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브런치북] 365일 작가연습 프로젝트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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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작가연습 프로젝트 4 친절한 Ja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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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작가연습 프로젝트 4

전체글갯수: 30화 연재

연재요일: 월/화/수/목/금/토/일

이런분께 추천드려요! 글쓰기를 좋아하시는 분 에세이 쓰기에 도전하시려는 분

라이킷 수 4

브런치북 소개

'작가'를 꿈꾸고 있습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365일 글쓰기에 도전합니다. 1년 뒤 꿈을 이룬 미래를 그리며 연재 브런치북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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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을 응원한 댓글 21

응원 독자, 응원 독자 등 21명이 응원

친절한 James 소속 서울시공무원 직업 출간작가

독서 희열 저자

책읽기를 좋아하고 글쓰기를 사랑하는 학생&공무원입니다. 『독서희열』을 썼습니다. 삶을 느끼고 담아내는 글로 행복을 잇는 마음을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구독자 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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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 전날

2024.3.10. "아이고, 아이고" Q는 사망했다. 800억에 달하는 막대한 유산을 남기고 한 줌의 재가 되었다. 매일 산책과 수영을 즐기며 전담팀의 엄격한 식단 관리와 주치의의 주 2회 방문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세상을 떠났다. 고혈압이 있긴 했지만 어떤 징조도 없던 갑작스러운 죽음은 가족을 큰 슬픔으로 몰아갔다. 장례식 전날, 그러니까 Q의 죽음 바로 앞 날은 그의

댓글: 4
발행일: Mar 1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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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태어나기 전

2024.3.11. 눈부신 하늘에 꽃비가 찬란하고 그토록 기다리던 당신이 세상에 왔네 세상의 모든 것들 당신이 태어나기 전 예비하고 아껴둔 정성이지 시작과 끝은 다름이 아니라 모습만 다른 같은 무언가라고 시작도 끝도 없는 영원한 이어짐 그 어딘가에서 당신과 만났고 또 만날 인연 한 줄 새겨두었네 당신이 태어나기 전 세상은 있었지만 온전하지 않았다 당신이 있었기에 이 세

댓글: 3
발행일: Mar 1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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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이란 이런 느낌이다

2024.3.12. 그대 눈물이 많았던 사람 한 감정에서도 작은 그림에서도 소소한 대화에서도 아름다운 음악에서도 함께 눈물짓고 가슴 다독여주던 같이 길을 걷고 손을 다잡아주던 그 사람 체온 그 사람 추억 그때의 그 사람 이제는 곁에 없구나 내 것인 줄 알았던 우리라는 일상에 뚫린 격랑의 싱크홀이 마음을 에는 숨 막힘 외로움이란 이런 느낌이다

댓글: 3
발행일: Mar 1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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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식에 참석하기

2024.3.13. 어제와 닮은 오늘이 하루하루 펼쳐지는 일상, 그 속에서 특별한 일정이 생길 때가 있다. 누군가의 생일 또는 기념일, 또는 기다렸던 휴가와 여행, 소중한 사람과의 만남처럼. 그중에서 더더욱 특별한 일, 새로운 출발과 설레는 기쁨이 있는 것, 그건 바로 예식이 아닐까. 예식, 예법에 따라 치르는 의식이며 보통 부부 관계를 맺는 서약을 하는 행사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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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Mar 1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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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자는 것에 대해 써라

2024.3.14. 피곤한 몸을 뉘었다. 익숙한 풍경은 아니지만 잠은 온다. 숨을 한 번 내쉬고 눈을 감았다. 뭐, 나름 나쁘지 않네. 집은 아니다. 밖에서 자는 잠, 외박이다. 외박, 자기 집이나 일정한 숙소에서 자지 아니하고 딴 데 나가서 잠. 뭔가 편안한 어감은 아니다. 그래도 외박해야 할 때가 있지. 언제 집이 아닌 곳에서 잠을 잤나. 당직을 할 때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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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Mar 1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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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밤의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매혹적인 목소리다

2024.3.15. 보드라운 새살이 돋듯 신기한 변화야 예쁜 꽃이야 나지막이 흥얼거리는 잠꼬대에 보랏빛 첫 만남의 음률이 새록새록 젤라토처럼 달콤한 이불을 덮어주고 당신의 숨결을 어루만졌네 함께 있는 이 순간은 그대로 시가 돼 사랑해 이것은 밤의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매혹적인 목소리 내가 더 많이 사랑해 고요한 밤 익숙함에 취해 소중함을 잊지 않게 1,542개의 나날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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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Mar 1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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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에 대해 써라

2024.3.16. 침몰. 좋은 느낌은 아니다. 침몰(沈沒), 잠길 침 & 빠질 몰. 물속에 가라앉음, 또는 세력이나 기운 따위가 쇠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침몰의 경험이 있었나. 한 가지 기억이 났다. 30년도 더 지난 옛일이다. 당시 태권도장을 다녔고 여름 캠프로 수영장에 갔다. 신나게 물장구치다가 나도 모르게 깊은 곳에 갔다. 발이 땅에 닿지 않는 공포,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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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Mar 16.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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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구

2024.3.17. "비상, 비상! 탈출하세요! 빨리 비상구로 나가세요!" 긴박한 일이 생겼다. 얼른 몸을 피해야 해. 살아야 한다. 뛰어! 비상구. 화재나 지진 따위의 갑작스러운 사고가 일어날 때에 급히 대피할 수 있도록 특별히 마련한 출입구. 녹색 배경의 어딘가로부터 하얀 광명의 공간으로 뛰어가는 초록 사람의 픽토그램.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지만 평소에는 잘 눈여겨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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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Mar 1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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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만찬

2024.3.18. 어서 오기를 여기로 와서 마음 다해 준비한 시간을 함께 나누길 잘 먹겠습니다 보아라 바삭한 정성을 들어라 아련한 향기를 맡아라 달콤한 풍미를 맛보라 촉촉한 감칠맛을 느껴라 포근한 식감을 이런 저녁 만찬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추억 행복한 하루 소중함 감사 그리고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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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Mar 1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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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전날에

2024.3.19. "아, 정말 떨린다. 그렇지?" "그러게, 진짜 이런 날이 오는구나." Y와 H는 떨리는 목소리를 나눴다. 언제일까 올해일까 애태우던 날이 어느덧 코앞에 왔다. 설레는 일렁임이 마음을 뒤덮었다. 깊어가는 새벽, 그들은 내일 일정을 다시 확인했다. 이대로, 그래, 좋아. Y와 H는 웃음을 지었다. 얼굴이라는 찻잔에 다정함 한 스푼, 편안함 한 스푼,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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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Mar 1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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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식사에 대해 써라

2024.3.20. "잘 먹겠습니다." "맛있게 먹자." "오, 이거 내가 좋아하는 거." 오랜만이구나. 한자리에 둘러앉아 함께 밥 먹는 시간. 좀 더 어렸을 때는 그게 당연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네. 그래서일까. 한 달에 몇 번 있는 가족 식사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어른뿐 아니라 아이들과 아기도 한자리에 모여 시선을 모으고 따뜻한 미감으로 이어지는 날. 집에서 먹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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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Mar 2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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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용 침대

2024.3.21. 아, 오늘도 이렇게 끝나가는구나. 자리에 누웠다. 휴, 한숨을 내쉬었다. 작지만 아늑한 보금자리, 혼자 누우면 딱 들어차서 더 이상의 공간은 없지만 그래도 익숙하고 편한 공간, X의 1인용 침대다. X는 침대를 쓴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여태 바닥에 이불을 깔고 자는 습관에 길들여 있었다. 굳이 필요 없다고 살아온 날들, 그런 과거의 습관에 충격을 준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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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Mar 2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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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의 색소폰 소리

2024.3.22. "아, 또 시작이다." "그러게, 오늘은 다른 곡이네." 멀리서 울려 퍼지는 차분하고 묵직한 음색. 싱싱한 나물 반찬에 흩뿌린 고소한 참깨처럼 검은 하늘 곳곳에 반짝이는 별이 가득한 6월의 밤, 한밤중의 색소폰 소리가 말간 어둠을 지나 귓가에 적셔들었다. 명치와 배꼽 사이 어딘가를 간질 듯 파고드는 음파의 진동. 가볍지 않지만 무겁지도 않은 그 음률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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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Mar 2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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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살을 거슬러 헤엄치기

2024.3.23. 오랫동안 물과 친하지 못했다. 어릴 적 수영장에서 '물 먹은' 경험 때문이었다. 3/16일 브런치 '침몰에 대해 써라'에서 말했듯 깊은 수영장에서 물에 빠져 허우적대다가 겨우 살아났다. 그리고 비교적 최근에서야 조금씩 물을 가르며 나아간다. https://brunch.co.kr/@joa4342/133 아직 강이나 바다에서 수영을 해보지는 않았다. 개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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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Mar 2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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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맺음에 대해 써라

2024.3.24. 2024년 청룡의 해도 벌써 1분기가 저물어 간다. 심술 가득한 꽃샘추위도 겨울을 따라 떠나갔다. 오전에 산책을 했는데 매화가 활짝 피었다. 생글거리는 눈발의 추억은 기억 속으로 녹아내리고 눈송이를 닮은 새하얀 꽃송이가 마음에 만개했다. 앙상했던 나뭇가지에도 생명의 희망이 어김없이 활짝 돋아났다. 끝맺음에 대해 써라. 나는 무엇을 끝맺고 있을까. 무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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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Mar 2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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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그녀를 봤을 때...'

2024.3.25. 처음 그녀를 봤을 때 아, 운명일까 아닐까 보드라운 미소 한 모금 메마른 입술에 한소끔 설렘을 적셔내고 우연인 듯 아닌 듯 나비처럼 팔랑이는 두근거림이 콩닥 심장을 파고들었다 잘 알지 못함은 시작이야 마주 보는 눈길은 출발이야 소소한 대화는 첫걸음이야 이제 우리 마음은 첫머리야 처음 가보는 곳 처음 만나는 사람 처음 느끼는 따스함 처음 꿈꾸는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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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Mar 2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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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피아노를 치고 있다

2024.3.26. "오늘 날씨도 참 좋군." K는 중얼거렸다. 옆에 누군가 있는 듯 말했지만 오늘도 홀로 길을 걷고 있었다. 동그란 호수 2개가 나란히 있는 S호수. 겨우내 얼어붙은 수면도 푸릇푸릇 반짝이고 거위와 오리들이 호수를 떠다니며 사람들을 구경하는 풍경. 아직 매화나 벚꽃은 없지만 제법 다스한 바람결이 머릿결을 쓰다듬는 산책길. K는 점심을 먹고 이곳을 종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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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Mar 26.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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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옷을 벗고 있다

2024.3.27. "철컥" "삐삐삐 삑 삐빅" 도어록이 알은체를 했다. 현관문이 열리고 닫혔다. 센서 등이 기지개를 켰다. 부스럭, 탁탁, 쿵. 신발은 신발장에 들어갔고 J는 현관에 들어섰다. "다녀왔습니다." 바로 옆에 있지 않았다면 들을 수 없을 만큼 작은 목소리. 대화라기보다 독백에 가까운, 스스로를 달래는 나직한 토로. J는 바로 앞에 있는 공부방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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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Mar 2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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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 녘의 지평선

2024.3.28. 스잔한 아름다움이 불타는 그리움으로 뜨겁게 따갑게 물드는 시간 황혼 녘이라 해가 지고 좀 어둑어둑해지는 무렵 그리고 삶에서 나이가 들어 다독거리는 시절 하루가 저무는 황혼 인생이 기우는 황혼 그 끝에서 너울대는 머나먼 지평선 한 줄 저 너머에는 못다 이룬 꿈이 있을까 못다 이룬 사랑이 있을까 무엇이 나를 기다릴까 열정을 다해 타오르는 저녁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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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Mar 2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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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좌절감을 느꼈을 때

2024.3.29. "아, 아쉽다." "잘 되면 좋았을 텐데 안타깝네." 기대를 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 뭐, 사실 반반이었다.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되면 좋았겠지만 아니어도 괜찮아. 사실, 되었다고 해도 고민이긴 했다. 아, 이건 자기 위안의 핑계인가. 아무튼 일은 지나갔고 일상은 계속 이어졌다. 살다 보면 이런 일이 종종 생긴다. 정말 원했던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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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Mar 2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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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자리에서

2024.3.30. 톡톡 쿵 사부작사부작 뭐지 뒤돌아보는 고개 마주치는 눈망울 손에 든 막대사탕 뒷자리에서 작은 발 두 개 동동 몇 살쯤 되었을까 귀여운 개구쟁이 어쩌면 네 인생의 첫 버스 쉽지 않을 수도 있겠네 옆자리에서 들리는 "죄송합니다" 미소 띠며 말하는 "괜찮습니다" 두 사람을 번갈아 보는 아이의 고갯짓 흔들리는 손잡이 따라 덜컹이는 차창 너머 어린 시절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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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Mar 3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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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제

2024.3.31. "딸깍, 탁" "구르릉 촥, 탁탁 스르륵" 새초롬한 알루미늄 포장을 톡, 뜯고 약을 꺼낸다. 뚱한 표정의 하얀 원기둥 플라스틱 약병에서 약을 꺼낸다. 뚜껑에 몇 개 담아 한 알만 남긴 뒤 나머지는 다시 통에 넣고 뚜껑을 닫는다. 너희는 다음 기회에 만나자. 입에 바로 털어 넣는 조그만 알약. 쓰다. 쌉싸름한 기운이 혀에 감돈다. 먼저 따라 둔 미지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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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Mar 3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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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주문에 대해 써라

2024.4.1. "어, 저거 있으면 좋겠다." "그래, 그런가?" "그럼, 안 그래도 우리 필요하다고 했었잖아. 신상에다가 색상도 괜찮고 할인 행사도 하니까. 1+1(원플러스원)이면 거져야." "어... 그래."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본 홈쇼핑 채널. 어찌나 말솜씨가 좋은지 보다 보면 홀리게 된다. 사야 할 것 같아. 왜냐고? 합리적인 이유를 갖다 대지만 그건 사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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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Apr 0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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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바람에 대해 써라

2024.4.2. 샤워를 마치고 나온 상쾌함 머릿결 사이로 가득한 수분 이제는 헤어져야 할 물기 전원을 켜 볼까, 탁 요란한 바람소리, 윙 뜨거운 바람이 나온다 머리를 잘 말려야 해 안 그러면 감기 걸리니까 너무 뜨거운 바람은 머리털을 상하게 한다니까 온풍은 조금만 하다가 그냥 바람으로 말려야지 두피에 가까이 가져가면 화끈화끈 너무 뜨겁네 한여름의 햇살도 이보다는 뜨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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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Apr 0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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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사람이 마을에 도착했다

2024.4.3. "그래, 이때쯤이었지 아마. 그 사람이 여기 나타난 게." L은 천장 구석을 바라보며 말을 이어나갔다. "삐그덕 끽끽." 해어진 청록색 벨벳 좌석을 뒤집어쓴 은갈색 흔들의자는 해가 갈수록 질량을 더해가는 L을 지탱하느라 진땀 빼는 신음소리를 냈다. 아마 20년 세월 중 가장 힘든 때가 아닐까. "내가 젊었을 때, 뭐 지금도 아주 늙은 건 아닌데, 이 의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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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Apr 0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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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름날의 정사에 대해 써라(K.D. 랭의 노래에서

2024.4.4. 날씨 좋은 어느 여름 그대와 나는 헤어졌다 내가 그대를 떠났고 그대와 내가 멀어졌다 그리고 날이 저문 먼 어느 날 바람에 흐느끼는 나뭇가지가 옛사랑을 불렀다 좋은걸 같이 하기는 쉽다 힘든걸 같이 하기는 어렵다 나의 사랑은 그대의 사랑보다 한참 어리고 못났다 바람에 쓰러진 화환에 살랑이는 애처로움이 한가득 달빛이 장맛비를 휘감던 어느 새벽 귀갓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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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Apr 0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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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안타깝게 여기는 것

2024.4.5. 아, 안타까워라! 안타깝다. 뜻대로 되지 아니하거나 보기에 딱하여 가슴 아프고 답답하다. 이런 뜻이라고 한다. 당신이 안타깝게 여기는 것, 무엇이 있을까. 간발의 차이로 놓친 버스나 지하철, 너무 빨리 지나가버리는 점심시간, 퇴근 시간에 발생하는 일거리는 안타까움 유발 요인이다. 볼일이 급한데 꽉 차 있는 화장실도, 울고 있는 아이를 보는 것도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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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Apr 0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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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이었다

2024.4.6. "이제 오늘이 마지막이구나." B는 쓴웃음을 내뱉었다. 4년이라는 세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 담겼던 이곳. 20대 끝자락과 30대 언저리를 품었던 여기. 겨울에는 난방 없는 좁은 침대에서 침낭에, 이불에, 전기장판에, 거기에다가 적외선 등까지 켜고 달빛을 벗 삼아 호호 잠들던 이 공간. 건조하니까 물수건을 곳곳에 널어두고 물뿌리개로 구석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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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Apr 06.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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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시위

2024.4.7.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헌법 1조 1항입니다!" 먼 앞쪽에서 허공을 채우는 육중한 확성기 소리가 귓가를 두드렸다. 바람이 살짝 불었지만 춥지는 않았다. 사람의 온기라는 건 대단했다. 더 얇은 외투를 입었어도 괜찮았을 듯. 그리고 신기했다. 이렇게 많은 대중이 몰렸지만 질서 유지가 이렇게 잘 되다니. 손에 하나씩 든 촛불은 꺼질 듯 꺼지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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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Apr 0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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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하지만 후회되는 일들

2024.4.8. 사랑을 잊는 것 사랑을 잃는 것 잊음이 잃음보다 더 어려운가 보다 사랑이 사소한가 사랑이 후회되나 아냐 그렇지 않아 사소하지만 후회되는 일들 더 일찍 사랑할 마음을 내지 못한 것 미안하다 고맙다 마음을 주지 못한 것 너무나 소중하기에 오히려 사소하게 여긴 그렇게 미뤄두고 싶었던 감춰진 감정이 뭉클, 하네 https://youtu.be/10p36awf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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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Apr 0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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