준 건 아이들이었지만, 육아 고민을 나누고 학부모로서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공유하며 진정한 친구가 되어 갔다.
육아 동지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인생의 동반자가 되었다. 학원비 부담, 아이의 교육 방향, 사춘기 걱정까지, 같은 고민을 나누는 이들이 있어 한결 마음이 든든하다. 때로는 오랜 친구보다 더 가까운 사이가 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부모들도 즐길 줄 안다는 것이다. 가끔 노래방을 가면 왕년의 끼를 발산하며 스트레스를 풀고, 육아로 잊고 있던 젊은 날의 열정을 되찾는다.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다음 날이면 다시 부모의 자리로 돌아가 묵묵히 아이들을 위해 살아간다.
이제 이 관계는 단순한 유치원 학부모 모임이 아니라, 서로를 진심으로 응원하는 사이가 되었다.
질투 없이, 계산 없이 마음을 나누는 관계. 아이가 만들어준 인연이지만, 이제는 우리 자신을 위한 인연이 되었다. 아이를 위한 시간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를 위한 시간을 만들어야 하는 나이가 되었다.
40대, 50대가 된 지금, 함께 성장하고 상부상조하며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주는 관계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때로는 따끔한 조언도 해주며 서로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인생의 동반자로 남고 싶다.
우리는 그렇게 아이를 통해 만나, 삶을 함께하는 소중한 인연이 되었다.
"소중한 관계는 시간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나눌 때 깊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